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 봉사단 대모집! 하지만 공고만 보고 마음먹을 수 있을까?
2020년 3월, 월드프렌즈코리아(World Friends Korea, 이후 WFK) 봉사단원들은 점점 영향권을 넓혀가는 코로나19를 피해 한국에 '일시 귀국'했다. 하지만 '일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다수 단원들은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그대로 활동 종료를 맞았고 한동안 봉사단 프로그램은 운영되지 못했다. 그리고 2021년 가을, 오랜만에 WFK 봉사단 모집이 다시 돌아왔다.
"한국은 세계의 친구!"를 외치는 WFK 프로그램은 한국 정부 자금을 들여 해외로 보내는 모든 해외 파견 봉사단 프로그램의 통합 브랜드로, 외교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에서 담당하는 WFK 코이카 봉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담당하는 WFK IT봉사단,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서 담당하는 WFK 청년 단/중기 봉사단 등이 있다.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을 '범유행(Pandemic)'으로 선언했을 즈음 해외에서 활동하던 WFK봉사단원은 전 세계 52개국 1,972명이었다(출처: 코이카, [코로나19 대응] KOICA 글로벌인재 일시귀국 지침 수립(안)). 당시는 코로나19의 치료법도 예방법도 확실하지 않았기에, 일부 국가에서는 일단 강력한 봉쇄령을 내려 대응에 나섰고 심지어는 며칠 내로 공항을 닫겠다고 발표한 나라도 있었다.
코로나19에 대한 부족한 정보와 시시각각 바뀌는 각국의 대응 정책으로 불확실성과 단원 안전 보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한국 정부는 봉사단원 철수를 결정했고, 3월과 4월에 거쳐 대부분의 봉사단원들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일시 귀국'이란 이름으로 다들 들어왔지만, 이들 대부분은 결국 다시 자신의 활동국가로 나가지 못했고 몇 달 뒤 활동 종료를 맞는다.
그렇게 1년 반 이상이 지났고, 국내에서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발맞춰 WFK 봉사단도 다시 사람들을 해외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분야가 완전히 멈춰있었던 건 아니다. 이미 국제개발협력 기관 직원들은 출장과 파견을 서서히 다시 시작한 상태고, '원격 봉사'의 형태로 한국에 머물며 비대면으로 해외봉사활동을 한 봉사단원들도 있었다.
지금 한창 모집하고 있는 WFK 봉사단 프로그램은 "WFK NGO 봉사단"이다(모집 공고). WFK NGO 봉사단은 코이카와 국제개발협력 NGO(Non-Governmental Organisation, 비정부단체)의 연합체인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그리고 각 파견 NGO의 협력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다. KCOC 홈페이지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운영 형태를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 WFK NGO 봉사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단원은 한국 국제개발협력 NGO 소속으로 각국에 있는 해외사업소에서 자원활동을 하게 된다.
나는 2017년 WFK NGO 봉사단 활동을 1년 했었고, 그 뒤론 그 파견 나갔던 NGO의 직원으로 NGO 봉사단원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다. NGO봉사단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경험을 했고,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WFK NGO 봉사단 프로그램이 각 NGO단체에서 활용되는 방식에 대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일부 현장에서는 NGO 봉사단원을 마치 직원처럼 활용하거나, 너무 많은 책임을 지우거나, 종교색이 너무 강한 활동에 투입하는 등의 일이 일어난다. 솔직히 말하자면 직원으로 봉사단원과 함께 활동했던 시절의 나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진 않다. 하지만 이 문제는 너무나 오랫동안 반복되고 있고, 이젠 정말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내 얼굴에 침 뱉는 소리지만 짧게나마 언급한다. 참고로 WFK NGO 봉사단의 봉사단원 만족도는 항상 파견기관(수혜기관) 만족도보다 상당히 낮다. (출처: 코이카, 2019년 NGO봉사단, 청년중기봉사단 공모 안내서, 2020년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공모 안내서)
※ 2019년 NGO 봉사단 봉사단원 만족도는 65.7점, 수혜기관 만족도는 92.1점이었다.
