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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UDIO BLACK EDITION Mar 24. 2024

집으로 가는 여행 같은

MOLESKINE Diary│버스터미널, 집으로 가는 여행 중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버스터미널에 들려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일들이

단 한 번도 없지는 않을 겁니다.


매일 집과 일터를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주말에 집으로 가는 사람들도,

집을 떠나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그리고

태어나 처음으로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기억이 가물 거리는,

그렇게 오랜만에 버스터미널로 가는 버스와 지하철을

두리번거릴 때,

나를 이끌어 가는 당신 덕분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는 여행 같은 시간을 넘어

마치

나를 잊고 있었던 20대의 설레는 감성들이

당신으로 인해

되살아났습니다.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나는

고개를 들어

터미널 천장의 하늘을 바라봅니다.

오늘 하루 동안의 힘든 하루들이

천장구조물들처럼

얽혀서

나에게 내려옵니다.


그래도 내가 힘내는 것은,

당신이 내 손을 잡고

내 등을 토닥이며

괜찮다고 나를 어루만져주는

집으로 가는 버스터미널에서의

포옹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친구랑 헤어지기 싫어 우는 사람도,

부모에게 고개 숙여 크게 인사하는 자녀도,

두 손을 꼭 잡고 웃으면서 기다리는 연인도,

혼자 무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친구들끼리 웃고 떠들면서 기다리는 사람들도,


모두 도착지로 가는 하나의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하나 둘 모여듭니다.


이렇게 버스터미널의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오늘 하루의 여정들이

힘들어도

나에게

당신이 있다는 하나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는 것에

너무 고마워합니다.


곧 헤어질 시간이 오고,

버스에 타서 좌석에 앉아

창가의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에게 전화가 옵니다.

창가의 내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헤어짐에 아쉬어하면서도

다음에 볼 날을 약속하며 전화를 끊자

버스가 출발합니다.


버스터미널

그리고

좌석을 꽉 채운

집으로 가는 그리움을 가득 담은 버스가

각자의 집으로 가는 여행을 떠납니다.


아까 올라다 본 버스터미널의 높은 천장을 뒤로한 채,





집으로 가는 여행 같은

MOLESKINE Diary│버스터미널, 집으로 가는 여행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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