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문장

부치지 못한 시

by 벼람



혼자 사랑에 빠졌음을 확인했기에 그 사람에게
더이상 전하지 않지만, 쓰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
그저 좋아했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진 어느 순간, 내 안에 고이다 흘러넘친 감정을 조용히 꺼내 적었다.
부치지 못할 시를, 여기 남겨 둔다.


밤의 문장


우연히 기회가 찾아왔다

생각지 못한 순간에

내 능력을 써볼 만한

넓은 공간이 열렸다


오늘따라 어깨가 유난히 무겁다


맛있는 저녁을 먹고

좋아하는 영상을 틀어도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는 잘 지내고 있을까

멀리 출장을 간다 했는데

혹시 내 생각을 한 번쯤은 했을까


진부한 말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밤


오늘은 이랬고

저랬다고 말하면

휘어지는 눈과

따라 올라가는 입꼬리를

볼 수 있을까


생각에 좀처럼 마침표가 찍히지 않는다


그는 어떤 하루를 보내고

어떤 숙소에 누워 있을까


나는 내 마음에 작은 문을 하나 열어

당신을 만나러 간다


이 만남이

지금의 위로이면서

결국 상상일 뿐이라는 걸

알면서도


따뜻한 품에 가만히 안겨

심장 소리를 세어보고 싶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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