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를 자꾸 돌아보는 마음과 앞으로 가야 한다는 이성 사이에서
“사람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현재를 놓친다.”
— 세네카 (Lucius Annaeus Seneca, 고대 로마 철학자)
비자발적 퇴직이라는 사건이 있고
그로부터 어느덧 40일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참 많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 많은 생각의 끝은 대부분 과거로 향했다.
“그때 그 결정을 하지 않았더라면…”
“조금만 덜 열정적이었더라면…”
“다른 길을 택했더라면 지금쯤…”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내 마음을 보며
나는 생각한다.
왜 이렇게 과거는 뚜렷하고, 미래는 흐릿할까.
답은 명확하다.
과거는 내가 살아본 세계이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 27년의 시간,
그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선택을 했고,
무엇을 이루고 무엇을 놓쳤는지
나는 알고 있다.
하지만 미래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고,
단 한 장면도 경험해보지 않은 미지의 풍경이다.
그래서 막연하고, 그래서 불안하다.
세네카의 말처럼,
“사람은 미래를 불안해하고, 과거를 후회하며, 현재를 놓친다.”
나는 지금,
그 말의 두 축 위에 서 있다.
후회의 그림자와, 불안의 안개 사이에서.
하지만 그 사이를 건너는 다리는
현재의 나뿐이다.
지금 이 순간,
과거를 인정하고,
미래를 두려워하면서도,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나.
그게 내가 지금 붙잡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용기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현재를 충실히 살다 보면,
과거의 아쉬움은 추억이 되고,
미래의 불안은 희망으로 변해갈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묻는다.
“오늘 나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단 한 발이라도 내디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