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생텍쥐베리
어린왕자를 전에 언제 읽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 언제 읽었는 지 기억이 뚜렷하지 않으니 어린왕자의 명대사도 그간 잊고 있었다. 새벽감성을 느끼며 어린왕자를 읽으니 어릴 때와 달리 명작의 깊이가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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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책에는 유명한 명대사가 많다. 그 중에 내 가슴에 울림을 준 건.. '길들인다' 라는 내용이 담긴 부분이다.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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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장미가 너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은 네가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이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누군가를 알게 되고 그에 젖어든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 대상의 가치를 몸이 먼저 반응할 정도로 알게 되고 그에 익숙해지면 내게 길들여진 대상과의 관계가 소중해진다. 그치만 그 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는 책임이라는 끈끈한 힘이 수반되어야 함은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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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라는 것은 굉장히 무거운 말이나 그 무거운 만큼이나 축복받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책임질 대상이 생긴다는 건 엄청난 존재가 내게 왔다는 것이고 나를 필요로 한다는 거니까. 책임의 가치를 무겁게 느끼지만 이런 이유로 책임이라는 단어를 그래서 더 좋아한다. 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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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연인, 친구 등 모든 관계에서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가 되면 책임감을 서로에게 기대하게 된다. 책임이라는 말을 그저 무거운 족쇄로 생각하기보다 관계를 유지시켜주는 윤활제로 생각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소중한 관계였는데 그 관계가 끊어지기도 한다. 서서히 멀어지든 배반이든 죽음이든.. 비에 흠뻑 젖은 옷을 원상태로 다 말리려면 꽤 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인연의 끈이 끊겼을 때가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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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수백만 개의 별들 중에서 하나 밖에 없는 꽃을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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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난 사람을 하늘로 갔다고 표현하곤 하는데 이 문장을 읽고는 이상하게도 슬펐고 외삼촌이 떠올랐다. 어른이 되곤 느끼지 못했는데 외삼촌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시고는 내면에 그의 존재를 소중히 여겼다는 걸 깨달았다. 어릴 때 같이 살았던 세월이 있어서인지.. 돌아가시고 나서 몇 달은 가끔 하늘을 보면 외삼촌 생각이 났다. 하늘의 별만 바라봐도 그를 생각할 수 있어 좋다는 저 문장이 참 내게는 슬프게도 따뜻하게도 느껴졌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그런 가치가 어린왕자라는 동화 속에 새겨져 있어 쓰여진 지 한참이 지난 지금도 명작이라는 얘기를 듣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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