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나물찜

별 거 없이 대단해 보임

by 도원

지난 청국장 편에서는 고기 대신 식물성 단백질을 어느 정도 먹어야 한다고 했지만, 일단 고기는 너무 맛있습니다. 보통 건강이나 체중관리 차원에서 저탄수화물 식단을 시작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기를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죠.


저는 닭가슴살을 먹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맛이 없거든요. 특정한 목적을 띠고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맛없는 닭가슴살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고기를 드세요. 돼지고기 삼겹살, 항정살, 가브리살, 소고기 갈빗살, 등심, 차돌박이 등, 맛있는 고기를 먹어야 다이어트한다고 스트레스받는 일 없이 즐겁게 건강 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너무 과도한 양을 먹지 않을 것, 그리고 저탄수 또는 무당식으로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체중감량이 아니라, 건강 관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섭취하는 영양소의 총량 제한은 어느 정도 필요합니다. 전체 100의 에너지를 탄수화물 55, 단백질 35, 지방 10으로 섭취하다가, 탄수화물을 10으로 줄인다면, 단백질과 지방의 합은 90이 넘지 않도록 하는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약간 아쉬운 이야기이지만, 결국 건강하고 젊게 사는 데는 전체 음식물 섭취량이 적어야 한다는 것에는 어떤 의사 선생님들도 이견이 없습니다. 무병장수의 기본은 소식이고, 나아가 그 소식의 구성을 어떻게 하는지에 대해 여러 방법이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뭐 가끔은 먹고 싶은 만큼 먹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 중에 고기랑 채소 좀 먹고 싶다고 평소보다 많이 먹는 건, 도넛 한 개 먹는 것보다 훨씬 건강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저탄고지 또는 케톤 식이에 적합한 음식 중 하나인, 삼겹살 나물찜 요리입니다. 찜이라는 게 그냥 찌면 돼서 별 거 없고, 재료도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냉장고에 있는 나물이나 채소 넣고 하면 됩니다.



[삼겹살 나물찜]


1. 준비물

1) 삼겹살

- 최소 요건 : 통삼겹살

- 최적 요건 : 갈비뼈가 붙어있던 부위가 많은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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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에 대해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위 사진은 판 삼겹살이고, 보통 파란색 실선으로 자르는 방식이 통삼겹살을 정육 하는 방향입니다. 빨간색 삼각형으로 표시한 부분은 갈빗대가 붙어있던 부분으로, 삼겹살은 보통 이 부분이 맛있는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① ~ ⑤ 중 가장 맛있는 통삼겹살 부위는 ① 또는 ② 부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워 먹는 고깃집에서 파는 부위는 저런 부위이고, ⑤ 부위 같은 경우는 '미추리'라고 하여, 구워 먹어도 맛이 없기 때문에, 김치찌개에 넣는 국거리 용도로 판매하거나, '수육용'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판매됩니다. 하지만 구워 먹어서 맛있는 부위는 삶거나 쪄도 맛있죠. 양념하지 않고 고기 맛 자체로 승부를 해야 하는 요리를 할 때는, 조리 방식이 삶거나 찌는 것이라 해도 ① 방향에 있는 고기가 좋습니다.


① 방향에 있는 고기일수록 삼겹살의 지방이 선명하게 층이 져 있기 때문에, 비계가 많다고 기피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저는 그런 소비자분들 덕분에, 맛있는 고기를 경쟁 없이 동네 마트에서 살 수 있어서 좋습니다. 코스트코 같은 대형마트에는 고수들이 많아서 맛있는 부위가 빨리 사라지곤 하는데, 오히려 동네 마트에서는 비계 기피 현상으로 인해 쉽게 맛있는 부위를 얻곤 합니다. 100g당 가격은 동일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이 더 좋은 부분이죠.



2) 채소

- 나물류가 좋습니다.

- 저는 돼지고기 + 방풍나물을 좋아합니다.

- 집에 단호박이 남아서 넣었습니다.

- 양배추도 남아서 써봤습니다.


3) 된장

- 없어도 됩니다.


4) 미원

- 된장 안 쓸 거면 필요합니다.


2. 제조방법

- 양배추를 채 썰어서 솥에 깔고, 물과 된장을 넣습니다.

- 오늘은 된장 수증기로 고기를 찔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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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찜기를 그 위에 놓고, 방풍나물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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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삼겹살에 칼집내고 3등분

- 삼겹살 6면 모두 소금 간을 충분히 해줍니다.

- 된장을 바르거나, 미원을 조금 뿌립니다.

- 단호박 예쁘게 썰어서 함께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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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로 뚜껑 닫고 20분 찝니다.

- 20분 뒤에는 고기 뒤집어서 20분 또 찝니다.

- 꺼내서 예쁘게 깔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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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예쁘지만 맛있습니다.

- 찜기 아래에는 양배추 된장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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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풍나물의 향이 납니다.

- 삼겹살 기름도 녹아들어서 맛있습니다.

- 사실 이게 제일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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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를 위해 동치미 막국수도 합니다.

- 그냥 동치미에, 메밀면 삶아서 넣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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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썰고 넣고 가열한 게 전부입니다.

- 대부분의 요리가 썰기만 하면 70% 완성입니다.


3. 효과

- 맛있습니다.

- 살이 안 찝니다.

- 단백질, 지방이 풍부합니다.

- 양배추 덕분에 속이 편안합니다.

- 방풍나물은 돼지고기와 궁합이 좋습니다.


4. 주의할 점

- 조리 과정에서 설탕이나 물엿 등을 넣지 않습니다.

- 흰 밥과 먹지 않습니다.

- 되도록 잡곡이랑 드세요.

- 과식하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 양배추 된장국은 그냥 해본 겁니다.




레시피라고 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 집에서 하는 대부분의 요리가, 그냥 냉장고에 있는 재료 꺼내서 자르고 가열하고 간 하면 되는 것들이라, 대단한 것은 많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가 음식에서 건강을 찾을 때 패러다임을 비꿔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뭔가를 넣어서 몸에 좋은 음식을 만든다는 생각보다, 뭘 안 넣어야 몸에 좋을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인의 식탁에는 뭐가 너무 많거든요. 뭘 더 먹어야 건강해지는 것들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우리는 충분히 골고루 많이 먹고 있으니까요. 그보다는, 식탁에서 뭘 뺄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합니다. 뭔가 빠지면, 맛이 덜 하겠죠. 요리에 대한 고민은 이 방향이어야 합니다. 몸에 좋지 않은 뭔가를 빼면서도, 맛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가 올리는 레시피가, 그런 고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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