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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Jul 06. 2023

뚱땡이가 운동하는 법

[특집] 건강관리의 종착지는 결국 운동 

 뚱땡이는 운동하면 다치거나 지쳐서 포기한다. 그래서 나는 누차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결국 살을 빼는 방법은 식이요법이다.


 평생 지켜야 하는 식단관리가 있다. 당분과 초가공식품 피하기, 세 끼니 다 먹지 않고 적절한 공복시간 가지기. 다가불포화지방으로 가득한 식물성기름 먹지 않기 등의 것들은 평생 지켜나가야 한다. 하지만 가끔 나는 짜장면도 먹고 싶고, 라면이나 피자도 먹고 싶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경우를 대비해 우리는 운동을 할 수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


 운동은 체중 감량의 수단이 아니라 건강 관리의 수단이다. 처방이 아니라 생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내 부사수였던 회사 후배는, 키도 크고 날씬하고 잘 생겼는데, 주 3회 정도의 술자리를 가지며 음식도 관리하지 않고 뭐든 다 먹는다. 하지만 이 녀석은 주말마다 축구 경기를 하는데, 운동량 기록을 보면 90분 동안 약 10 ~ 12km를 달리고, 심박수는 180~190 bpm에서 활동한다. 무시무시한 운동량을 가진 것이다. 이 정도로 격렬하게 90분 동안 축구를 하는 것은,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90분 동안 수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인터벌 달리기는 하루 10분만 해도 오전 내내 힘들다.


 이 사례를 보고, 아 나도 주말에 경기를 뛰어야겠다! 하고 나가면 10분 뛰고 헥헥거리다가 교체될게 분명하다. 뚱땡이는 90분 동안 그렇게 뛸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지난 2개월간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데 집중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운동을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체중 감량이 끝난 후에, 건강관리의 그라운드 룰을 지키면서도 가끔 몸에 나쁜 음식을 먹더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건강 관리를 위한 운동은, 새로울 것도 없이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구분된다. 여기서 건강의 정의는, 외관상 적당한 보디라인을 가지고, 튼튼한 심폐능력과 관절, 근육의 강도를 유지하는 상태를 말한다. 물론 달리기만 해도 이 조건은 달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대인은 바쁘고, 무작정 긴 시간 운동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첫째로 고강도 인터벌 달리기, 둘째는 대근육 위주의 스트렝스 훈련이다.


 먼저, 최근에 하고 있는 인터벌 달리기 기록을 보자.


 아침 4시 40분부터 5시까지 진행한 인터벌 달리기 기록이다. 내가 인터벌 달리기를 하는 요령은, 전력으로 다리에 힘이 풀릴 때까지 달리다가, 그 이후에는 걷는다. 심박수는 보통 영역 4에서 5까지 올라오고, 달리는 시간은 보통 15초 내외가 된다. 이후 걸으면서, 심박수가 영역 1로 내려오면 다시 전력으로 달린다. 이것을 10회 반복하는 것이, 최근 새벽에 내가 하고 있는 인터벌 달리기이다. 오늘로 6일째가 되었다.


 다음은 웨이트 트레이닝 기록이다. 나는 7시에 출근해서 16시에 퇴근하고, 이후 30분 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집에 가는 게 일반적이다. 


 보다시피, 웨이트 트레이닝은 심박수를 올리는데 인터벌 달리기보다는 덜 적합하다. 아마 내가 충분한 강도로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단시간 내에 가장 강렬하게 심박수를 올리는 방법은 인터벌 달리기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의 관절과 근육의 건강, 그리고 근육의 손상과 회복을 통해 단백질 소요를 만들어내고, 고기 먹을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현재 92kg인 내 몸무게를 기준으로, 나는 30분 동안 다음의 운동을 수행한다. 오래 걸리지 않는다.


 - 스트레칭, 웜업

 - 벤치 프레스 80kg, 5개씩 5세트

 - 바벨 숄더 프레스 40kg, 5개씩 5세트

 - 바벨 로우 60kg, 5개씩 3세트 

 - 데드 리프트 100kg, 5개씩 5세트

 - 리스트 컬 가장 가벼운 이지바 이용 10개씩 3세트


 스쿼트라는 걸출한 운동이 빠져있는데, 나는 고관절의 가동성과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이 부족해서, 최대 가동 범위로 하는 스쿼트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앞으로 두 달 정도는, 스쿼트 자세를 잡기 위한 가동성 위주의 스트레칭을 먼저 수행하고 난 뒤에 스쿼트를 시작할 생각이다.


 이렇게 큰 근육 위주로, 특히 벤치 프레스, 데드 리프트 같은 고중량을 다루기에 용이한 운동을 통해 근섬유에 손상을 가하게 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한 아미노산 필요상태가 되고, 고기를 먹을 자격을 갖추게 된다. 고기를 통해 회복된 근육은 더 강하고 튼튼해져서, 또 운동을 할 수 있게 되고, 그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몸은 점점 더 튼튼해질 수 있다. 아울러, 간헐적 단식이나 단식 중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데, 이러한 활성/비활성 근육에서의 오토파지에 대한 내용은 이후에 더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다만 내 경우는, 살이 아무리 찌더라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심심찮게 해 왔기 때문에, 완전 생초보 수준의 중량을 다루지는 않는다. 초심자의 경우 웨이트 트레이닝에 접근하려면, 돈 아깝다는 생각하지 말고 PT를 수강하면서 자세를 배우고 중량을 다루는 법을 알아야 한다. 무게는 절대적인 부분도 있지만, 본인의 체중 대비 얼마큼을 다룰 수 있는지로, 현재 본인의 관절과 근육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달리기든, 웨이트 트레이닝이든, 깊게 들어가기 시작하면 정말 심오한 세계가 또 펼쳐지기 마련이다. 요새는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기가 너무 쉽다 보니, 운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운동에 대한 지식만 탐닉하고, 심오한 세계를 마주한 뒤 느끼는 누미노제의 감정으로 인해 결국 안 하게 되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게 바로 이전의 나이기도 하다. 


 심오한 세계는 재미가 붙은 이후에 알아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일단 시작하고, 하는 것이다. 뚱뚱해서 도대체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면, 식단 관리를 통해 먼저 살을 빼자. 몸이 예전보다 가벼워지고, 컨디션이 좋아진 게 느껴진다면, 운동을 시작하면 된다.


 나도 아직 뚱땡이지만, 이전에 비하면 날아갈 것처럼 몸이 가볍고, 이래도 되나 싶은 수준의 좋은 컨디션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비록 지금은 전력질주를 30초도 못 하고, 제대로 쪼그려 앉지도 못해 스쿼트도 못 하는 뚱땡이지만, 앞으로 목표한 체중을 마저 감량하면서, 운동 강도를 서서히 높여 나간다면, 종착역에는 건강한 아저씨가 되어 있을 것이다. 가끔 짜장면 곱빼기와 탕수육을 먹어도, 10km 러닝 한 번 하고 털어낼 수 있는 그런 건강한 사람. 내 체중의 1.5 ~ 2배 정도는 가뿐히 핸들링하고, 턱걸이를 15개씩 당기는 근력과 관절을 가진 사람이 되는 날을 상상하면서, 체중 감량과 운동을 병행해 나갈 것이다. 이 글을 보는 뚱뚱한 사람이 있다면, 멋지게 변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과정을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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