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런 것

by 조영환

사랑은 그런 것이다.

고사리 손을 움켜쥐고

침까지 발라가며

진하게 더 진하게 쓰고 또 쓰는

어릴 적 연필글씨 같은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기에

더 진하게 쓰지 못한 사랑은

애틋함 보다 더 애틋하고

슬픔보다 더 슬픈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때론 소리 없는 비가 되어

때론 바람에 이리저리 떠밀려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같은 것이고

떠도는 구름 같은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기에

못다 이룬 사랑은 그런 것이기에

흐릿하지만 비처럼 구름처럼

그렇게 머물러 있는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기에

더 진하게 쓰지 못한 사랑은 그런 것이기에

붉은 와인으로 적셔진 연인들의 계곡처럼

그렇게 머물러 있는 것이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