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새벽부터 수선스럽게 내린다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 속에
방울방울 그리움이 담긴
비가 내린다
아마도 이 비가 조금 가늘어지면
배낭을 둘러매고 산으로 오를 것이다.
그리움이 담긴 가랑비라도 맞으며
비를 붙잡고 이야길 하면
그리움이 조금은 덜 할까
비가 내린다
그러다 빗줄기가 굵어지면
그리움을 빗속에 쏟아내고
산을 내려오면
그리움이 빗물을 타고 따라 내려올까
비가 내린다
그냥 조금 더 시간이 가고
세월이 어설프게 흐르고
빗방울에 섞여 그렇게 흐르게 놓아주면
그리움은 자연스레 잊히는 걸까
비가 내린다
내리는 비에 그렇게 말을 한다고
뭘 어쩌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내리는 비에라도
그렇다고 말을 해보면 어떨까
비가 내린다
아주 많이 내린다
너무 많이 내리면
그리움이 담긴 빗방울이
다시 그리움을 걷어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