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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원 Aug 17. 2023

아직 먹을 때가 아니다

100 - 106일 차. 좀 더 빼야 할 때

 최근 2주간에 걸쳐서, 다이어트 종료 이후의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를 위한 식단과 운동 방안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획하고 실험해 봤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출구 전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다. 여전히 비만인 상태에서 다이어트 종료 이후를 논하기보다는, 일단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 나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2주에 걸친 실험으로 인해 체중 증가와 정체가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건강검진 이후로는 아래의 운동과 식단을 따라갔다.

 아내가 육아를 하면서 아이가 점점 무거워짐에 따라 힘이 부친다며, 운동을 해야겠다는 말을 했다. 내 생각에는 기능성 훈련(Functional Training)을 하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근력과 근신경 발달, 관절을 강화하고, 부상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요새 흥행 중인 F45라는 운동을 추천했다.


 아내가 운동을 정기적으로 나가기 위해서, 화요일과 목요일에 정기적으로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재택근무를 하는 날에는 헬스장을 갈 수 없기 때문에, 아침에는 2km 달리기 (1km 달리기 → 1km 걷기 → 1km 달리기), 점심에는 팔 굽혀 펴기 100개(25개씩 4세트)를 하는 것으로 운동을 갈음했다.


 월, 수, 금요일에는 아침에 회사 옆 헬스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점심에는 25층인 회사 건물 계단을 총 4번 오르는 운동을 했다.



 이런 식으로 운동을 하면서, 출근하는 날에는 점심 샐러드, 저녁 자유식, 재택근무 하는 날은 점심과 저녁을 모두 자유롭게 먹었다. 집에서 먹을 때는 단순당 없이 먹었으나, 출근하거나 약속이 있는 날에는 완벽하게 조절하지 못했다.


 그동안 먹었던 것들은 아래와 같다.

멸치볶음과 청양고추, 배합초를 넣고 버무린 밥을 감태로 말은 김밥
을지로 [대련집]의 수육
을지로 [대련집]의 해물파전
을지로 [대련집]의 칼국수
을지로 [만선호프]의 마늘치킨
자양동 [achieve]의 닭요리
자양동 [achieve]의 소고기 요리
자양동 [achieve]의 돼지고기 요리
자양동 [achieve]의 라고 파스타
선릉 [동래정]의 가브리살 구이
삼겹살과 미나리를 넣고 만든 마라 볶음
도미노 베스트 콰트로 피자
하남 스타필드 [크레이지 카츠]의 크레이지 세트
비엔나소시지, 양송이버섯, 영양부추를 넣고 만든 파스타
스팸, 아위버섯, 꽃송이버섯, 표고버섯을 넣고 만든 토마토 파스타

 

 내가 살이 잘 찌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맛있는 곳을 잘 알고, 맛있는 것을 잘 해서 먹는 것도 크다. 이 글을 적는 지금도, 아내가 옆에서 보면서, '자기반성 중이냐'라고 웃으며 말했다.


 운동을 아무리 한다 한들, 이렇게 먹으면 살이 빠지지 않을게 분명하다. 더욱이 나는 체내 글리코겐과 수분도 빠진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식사를 하게 되면 당연하게도 체중이 증가한다. 항상 가용한 탄수화물이 몸에 저장되면서, 케토시스는 멈춘다. 일정 수준으로 체중이 올라온 후로는 운동 덕에 더 이상 증량은 일어나지 않지만, 이 상태에서 조금이라도 운동을 게을리하거나 연속적으로 술을 먹는 일이 반복된다면, 저장된 탄수화물은 체지방으로 변화하여 '살'의 형태로 저장될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운동과 일반식을 병행한 결과, 체중 자체가 증가했다. 컨디션이 나빠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단식을 주기적으로 하던 시절에 비해 몸은 조금 무겁고, 확실히 피곤해졌다. 밤에 뭔가를 하고 자야 한다고 생각만 하고, 스르르 잠든 날들이 많다. 재택근무 하는 날도 출근하는 날처럼 5시 전에 일어나서 운동해야겠다고 맘은 먹었지만, 실제로는 6시 이후에 일어나서 달리기를 한 날이 대부분이다. 

 


 이렇게, 약 2주에 걸친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역시 아직은 먹고 운동하는 게 수지타산이 안 맞는 상태다. 매일마다 5km를 쉬지 않고 뛰지도 못하고, 하루에 계단을 200층씩 올라갈 수 있는 체력도 안 된다. 고작 1km를 6분대의 페이스로, 끊어서 두 번 뛰는게 현실이고, 계단도 25층을 4번에 나눠서 올라가는게 현실이다. 먹고 싶은 만큼 마음껏 먹은 후에 운동으로 소진시킬 만큼의 운동능력이 없기 때문에, 먹고 운동하면 감량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약간의 갑상선 호르몬 부족을 감수하더라도, 당분간은 단식과 케토시스를 통한 다이어트를 이어가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운동과 자유식을 병행하는 시점을 판단하는 기준은, 체중이 아닌 운동능력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앞으로 체중이 얼마나 더 감소하는지와는 별개로, 아침과 저녁에 각각 5km 달리기를 쉬지 않고 40분 내에 할 수 있는 운동능력을 가지기 전에는, 공식적인 자유식을 허용하지 않을 예정이다. 그때까지는, 지금까지 해왔던 저탄수 케토시스와 적정 수준의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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