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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ticFox Aug 22. 2022

[일기] 스웨덴 귀국 그리고 목표 설정

제목을 쓰고 보니 스웨덴에 귀국한다는 말이 참 이질적이다.

낯선 나라에 귀국(帰国)을 한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 게 어색하다.

한국을 떠나 유럽에 나온 지 4년 차.


돌아오니 스웨덴의 날씨는 30도.

스웨덴스럽지 않은 날씨이다.

한 여름의 스웨덴을 느끼자니, 참으로 당황스럽다.

항상 선선한 날씨의 나라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이곳에 오고 보니 또 다른 면모가 있는 것이다.




최근 나의 꿈에도 스웨덴의 날씨와 비슷하게 당황스럽게 또 다른 면모가 들어섰다.

스웨덴에 공부하며 어느새인가 스웨덴에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었는데,

"미국에서 포스터 닥터를 하기"

라는 목표가 생겼다.


이 목표는 요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결정된 것인데... 

이 질풍노도의 시기는 

전 직장 동료들과 나의 삶이 매우 다르다는 사실에서 기인하였다.


전 직장 동료들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집을 사고, 회사에서 진급을 하였다.

그 와중 나는 해외에서 생활하며, 논문 2편을 작성하였고 좋은 학위들을 얻었다. 

(생각해보니 아주 나쁘지 않은 성과긴 하다... 뿌듯!?) 

하지만, 나는 지금 당장 5년 후에 내가 어디 있을지도 모르는 떠돌이이기도 하다.

불안했다.

다들 정착하였는데... 다들 인생의 다음 챕터를 향해가는데... 

나만 남겨진 느낌이었다.

조바심이 났다.


그 불안함은 주변 인간관계에도 영향을 미쳤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를 하나 둘 포기하게 만들었다.

어떤 정확한 삶의 길을 가져야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을 텐데,

나는 당장 누군가를 품기엔 너무 불안정한 것이다.


이렇게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며, 유럽에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했다.

4년 전 나는 30살이었고, 30살의 나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다.

꿈의 무덤인 회사가 싫었다.

큰 사람이 되고 싶었고, 내 이름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싶었다.


그렇다면 나는 계속 도전해야 하는데......

도전하는 과정 속에 떠돌이가 되어야 한다면, 기꺼이 떠돌이가 되어야 하는데......

나는 망설였다.


긴 방황은 나를 괴롭게 할 뿐이었다.

목표 설정이 필요했다.


후회 없는 목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본질이리라...

다시 굳건한 초심으로 돌아갔다.


4년 전의 나는 세상을 위해 더 나은 일을 하기 위해 한국을 떠났다.

학자로서 세상을 위한 일을 하고, 공학으로 사람을 돕고 싶었다.

결국 떠돌이의 삶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기꺼이 내가 가졌던 것을 버렸었다.

즉, 4년 전의 나는 젊음이 있었고 패기가 있었다.


나는 삶의 목표를 4년 전의 목표로 회귀하려 한다.

기분이 오묘하다.

다만, 지금의 나는 패기도 없고, 젊음도 없다.

그렇지만 그 빈자리를 꿈으로 채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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