조금은 다른 맥락이지만, NGO 봉사단을 포함해 WFK 프로그램에 아쉬운 마음에 대해선 2018년에 조금 길게 쓴 적이 있다. (https://brunch.co.kr/@theafricanist/36)
아쉬운 점은 있지만 아무튼 이 NGO 봉사단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이 국제개발협력과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사실이고, 이런 점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이 프로그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잘 선택해 알찬 1년을 보냈으면 좋겠다. 하지만, KCOC와 각 단체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을까? 지금 KCOC와 각 파견 단체가 제공한 정보를 가지고 사람들이 마음을 정하고, 앞으로의 활동상을 그리고, 1년의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사실 정보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공개정보가 많음에도, KCOC와 각 파견 단체가 제공하는 정보는 너무나 적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
우선 2021-22 봉사단 프로그램에 대해 KCOC에 올라온 기본 정보는 아래와 같다.
우선 KCOC 공고문의 모집기간은 11월 1일부터 12월 10일이다. 하지만, 각 기관별 기한은 이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세부 모집 페이지에서 기관별 일정을 확인해야 한다. 11월 15일 기준 총 51개 단체가 각각 1명 혹은 1명 이상의 봉사단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이미 모집 마감된 단체도 한 군데 있고 이번 주에 마감되는 곳도 몇 군데 있다.
활동기간이 코로나19 이전과 조금 다른데, 2021년 12월부터 1년이고 2022년 2월부터 출국이라고 되어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다면 2021년 12월 파견일로부터 1년이었을 텐데, 코로나19로 파견 전 국내 활동 기간이 생겼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활동기간 연장에 대한 내용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인데, 일부 단체가 활동기간은 기본 1년이며 협의에 의해 연장 가능이라고 써둔 것 외엔 공식적으로 활동 기간 연장이 가능한지, 그리고 최대 얼마나 가능한지 나와있는 문서는 찾을 수 없었다. 기존 NGO봉사단은 활동 연장, 혹은 타 기관으로의 재파견을 통해 최대 3년까지 활동이 가능했다.
KCOC 공고에 따르면 파견형태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형태가 있다.
타입 A는 12월에 선발되어 1개월 동안 국내에서 파견 준비를 하고, 현장에서 11개월 동안 파견활동을 하는 형태이다. 앞선 활동기간에서 12월부터 활동 기간이 시작되고 출국은 2022년 2월부터 시작된다고 했는데, 타입 A의 파견 형태를 봤을 때 실제 파견은 2022년 1월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타입 A에서 말하는 파견 가능국은 KCOC 공고엔 나와있지 않고, 각 기관별 공고에 개별적으로 안내되어있다.
다른 문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2021년 8월 분류 기준 파견 가능국은 아래 15개국이다. 이 명단은 각국 상황에 따라 계속 바뀔 예정이다. (출처: KCOC, 2021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사업운영 개요서)
아시아태평양: 동티모르,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피지
아프리카: 가나, 르완다, 에티오피아, 이집트
중동, CIS: 요르단, 우즈베키스탄
중남미: 볼리비아, 파라과이, 페루
위 명단 외의 국가 파견은 타입B로 이뤄지는데, 타입B는 파견 시점에 따라 B1과 B2로 나뉜다.
타입B1은 우선 국내에서 진행되는 원격 봉사활동을 4개월 진행한 뒤 파견국 상황에 따라 출국하여, 8개월을 해외에서 보내는 활동 형태이다. 원격 봉사활동이 가능은 한 건지, 어떤 걸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진행된 원격 봉사활동의 예시는 KCOC가 NGO 봉사단 파견 단체 모집을 위해 올린 공지에 첨부된 "월드프렌즈 NGO봉사단 대안적 봉사 프로그램 한 눈에 보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선발 시기에 타입A에 해당하는 국가로 파견 예정이 아닌 단원은 우선 타입B1으로 분류되어 국내에서 원격 봉사활동을 우선 시작하고, 활동을 시작한 지 3개월 뒤 파견국 상황을 검토하여 파견이 가능해지면 4개월 차에 출국하고, 파견이 여전히 불가능하면 타입B2으로 전환된다.
