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세계
아주 빠른 시일 내에 도쿄에 다시 가리라고는 마음먹었지만 이 정도로 빠를 줄은 스스로도 짐작하지 못했다. 적어도 3개월은 걸릴 줄 알았다. 그런데 2017년 1월 1일부로 내가 하고 있던 일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사실을 통보받고 더는 지체할 수 없었다. 속전속결로 비행기표를 결제하고 숙소를 잡고 적금을 깨서 환전을 했다. 회사에는 비밀로 한 대신 양심에 거리끼지 않을 만큼의 기간으로 6박6일을 계획했다. 일본에서 당직 두 번을 치르게 된 셈이다.
첫날은 밤비행기를 타고 하네다 공항에 있는 캡슐호텔에 묵기로 정했다. 처음에는 심야 리무진을 타고 도심에 진입할까도 생각했지만 일본에만 있는 숙박 시설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지난번 여행에서 체득했던 무작정 정신이 불탔다. 그렇게 15일 일과를 다 마치고 리무진에 올랐다.
촉박하게 항공권을 결제했음에도 저렴한 가격인 대신 출발은 인천공항에서 해야 했다. 나는 인천공항의 거대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인천이 반갑기도 했다. 그 반가움은 보안검색대에서 롱부츠를 벗는 굴욕을 겪으며 깨지긴 했다만.
늦은 시간에 도착하게 되니 불안함도 컸다. 첫날부터 일본의 살인적 택시비에 눈물을 흘리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캡슐호텔까지 가는 무료 셔틀 탑승소로 부지런히 향했다. 나 홀로 버스를 타고 보니 좀 더 불안했지만 친절한 운전기사상 덕분에 숙소까지 무사히 당도했다.
방 삯을 치르고 캡슐호텔이란 곳에 입성하니 모든 것이 신기했다. 캐리어 지퍼를 여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 그러나 다른 캡슐호텔에 비해 여기는 넓고 아늑한 편이었다. 캐리어 둘 곳이 따로 없는 방에 묵었음에도 좁지 않았다. 숙소 측에서 제공한 찜질방 유니폼 같은 것을 입고 곳곳을 구경했다. 누워서 천장에 달린 TV를 보고 있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나오고 있었다. ‘너의 이름은.’이 흥하긴 흥한 모양이었다.
이번에도 일본 유심을 샀고 접때 실패했던 착신전환까지 한국에서 해 갔지만 요금제를 잘못 결제하는 바람에 내가 한국으로 거는 것은 불가능했다. 돈 2200원이 아까워서 도쿄에 머무는 내내 따로 신청을 하지 않았다가 크게 욕을 봤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차근차근 설명하도록 한다.
어쨌든 한 번 해 봤다고 크게 힘을 들이지 않고 유심 등록에 성공했다. 6박6일의 첫 박은 그렇게 지나갔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