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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더바이어 Apr 13. 2018

한국산 과일, 중국소비자 홀리다

김경미 기자의 차이나 에세이_ 과일

한류의 영향이 우리 농산물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홍콩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국산 포도를 구매하는 홍콩 소비자들을 보면서 중국산 포도, 일본산 포도와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음을 확인했다.


최근 중국 내륙에서도 한국산 과일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2016년) 9월 필자는 홍콩에서 열린 ‘국제 신선 농산물 마케팅 박람회 (Asia Fruit Logistica 2016)’에 참가했다. 흥미로운 점은 박람회에 참여한 많은 중국 바이어들이 한국산 농산물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박람회에 참가한 중국 바이어는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 중국 제조업체 중에는 일부러 한국어로 된 과일 브랜드를 라벨에 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류 때문에 한국산 과일을 중국소비자가 구매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산 과일이 그만큼의 품질을 보증하기 때문에 중국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찾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산 과일, 한국산 과일의 1/4 가격


중국에서 살면서 좋은 점이 무엇이었냐고 물으면 먹고 싶은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부담 없이 과일을 구매할 수 있다. 매일 저녁 방문하던 동네 과일가게에서는 수입과일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필자가 살던 동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은 “중국은 워낙 넓어 열대과일 등 다양한 중국산 과일이 시장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수입과일에 대한 수요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중국 소비자들은 ‘과일은 싼 음식’으로 인식한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과일 가격은 1근(斤)당 인민폐 2~8원(元)정도다. 한국돈으로 환산하면 331~1323원정도. 현재 이마트몰에서 판매하는 사과가 2kg짜리 한 박스에 1만5800원이다. 한 박스에 6~10개정도 들어가니 1근당 약 5000~7000원꼴이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온라인몰임을 고려했을 때, 실제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보다 20배보다 더 높은 가격에 과일을 사먹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보니 중국친구들과 국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볼 때면, “과일이 이렇게나 비싼데, 사먹는 사람
이 있다는 게 신기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과일은 못 먹겠다”라는 말을 자주 듣곤 했다.


홍콩의 대표 대형마트 중 하나인 테이스트(TASTE)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산 과일.


까다로운 홍콩소비자도 한국산 과일 선택


홍콩을 간 김에 동통(東通)에 위치한 홍콩의 대표 대형마트 테이스트(TASTE)를 방문했다. 기사를 통해 국내 과일, 한우가 홍콩으로 수출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콩소비자들이 한국산 과일 선호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다. 3년 전, 베이징과 상해에 있는 고급 백화점의 식품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식품점에는 한국산 과일이 있기는 있었지만 종류도 별로 없었고 일본산 과일과 함께 진열돼 있어 구색맞춤용으로 한국산 과일을 판매하는 것처럼 보였다.

테이스트 매장 입구에 들어서면 바로 과일 코너가 구성돼 있다. 테이스트는 메론, 거봉포도, 복숭아 등 같은 품목의 과일을 한국산, 중국산, 일본산 국가별로 나눠 소포장해 진열·판매했다. 30분 정도 입구 근처를 돌아다니며, 홍콩소비자들의 어떤 과일을 선호하는지 관찰했다. 물론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과일을 선택했다. 한 예로 한국산 복숭아와 일본산 복숭아가 홍콩달러로 79.9달러다. 반면 중국산은 19.9달러로 한국산, 일본산보다 약1/4 저렴하다. 그러나 한국산 과일과 일본산 과일 중 어떤 과일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몇몇 소비자들 3명 중 2명이 한국산 과일을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은 가공식품뿐 아니라 신선식품 수출에도 기회의 땅이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신선식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상품에 대한 ‘신뢰’ 구축에 끊임없이 투자해야 한다. 중국소비자들은 한번 신뢰가 쌓인 상품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고 계속 그 상품을 찾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신뢰가 깨졌을 때는 가차 없이 상품을 버리기 때문이다. 


2016년 10월 15일자 더바이어 267호에 게재 됐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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