타입B2에 해당하는 단원은 2개월 동안 더 원격 봉사활동을 진행, 총 6개월 동안 원격 봉사활동을 수행하게 되는데, 5개월 차에 파견 여부가 결정된다고 한다. 이때도 파견 예정국 사정상 파견이 불가할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아마 이런 상황이 된다면 다른 단체나 국가에서의 활동을 제안받거나 혹은 6개월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원격 봉사활동은 월 최대 80시간으로 공고에 명시되어있으며, 이 기간 동안에도 단원 활동비가 월 정액으로 지원된다고 되어있다. KCOC공고에서는 이 활동금이 얼마인지 알 수 없었지만, 월드비전 공고에는 이 활동비가 1,050,000원이라고 명시되어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은 영리 및 학업 활동 병행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는데(원래 파견 활동 기간에는 영리 및 학업 활동이 불가하다), 타입B의 파견시기(2022년 3월 경(B1) 혹은 2022년 5월 경(B2))을 고려했을 때, 일단 선발이 되면 한국 대학교 기준 3월에 시작되는 2022년 1학기를 다니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년 동안의 해외 활동을 계획하는 데는 각자가 생각하는 목표와 지원하고자 하는 단체 정보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조건에서 근무하게 되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 봉사단원은 이름처럼 노동자가 아닌 봉사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당연히 임금을 받거나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는다. 대신 활동비와 주거비 명목으로 분기별로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그 외 파견과 활동에 필요한 비용이 지원된다. 전반적인 지원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KCOC 공고 내 지원내용은 항목만 나와있고, 각 항목에 어느 정도 지원이 되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처음엔 이 세부내역에 대한 별첨 문서가 공고에 함께 있을 줄 알았는데 찾을 수 없었고, 그럼 각 단체 공고에 나와있는지 확인해보니 대부분 단체의 공고에서도 정확한 금액은 명시되지 않고 KCOC나 코이카 기준에 준하여 지급된다고만 언급되어 있었다.
그래서 자료를 조금 더 찾아보았고 아래와 같은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아래 정보 대부분은 WFK 코이카 봉사단 기준으로, WFK NGO 봉사단 프로그램과는 조금 다를 수 있음)
1) 주거비, 생활비 (출처: 해외봉사단파견 규정 시행세칙)
봉사단이 현지에 체류하는 기간에 맞추어 지급되는 생활비와 주거비로 국가별로 금액이 다르다. 생활비는 월 정액으로 주거비는 임대차계약서 금액에 따라 상한 내 실비로 지급되는데, 2021년 단원 모집 가능 국가의 국가별 월 지급 상한 금액은 아래와 같다. (2019년 12월 31일 개정판 기준)
※ 양식: 국가명(주거비/생활비)
※ 주거비의 경우 같은 국가 내에서도 도시와 기타 지역은 다른 금액이 지급되며, 간혹 "특정"이라는 분류로 일부 물가 높은 대도시에 별도 기준의 주거비를 책정한 경우가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각국에서 "도시"로 분류된 주거비만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내역은 다음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alio.go.kr/popSusiView21110.do?seq=2017030101373391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데, 외부 링크를 통해 들어가는 경우 보안 경고가 뜰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동티모르(700달러/620달러), 라오스(500달러/505달러), 베트남(350달러/530달러), 캄보디아(300달러/540달러), 태국(6,300밧/580달러), 피지(1,700피지달러/580달러), 네팔(220달러/550달러), 몽골(570달러/500달러), 방글라데시(600달러/570달러), 스리랑카(260달러/550달러), 인도네시아(290달러/540달러), 필리핀(400달러/550달러)
아프리카: 가나(600달러/630달러), 르완다(560달러/610달러), 에티오피아(490달러/640달러), 모로코(3,200디르함/590달러), 세네갈(216,300CFA프랑/660달러), 우간다(570달러/550달러), 카메룬(250,000CFA프랑/640달러), 탄자니아(400달러/620달러), 튀니지(900디나르/660달러), 이집트(500달러/630달러)
중동, CIS: 요르단(500달러/690달러), 우즈베키스탄(340달러/590달러), 키르기즈스탄(400달러/550달러)
중남미: 볼리비아(420달러/550달러), 파라과이(320달러/530달러), 페루(420달러/660달러), 도미니카공화국(350달러/590달러), 에콰도르(390달러/600달러), 엘살바도르(380달러/540달러), 콜롬비아(640달러/610달러)
2) 보험/긴급의료서비스 (출처: 해외봉사단파견 규정 시행세칙)
단원은 파견 시 해외여행자보험과 긴급의료서비스 가입을 지원받는다. SOS International으로 대표되는 긴급의료서비스는 파견국에서 단원이 질병이나 교통사고 등 병원에 가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병원을 안내하고 예약해주고 필요에 따라 의료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며(추후 여행자 보험비로 상환), 정말 긴급한 상황엔 의료용 헬기를 띄워 인접국으로 후송해주기도 하는 서비스로 알고 있는데, 국가별로 가능한 서비스가 조금씩 다르다. 코이카 봉사단 기준 보험 내역은 아래와 같다.
