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파도를 두려워 하지 말자.
"감정이란, 이성의 반대말이 아니다. 감정은 우리 안의 사실이다."
— 칼릴 지브란 (Kahlil Gibran)
요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린다.
감정이 일정한 선을 그으며 흐르지 않고,
예고 없이 들이치는 파도처럼 출렁인다.
한순간은 아무렇지 않다가,
어느 순간엔 사소한 말 한마디에 서운해지고,
또 그다음 순간엔 “괜찮아, 그래도 나아가야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기도 한다.
아침에는 담담했는데,
오후에는 불현듯 억울함이 치밀어오르고,
저녁에는 희망과 초조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기분이 아니라, 내 안에서 ‘조류’가 바뀌는 것 같다.
이제는 안다.
감정은 직선이 아니라 파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마음의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평정심이란 파도가 멈춘 상태가 아니다.
파도가 출렁이는 와중에도 스스로를 잃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요즘 배우는 진짜 평정이다.
감정의 진폭이 크다는 것은,
내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 감정의 파도를 두려워하지 말자.
나를 힘들게도 하지만, 동시에 나를 돌아보게도 하니까.
감정이 직선처럼 흐르던 시절이 있었던가?
아마도 아니다.
다만 그때는 파도를 느낄 틈도 없이 바쁘게 살았던 것일 뿐이다.
지금은 멈춰서, 그 출렁임을 제대로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지브란의 말처럼,
감정은 이성의 반대가 아니라 ‘존재의 사실’이다.
피하려 할수록 더 거세지고,
인정하고 품을수록 흐름이 잔잔해진다.
나는 지금 그 파도 위에 조심스럽게 서 있다.
때로는 잠시 휩쓸리기도 하고,
때로는 무릎 꿇기도 하지만,
결국 다시 일어서려 한다.
쓰는 이 순간,
감정의 파도는 나를 삼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어디론가 이끌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