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기록 29
글을 쓸 때마다 늘 이렇게 써도 될까, 고민한다. 쓰고 싶은 글을 써! 라고 말하긴 쉽지만 그게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쓰고 싶은 대로 써버리면 그 글은 흩어져 사라진다.
『바닷가 마을 요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는 생각보다 글 수정이 어려웠다.(물론 새 글을 쓰는 것보다 수월했지만)
텀블벅 펀딩도 늦게 올렸고, 중간에 어쭙잖은 고민으로 출간을 차일피일 미루는 바람에 반대로 책 만드는 시간은 차고 넘쳤다. 수정도 많지 않을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의외로 방향이 잡히지 않았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나에게 글쓰기는 과로하기 어려운 일이다. 계속 들여다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차라리 넣어두고 며칠 뒤 다시 읽으면 그제야 선명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닷가 마을 요가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최종 파일을 인쇄소에 넘긴 후 본문을 몇 군데 다시 고쳤다. 미친 짓이었다. 막판에 고친 문장이 제대로 되는 경우는 드물다. 책을 받기 전까지 혹시 잘못되었을까 엄청 쫄았다.
지금도 무서워서 자세히 읽지 못하고 있다. 아직 크게 실수한 점이 보이진 않는다.
본격적으로 읽으면 고쳐야 할 부분이 수두룩하게 나오겠지만(상상만 해도 싫다. 2쇄를 찍기 어렵다고 여겨지면 더 미칠 것 같다)그건 오직 이 책을 자세하게 들여다 본 독자만 알 수 있을 것이다.(다행인지 불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