3) 왕복항공권 (출처: 코이카,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사업 예산관리지침 및 양식)
항공료는 파견지역까지의 왕복 일반석 항공권이 지원되며, 만약 파견지역이 공항에서 멀어서 현지에서 다시 국내선 비행기를 타거나 철도나 버스를 이용 이동해야 할 경우, 해당 비용도 지원된다. 화물 탁송료의 경우 지침에 따르면 "왕복 항공 수화물 50kg까지 실비 지원"된다고 하는데, 추가 수화물 비용을 의미하는 것인지 여부는 확인이 필요하다.
4) 현지어 교육비 (출처: 코이카,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사업 예산관리지침 및 양식)
신규 및 재계약 단원 1인당 최대 100달러 지급되며, 단원은 이 비용을 활용해 파견국에서 현지어 학원을 다니거나 언어 과외를 받을 수 있다.
5) 현지 정착비 (출처: 코이카,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사업 예산관리지침 및 양식)
신규 파견 단원에 한해 1회, 400달러가 정액 지원된다.
6) 커리어 적립금 (출처: 월드비전 봉사단 모집 공고)
단원의 파견활동 종료 후 커리어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활동 기간 중 적립되는 지원금이다. 파견 기간 중 매월 60만 원씩 적립되고 활동 종료 시 지급되는데, 국내에서 원격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적립되지 않는다.
KCOC 공고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원 자격은 아래와 같다.
참고로 지원이 제한되는 조건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법 33조 각 호는 아래와 같다.
1. 피성년후견인
2. 파산선고를 받고 복권되지 아니한 자
3.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4.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끝난 날부터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5.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 그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
6. 법원의 판결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
6의2. 공무원으로 재직기간 중 직무와 관련하여 「형법」 제355조 및 제356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자로서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2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6의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규정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6의4. 미성년자에 대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저질러 파면ㆍ해임되거나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받아 그 형 또는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집행유예를 선고받은 후 그 집행유예기간이 경과한 사람을 포함한다)
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나.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에 따른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7. 징계로 파면처분을 받은 때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8. 징계로 해임처분을 받은 때부터 3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
그리고 코로나19로 2021년 한정으로 추가 선발 기준이 적용되는데, 1) 파견 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하고, 2) 기저질환이 없어야 하며, 3)만 50세 미만이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기저질환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질병관리청 기준에 따르면, 심부전이나 심근경색 외에도 당뇨, 고혈압, 천식 등이 포함된다. 50세 미만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한 것은 아마도 코로나19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나이 차별로 느껴지지 않도록 조금 더 관련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KCOC 공고에 나와있는 공통 지원자격 외에 각 단체별로 대학교 졸업 예정 이상의 학력이나 기본 소통이 가능한 영어 능력을 요구하는 곳도 있고, 특정 언어 능력이나 자격증을 우대한다고 공고한 단체도 있다. 학력을 지원 자격에 명시하는 것은 차별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부분임에도 별도 설명 없이 적어둔 단체들이 있는데, 대부분 현지에서 비자를 받을 때 최소 대학교 졸업 이상이 되어야 발급이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런 부분에서는 오해가 없도록 추가 설명을 하는 세심함을 보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원은 인쿠르트 내 NGO 봉사단 모집 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이 페이지에 들어가면 각 단체명이 있고, 관심 있는 단체를 클릭하면 세부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아쉬운 점은 페이지가 단체별로만 분류되어 있을 뿐, 국가와 분야별로는 분류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에 국제개발협력 단체들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겐 51개 단체 중 어느 단체 공고부터 살펴보아야 할지 막막함을 느낄 것 같다. 여기서도 조금의 세심함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가장 사람들이 궁금해할 정보는 활동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KCOC 공고에는 "현지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현장 봉사활동 수행(파견기관에 따라 내용 상이)"라고만 나와있고, 각 단체별 공고에 나와있는 설명도 충분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적으로 KCOC공고에서는 대략의 활동 범위에 대한 추가 설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KCOC가 파견 단체 모집 공고에 첨부한 "2021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사업개요서"에는 단원 활동 범위가 아래와 같이 명시되어있다.
