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5

다시 만난 세계

by 나효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도쿄에 다시 가리라고는 마음먹었지만 이 정도로 빠를 줄은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했다. 적어도 3개월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2017년 1월 1일부로 내가 하고 있던 일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속전속결로 비행기표를 결제하고 숙소를 잡고 적금을 깨서 환전을 했다. 회사에는 비밀로 한 대신 양심에 거리끼지 않을 만큼의 기간으로 6박6일을 계획했다. 일본에서 당직 두 번을 치르게 된 셈이다.


첫날은 밤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있는 캡슐호텔에 묵기로 정했다. 처음에는 심야 리무진을 타고 도심에 진입할까도 생각했지만 일본에만 있는 숙박 시설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지난번 여행에서 체득했던 무작정 정신이 불탔다. 그렇게 15일 일과를 다 마치고 리무진에 올랐다.


촉박하게 항공권을 결제했음에도 저렴한 가격인 대신 출발은 인천공항에서 해야 했다. 나는 인천공항의 거대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인천이 반갑기도 했다. 그 반가움은 보안검색대에서 롱부츠를 벗는 굴욕을 겪으며 깨지긴 했다만.


늦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니 불안함도 컸다. 첫날부터 일본의 살인적 택시비에 눈물을 흘리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캡슐호텔까지 가는 무료 셔틀 탑승소로 부지런히 향했다. 나 홀로 버스를 타고 보니 좀 더 불안했지만 친절한 운전기사상 덕분에 숙소까지 무사히 당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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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삯을 치르고 캡슐호텔이란 곳에 입성하니 모든 것이 신기했다. 캐리어 지퍼를 여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 그러나 다른 캡슐호텔에 비해 여기는 넓고 아늑한 편이었다. 캐리어 둘 곳이 따로 없는 방에 묵었음에도 좁지 않았다. 숙소 측에서 제공한 찜질방 유니폼 같은 것을 입고 곳곳을 구경했다. 누워서 천장에 달린 TV를 보고 있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나오고 있었다. ‘너의 이름은.’이 흥하긴 흥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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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일본 유심을 샀고 접때 실패했던 착신전환까지 한국에서 해 갔지만 요금제를 잘못 결제하는 바람에 내가 한국으로 거는 것은 불가능했다. 돈 2200원이 아까워서 도쿄에 머무는 내내 따로 신청을 하지 않았다가 크게 욕을 봤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차근차근 설명하도록 한다.


어쨌든 한 번 해 봤다고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유심 등록에 성공했다. 6박6일의 첫 박은 그렇게 지나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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