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는 내 삶을 두 가지 막으로 나누어 본다.
인생 2막과 3막. (나의 계산법, 1막 (1~30), 2막 (31~60), 3막 (61~90)).
그 첫 번째와 두 번째 막에서 나는 스스로를 믿으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나갔다.
회사에서의 승승장구는
어찌 보면 내가 늘 성공적인 길만을 걷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특진도 두세 번, 성과도 탁월했던 기억들이 있다.
그런 내 모습이 자랑스러웠고,
또 그것이 내가 잘 살고 있다는 증거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그 삶의 끝은 너무도 예측 가능했다.
정해진 대로
전무나 부사장이 되고,
고위 임원으로 퇴직하는 인생.
그 뒤는 이미 고백하듯 예측된다.
60세 이후에는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기보다는,
그냥 지나가는 ‘덤’으로서의 3막이었을 수도 있다. 적당히 노후의 안락한 삶. 모두의 로망(?)
그렇다면,
이번에 비자발적 퇴직을 하게 된 것은
어쩌면 내가 예상치 못한 길로 돌아서게 된 큰 기회였다.
그 기회는 바로 인생 3막을 내가 다시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만약에 계속해서 기존의 궤도를 따라갔다면,
인생의 다음 장을 마치 마지막 챕터처럼 간단히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5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퇴직을 하면서
나는 자유롭고 깊은 내면의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나는 진정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앞으로의 삶에서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돌이켜보니, 이 비자발적 퇴직은 '실망'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새로운 ‘선물’이었다.
하마터면 고위 임원으로서 퇴직하며 인생 3막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지나쳤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중요한 질문을 할 기회가 생긴 것이다.
“인생 3막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 물음에 대해, 이제는 한 번 더 진중하게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이미 대기업 임원으로서 6년을 경험했고,
그 시간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또 다른 삶을 설계할 때가 되었다.
이것은 새로운 도전, 새로운 성공의 기회이기도 하며,
내가 가고 싶은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이 길을 간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선택하며,
나의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내 삶의 진정한 가치이자, 사명임을 느끼기 시작했다.
인생 3막은 나 혼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가진 이야기들을 나누는 과정일 것이다.
이제 나는 한 편의 책을 쓸 시간이 왔다.
그 책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이야기로 쌓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나누는 삶’,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고자 한다.
이게 바로 나의 사명, 나의 숙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