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잘 도망간다

부치지 못할 시

by 벼람
혼자 사랑에 빠졌음을 확인했기에 그 사람에게
더 이상 전하지 않지만, 쓰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
그저 좋아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진 어느 순간, 내 안에 고이다 흘러넘친 감정을 조용히 꺼내 적었다.
부치지 못할 시를, 여기 남겨 둔다.



감정은 잘 도망간다

감정은
내 몸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간다.
익숙한 길을 따라
그에게 가려는
자유로운 녀석들이다.


나는 그 녀석들을
붙잡는다.
달래고, 눌러 담고,
조금은 찢어지기도 하면서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
말이 아니라,
행동도 아니라,
이 시라는 조용한 틀 안에서.


그래서 이건
전해지지 않아도 좋은 고백이다.
오히려 전해지지 않아서
더 오래 간직되는
감정의 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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