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삼각산 숲길을 따라

by 조영환

타탁타탁

처마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에

어설픈 잠에서 눈을 뜬다.

부슬부슬

소리도 없이 내리는 빗방울에촉촉하게 젖는 대청도의 이른 아침이다.


예보대로라면 곧 그칠 비지만

그건 늘 하늘이 하는 일이기에

알 수 없는 일이지 싶은데

안개까지 자욱한 삼각산은

아무래도 낯선 산객의 행산을 달가워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 그러나

산객의 마음은 이미 삼각산을 오르는데

여전히 자욱한 안개는 산길을 감추고

부슬부슬 숲으로 내리는 빗방울은 산객을 적시네

아무래도 짙은 안개를 헤집어가며 오르는 산객에게쉬이 길을 내어주지 않을 모양이다.


비에 젖은 삼각산 숲길을 따라

홀로 호젓하니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오르니

우중 안개에 싸인 소나무 한 그루

흐릿하게나마 살며시 다가와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오르라 하네


몽환적인 숲을 지나 안갯속으로 길을 내어

대청도 삼각산에 오르니

천지사방 어디가 바다인지 어디가 섬인지

오리무중 그저 분간조차 어려운데

안개가 어루만지고 있는 빛바랜 이정표만이어딘지 모를 곳을 가리키고 처연히 서있네


숲길을 헤치고 너덜을 지나 계곡 끝자락에 다다르니

삼거리 갈림길 모래울동, 선진동, 황금동 어느 쪽으로 가야 하나

밭일하는 아주머니에게 길을 물어갈까 하다

섬 둘레길 따라 걷고 또 걸으면 다시 그곳이 그곳이지 싶어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그저 해안절경을 따라

안갯속 어스름이 드러난 빗속의 대청남로를 걸어 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