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와 가끔 먹는 프렌치
가끔 제가 하는 주장 중에, 전통 음식은 건강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전통 음식이 건강식이라는 것은, 전통을 지켜온 그 민족과 문화권의 계승자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것으로 증명된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물론 모든 전통 음식을 분별없이 먹어도 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전통 음식과 함께 생존한 사람들은, 기후와 환경, 토양, 생활 방식에 맞는 음식을 먹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달고 짜고 신 동남아시아 음식 문화는, 고온 다습하여 땀이 많이 날 수밖에 없는 그들의 환경에 반드시 필요했던 음식일 것이고, 추운 극지방의 식문화는 발열 효과가 있는 포화지방의 섭취 비율이 높아야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전통 음식'은 다 건강하니까 매번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주식으로 삼기에, 우리는 날씨도 변화무쌍하고, 생활패턴도 전혀 다릅니다. 우리는 한국 전통 음식을 주식으로 먹는 게 좋습니다.
재료 얘기를 잠깐 해 보겠습니다. 저는 식물을 필터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합니다. 식물은 토양 속의 물을 공중으로 날려 보내는 가습기 같은 존재입니다. 이파리에서 햇빛에 의해 증발이 일어나면, 삼투압과 모세관 현상에 의해, 뿌리는 토양의 물을 흡수하여 위로 올려 보내면서 팽압, 즉 식물의 형태를 유지합니다. 이렇게 물이 토양에서 이파리, 공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토양의 각종 성분들이 뿌리로 흡수되고, 물이 증발되면 남은 성분들은 식물에 남게 되죠. 식물의 종류에 따라 토양에서 흡수하는 영양분이 다를 텐데요,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은, 토양의 성분도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의 흙과 인도의 흙, 브라질의 흙, 지중해 연안의 흙은 모두 다릅니다. 각 위치에 따라 지구 약 45억 년의 역사가 다를 것이고, 현존하는 흙의 성분 구성이 다를 수밖에 없죠. 어떤 토양에는 셀레늄이 많고, 어떤 토양에는 아연이 많을 것입니다. 같은 종의 마늘을 심어도, 한국과 중국산의 마늘 맛이 다른 이유는 토양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부분이 큰 것이죠. 브라질너트나 아보카도가 남미에서 많이 나고, 레몬이 지중해나 캘리포니아에서 많이 나는 것도, 날씨와 더불어 토양의 역할도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해 보면, '신토불이'라는 말은 아주 과학적인 말입니다. 이동성이 적었던 과거에는, 해당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를 통해 우리의 신체가 구성되어 왔을 것입니다. 그렇게 기후와 토양이라는 환경적 요소, 생활양식이라는 문화적 요소의 결합을 통해 식문화가 만들어져 온 것이 '전통 음식'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우리의 유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님이, 요새 유튜브에 종종 출연하셔서 '마인드 식단'이라는 건강한 식단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지중해 식단과 대시 식단이 적절히 조합된 식단인데요. 이 얘기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지중해 지방의 음식만 간단히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지중해 음식은 건강하기로 유명합니다. 지중해 음식은 기본적으로 정제 탄수화물이 없고, 채소가 많으며, 건강한 기름을 먹기 때문입니다. 기후가 온화하고 식자재 공급의 제약이 거의 없는 지역이라,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영양을 섭취하는 식단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이어트를 할 때, 한식을 제외하고, 기분을 내기 위해 먹는 음식으로 지중해 지역에 위치한 나라의 전통 음식을 만들어 먹곤 합니다. 맛있고 건강하고 예쁘고 기분도 좋아지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아내의 친구들이 아내와 아이를 보러 놀러 오는 날이었습니다. 무슨 음식을 할까 고민하다가, 프랑스 전통 음식으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나라에 갈비찜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비프 브루기뇽'이라는 프랑스식 갈비찜이 있죠. 브루고뉴 지방의 소고기 스튜인데요, 브루고뉴 지방에서 나는 피노누아 품종의 와인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적입니다. 수많은 채소와 허브가 들어가서, 간장 베이스로 달달 짭짤한 우리의 갈비찜과는 다른, 다채로운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본래 이 음식은, 준비하는데 하루, 그리고 만들 때에도 오븐이 필요한, 힘이 들어간 음식입니다. 하지만 저는 짧게, 그리고 약간 더 다이어트에 맞게끔 변형해서 해 보았습니다.