현지 지역사회를 위한 개발협력 프로그램 및 프로젝트 실행 및 운영, 제반 지원
SDGs 달성, 현지 전략 목표 달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단원 활동 계획 수립
봉사단 사업의 본래 취지와 무관한 활동은 불가 (영리를 위한 활동, 포교 활동, 현지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활동 등)
혼합형 봉사활동의 경우 기관 상황에 따라 내용 구성할 수 있으나, 최대한 단원이 현지 지역사회와 연결되어 현장 파견을 준비할 수 있도록 구성
만약 위 내용을 단원 모집 공고에 포함했다면 적어도 봉사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어떤 활동을 하게 되고, 또 어떤 활동은 포함되지 않는지를 알 수 있었을 것 같다. 정보가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지에는 포함되고, 잠재적인 봉사단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지에는 포함하지 않아 생기는 정보 불균형이 아쉽다.
단체별 공고 내용이 부실한 경우도 많다. 국가나 지역 같은 기본 정보에다가 활동 분야(농업, 교육 등)나 사업 이름 정도만 알려주는 단체가 있는가 하면 모집 인원을 적지 않은 단체도 있었다. 물론 아래와 같이 아주 자세한 정보를 제공한 단체도 있는데, 단체들이 소중한 동료를 모은다는 마음으로 각자의 단체와 활동 내용을 더 자세히 소개하고 설명하며 어필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좋겠다.
조금 더 나아가자면, 나는 이 NGO 봉사단 프로그램이 그리는 활동상(像)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선교나 영리 활동처럼 앞서 불가하다고 언급된 활동 외엔 거의 모든 활동이 허용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단체별로 단원에게 맡기고자 하는 활동의 종류와 범위가 너무 다르다. 비교적 단순하고 단원의 자율성이 발휘될 수 있을 것 같은 홍보활동, 인식개선 홍보물 제작 지원, 어린이 대상 놀이 프로그램 기획부터 조금은 과하게 느껴지는 협동조합원 관리, 특정 분야 실무 및 이론 교육, 사업 조사 및 발굴까지 있다. 그리고 대부분 회계와 행정 업무 지원은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다.
이쯤 되면 봉사단원과 영프로페셔널(인턴), 그리고 파견 직원의 차이는 무엇인지 고민된다. 책임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하기엔 NGO 단원들이 맡고 있는 회계와 행정 업무가 과중하다. 회계나 행정에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해서 봉사단원들이 최종 책임을 지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이렇게 사실상 회계와 행정 업무를 전담하다시피 하다 보면 단원들은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활동 시간이나 자율성을 기준으로 구분하기엔 NGO 단원들도 풀타임 근무를 하며 지부장이나 매니저의 지시 아래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각 NGO의 현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단원을 이렇게 활용해야만 유지 가능하다면, 최소한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전환하고 노동자 대우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이번 공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좋은 소식이 있어 공유하고자 한다. NGO봉사단원들은 파견국에서 어떤 비자를 가지고 활동할까? 2020년 발간된 "국제개발협력, 계속해보겠습니다 :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 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이 워킹비자(퍼밋)이나 NGO비자(퍼밋), 즉 봉사활동 비자가 아닌 현지에서 근로하는 사람의 비자를 가지고 활동했다. 그 외에 관광비자나 단수입국 비자, 무비자 등 조금 위험할 수 있는 비자를 가지고 중장기 활동을 했던 사람도 있었다.
비자 문제 역시 오랫동안 NGO 봉사단 프로그램에서 문제로 언급되던 문제인데,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직전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자국민의 일자리 보호 등을 이유로 외국인이 현지에서 일하고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하는 비자(퍼밋)을 잘 내주지 않기 시작한 파견 대상국 정부가 많아지면서 특히 정부에 대한 영향력이 약한 NGO는 직원과 봉사단원들의 비자 발급에 애를 먹었다.
