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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구아빠 Aug 10. 2019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김하나

Review by. 글쟁이

함께 모여 책을 읽고 자유롭게 글을 씁니다. 모두의 독서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북클럽 #책갈피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
0. “도함아, 어제 본 바다가 좋아, 오늘 본 바다가 좋아?” “음……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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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질문을 하거나 또 그에 답해왔고 그 때문에 우리에게는 일종의 패턴이 형성되어 있다. 그런 패턴은 우리의 쳇바퀴같은 생활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직 그런 패턴이 형성되기 전인 어린아이의 순진한 대답은 어른의 패턴을 순식간에 교란시키기 때문에 사랑스럽다. 머릿속의 굳어진 프레임이 툭 깨지면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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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피라이터 김하나의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에는 굳어진 사고의 패턴, 프레임에 갇힌 두뇌의 흐름을 깨는 지식의 신선한 조합이 잔뜩 담겨있다. 저자가 아이디어 탄생을 위해 쌓아 올린 지식의 조합, 농담처럼 시시하지만 지적인 이야기를 모아 둔 에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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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저자는 음악, 미술, 정치, 사회 등 지식의 스펙트럼도 넓다. 다양한 소재를 종횡무진하면서도 결론을 향하는 논리는 강력해서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거기에 짧은 문장이 가지는 힘까지!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은근한 영감과 1g 정도의 교양이 남을 거라는 소문이…? 운이 좋다면 작가의 창의적인 시선 일부를 가져올 지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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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 책에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충분하고, 심쿵했던 문장들 몇 개를 남겨두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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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을 사랑하고자 하는 마음은 거룩할 것이나 모든이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은 욕심이나 아둔함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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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 미츠루의 만화 <H2>에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온다.
"기다리는 시간도 데이트의 일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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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존재를 기다리며 달콤한 시한성 부재를 견디는 것. 역설적이게도 부재에는 엄연한 존재감이 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하지 않던가. 존재가 아닌 부재에 주목하는 것은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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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은 특정한 그릇에 갇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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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은 자칫 지혜로 이어지는 통로를 가로막는 벽이 되곤 한다. 그것이 지식의 저주다. 지식과 지혜는 트랙이 좀 다른데, 그 다른 궤도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태도가 유연성이다. 끝없이 새로움에 열려 있고, 자기가 아는 지식을 계속해서 수정할 수 있는 유연성을 잃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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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이 돼도 인생은 몰라요. 내가 처음 살아보는 거잖아. 나도 이 나이가 처음이야. 그래서 아쉬울 수 밖에 없고, 아플 수 밖에 없고.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하나씩 내려놓는 것, 포기하는 것, 나이 들면서 붙잡지 않는 거야."





by. 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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