[비프 브루기뇽 레시피]
1. 준비물
1) 채소
- 최소 요건 : 양파, 당근, 셀러리, 마늘, 버섯
- 최적 요건 : 위 재료 + 샬롯, 타임(허브)
- 샬롯은 양파로 대체해도 무방합니다.
- 버섯은 미니 양송이버섯을 추천합니다.
2) 고기
- 최소 요건 : 소고기(부위 무관), 베이컨
- 최적 요건 : 소갈비, 베이컨
- 최적 요건은 개인 취향입니다.
3) 기타
- 피노누아 와인
- 버터
- 토마토 페이스트
- 홀토마토나 토마토소스도 가능합니다.
- 치킨 스톡
- 다른 스톡이나 다시다로 대체 가능합니다.
2. 제조방법
- 채소를 준비합니다. 양은 적당히.
- 마늘은 다지고, 양파는 채 썹니다.
- 당근, 셀러리는 엄지 한마디만 하게 자릅니다.
- 손질한 채소는 와인에 담가 놓습니다.
- 다른 재료 준비하는 동안만 해 놓으면 됩니다.
- 샬롯의 껍질을 깝니다.
- 양파로 대체해도 상관없습니다.
- 이 요리 중 가장 귀찮은 부분입니다.
- 샬롯과 양송이버섯, 베이컨을 볶습니다.
- 버터에 볶아야 하는데 까먹었습니다.
- 별 상관은 없지만, 여러분은 버터에 볶아주세요.
- 저는 소갈비를 이용했습니다.
- 뼈 부분은 깨끗하게 씻어주세요.
- 고기를 함께 볶습니다.
- 치킨스톡과 물, 홀토마토를 넣습니다.
- 원래는 노릇노릇 구워진 후에 해야 합니다.
- 전 기다리기 귀찮았습니다.
- 여기에 와인에 재어둔 채소를 넣습니다.
- 아까 잊었던 버터는 여기에 넣었습니다.
- 이후 약불에 약 3시간가량 졸였습니다.
- 종료 10분 전에 타임과 이탈리안 파슬리를 넣었습니다.
- 꺼내서, 감자와 함께 플레이팅 했습니다.
- 감자 재료는 메쉬감자, 생크림, 소금, 생 파슬리입니다.
- 메쉬 감자는 냉동을 사면 저항성 전분이라 좋습니다.
-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 물론 이거보다 훨씬 많지만, 사진은 이것만 찍었습니다.
3. 효과
- 맛있습니다.
- 감자를 제외하면 다이어트에도 좋습니다.
- 갈비찜을 생각하면 조금 어색하실 수 있습니다.
- 와인과 채소, 허브의 향을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 저녁에 남은 요리에 잡곡밥 비벼먹었습니다.
- 사실 그게 더 맛있었습니다.
4. 주의할 점
- 원래는 냄비 채 오븐에서 조리합니다.
- 전 오븐 없어서 졸이기만 했습니다.
- 원래는 샬롯 볶을 때 밀가루로 농도 조절합니다.
- 전 밀가루 넣기 싫어서 안 넣었습니다.
- 홀 토마토를 넣으면 소스보다 건강해집니다.
- 원래는 채소를 와인에 반나절은 재웁니다.
- 전 그 정도까지는 못하겠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건강식입니다. 재료에서 혈당을 올릴만한 요소는 와인과 토마토소스, 치킨 스톡 정도인데, 와인이야 어쩔 수 없다 해도 토마토소스를 홀 토마토로 대체하고, 치킨스톡을 미원으로 대체하면 거의 당이 없습니다. 감자는 보통 같이 내어놓는다 해서 했지만, 잘 어울리는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기분 내서 뭔가 만들어 보고 싶으실 때 도전하기 좋습니다. 손기술이 필요한 부분은 거의 없고, 평소 안 쓰던 재료만 조금 써 보시면 되는 요리라, 이름과 생김새에 비해 진입장벽은 낮거든요. 다이어트하다가, 혹은 혈당 관리 하시다가, 일탈 느낌으로 드셔도 여전히 다이어트와 건강관리를 유지할 수 있는 좋은 음식입니다.
그럼 저는 다음 건강식단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