비자(퍼밋)은 활동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다. 하지만 몇몇 파견 단체의 직원과 봉사단원은 적법한 비자를 받지 못해 인접국에 다녀와 관광비자를 연장하는 '비자트립'을 하거나, 가짜 여행 계획을 작성해 관광비자를 연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불안한 활동을 이어가야만 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이민국에 적발되어 뇌물을 요구받거나 위협을 당했고, 어쩌면 실제 추방당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이와 관련된 문제가 갈수록 커지면서 NGO들은 코이카에 지원 요청을 하게 되었고, 언론과 국회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되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의견 수렴과 이해관계자 회의를 거쳐 2020년 12월 코이카에서 "WFK 타 시행기관 봉사단 비자발급업무 지원(안)"이 나왔고, 아마 이번 NGO 봉사단 파견이 이 안에 따라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각 NGO에 소속된 직원과 봉사단원의 비자는 당연히 NGO의 책임이다. 만약 NGO가 직원과 단원에게 안전한 비자를 보장할 수 없다면 파견하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비자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져 사업소 운영을 위한 필수인원조차 비자를 받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있고, 특히나 WFK봉사단은 정부 정책에 따라 파견된다는 성격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코이카가 어느 정도 지원해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코이카의 봉사단 비자발급업무 지원(안)에 따르면, 비자 발급 대상은 5개월 이상 파견되는 중장기 봉사단이고, 지원 방법은 상황에 따라 세 단계로 지원된다. 그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단계) KOICA 본부 증명서 지원: WFK 시행기관 봉사단 출국 전 KOICA 본부 증명서 발급을 통해 출국 전(또는 현지 도착 후) 장기체류 비자 발급 추진, 동 단계에서 장기체류 비자 발급이 불가한 경우 2단계로 이동
(2단계) KOICA 본부 증명서+KOICA 해외사무소 지원: 1단계에서 장기비자 발급이 불가능할 경우 KOICA 해외사무소 명의 서한 발행 및 필요 시 비자발급 당국과 면담을 통해 비자발급 협조 요청, 동 단계에서 장기체류 비자 발급이 불가한 경우 3단계로 이동
(3단계) KOICA 본부 증명서+KOICA 해외사무소 지원+재외공관 서한: 2단계에서 장기비자 발급이 불가능할 경우 재외공관 명의 서한 발행을 통해 비자발급 지원, 동 단계에서도 장기체류 비자 발급이 불가한 경우 해당 WFK 봉사단 파견 제외대상국으로 검토 및 봉사단 파견규모 점진 감축(궁극적으로 파견국에서 제외 추진)
마치며,
지금까지 오랜만에 돌아온 WFK NGO 봉사단 모집과 관련된 세부 내용을 뜯어보았다. 앞서도 말했듯, 나도 NGO 봉사단 출신이고 NGO 단원에게 일을 맡기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며 이 관행을 이어왔던 사람이라 비판할 자격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분명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내 질문은 너무나 많다. 봉사단원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파견 기관 만족도는 높은데 당사자인 단원들의 만족도는 왜 그리도 낮을까? 봉사단원과 파견 직원은 왜 똑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 비슷한 일을 하는데 단원은 4대 보험도 월급도 없을까? 봉사단원들이 직원들이 할 일을 대신하게 되면서 파견 직원이나 현지 직원의 일자리를 빼앗은 건 아닐까? 봉사단원의 자율성과 자발성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을까? 봉사단원이 이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각 단체는 어떤 것을 하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지원금을 받으며 1년 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다른 나라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는 흔하지 않기에 WFK NGO 봉사단은 소중하다. 그리고 누군가는 지금의 봉사활동이 NGO 실무자의 삶을 체험해 볼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나도 그런 경험이 어느 정도 선에서는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NGO 봉사단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면, 파견 국가의 민중과 가깝게 호흡하며 크고 작은 변화를 위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병 주고 약주며 오락가락하는 것 같지만,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NGO 봉사단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조금 더 선명한 그림을 가지고, 자신의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주도권을 쥐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리고 주제넘지만 각 단체와 KCOC가 앞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이 프로그램에 대해 조금 더 고민했으면 하는 욕심 같은 바람도 조금 담아보았다.
2021-22 월드프렌즈코리아 NGO 봉사단 지원은 아래 링크에서 할 수 있다.
https://recruit.incruit.com/ngovol/job/
"혹시 이 글에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있거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그 외 참고하면 좋을 자료>
해외봉사단파견 규정 시행세칙: https://www.alio.go.kr/popSusiView21110.do?seq=2017030101373391
KCOC, 2019년 월드프렌즈 NGO 봉사단 결과보고집: http://www.ngokcoc.or.kr/bbs/board.php?bo_table=paper01&wr_id=174&&sfl=wr_subject&stx=%EB%B4%89%EC%82%AC%EB%8B%A8&sop=and
국개협UP, 국제개발협력, 계속해보겠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2030 활동가의 활동 실태와 지속가능성 연구: http://www.snpo.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4496
좋은일하시네요, 떠난 이들에게 듣다: 한국 개발NGO활동가의 활동중단 경험 연구: http://www.snpo.kr/bbs/board.php?bo_table=npo_aca&wr_id=4270
좋은일하시네요, 좋은 일 하시네요 Vol2. 이 시국 활동가; 코로나 시대 국제개발 활동가의 일(브런치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suchagoodjobv2
* 제목 배경 사진 출처: KCOC, 2019 월드프렌즈 NGO봉사단 결과보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