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폰 포띠뽀, 밥도둑연어장_ 타이밍으로 소비자 마음 저격하다
GS25의 쌀국수 용기면 비폰 포띠뽀와 세븐일레븐의 밥도둑연어장이 인기다. 두 제품의 인기에는 모디슈머, SNS, 입소문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MD들은 무엇보다 타이밍을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비폰사의 포띠뽀(이하 포띠뽀)는 권민균 GS리테일 가공식품팀 MD가 2년 전부터 눈여겨보던 제품이었다. 베트남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쌀국수 인기가 크게 대중적이지 않아 출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었다. 2017년 10월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되고, 에머이 등 쌀국수 프랜차이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출시 적기라 판단했다.
“2년 전에는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포띠뽀의 인기는 별로였습니다. 베트남에 대한 관심과 쌀국수의 인기가 늘면서 한국에서도 베트남 현지 쌀국수와 비슷한 맛이 등장했습니다. 현지에서 쌀국수를 사오는 여행객도 늘었습니다.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판단했죠.”
들여오는 과정은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에도 쌀국수 제품이 많지만 크게 성공한 제품은 없다. 그렇기에 포띠뽀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가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입 단가 때문에 가격 다운을 위해 레토르트만 수입할지도 고민했죠. 하지만 국내 용기면보다 비싸도 품질과 맛이 좋아 성공 가능성을 봤습니다.”
포띠뽀의 제조사인 비폰은 월 20만개 판매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 수량은 보름 만에 소진됐다. 하루 평균 1만2000개가 판매됐고 20만개의 주문이 일주일 만에 들어왔다. 현재 전국을 통틀어 1만개 이하만 남았다. GS25의 용기면 순위에서도 상위권이며 2015년 화제였던 대만의 비피도 밀크티보다 인기가 높다.
“오리지널 베트남 쌀국수의 맛과 좋은 품질이 인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레토르트임에도 식감이 좋은 쇠고기 덩어리가 반응이 좋습니다. 패키지도 이국의 느낌을 해치지 않기 위해 예스러운 느낌의 폰트를 사용했습니다. 새로 디자인했다면 오히려 반응이 좋지 않았을 겁니다.”
권 MD는 1년 전에 출시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한다. 분짜, 반미 등 베트남의 다양한 음식들이 보편화 되면서 출시 타이밍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포띠뽀의 모디슈머들은 숙주, 고수 등을 추가하며 베트남의 풍미를 즐기고 있다.
“재구매율이 높아 수입 물량을 늘릴 예정입니다. 비폰의 닭고기 쌀국수 용기면, 쌀국수 봉지면의 수입도 추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비폰의 닭고기 쌀국수는 한국인이 좋아할만한 맛이거든요.”
편의점의 수입맥주 소비 증가와 함께 안주류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세븐일레븐의 안주류는 육가공품 중심이어서 수산물 등 새로운 안주류를 고민하고 있었다. 수산물은 특히 신선과 위생이 중요해 소비자의 니즈와 유통에서 불확실한 요소가 많았다. 그러던 중 2017년 7월 출시한 GS25의 대게딱지장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세븐일레븐은 이때 수산물 안주류의 가능성을 보았다.
“작년 10월경 SNS에서 연어장 레시피가 화제였어요. 잠깐 지나갈 이슈인지 지속될 인기인지를 판단해야 했죠. 생연어가 편의점에서 수요가 있을지, 양과 레시피는 어떻게 조절할지 고민이 많았죠.”
임이선 세븐일레븐 신선팀 MD는 연어장이 화제에 비해 직접 해먹는 사람의 수는 적은 것에 주목했다. 주된 반응은 ‘만들기 복잡하다’, ‘만들 시간이 없다’ 등이었다. 연어장은 가쓰오부시, 쯔유 등으로 하루 이상 숙성해 맛을 낸다. 1인가구가 해먹기엔 구입할 재료와 양은 많고 손이 많이 간다. 때문에 임 MD는 사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연어장의 수요를 확신했다. 중요한 건 출시 타이밍이었다.
“연어장에 관심이 너무 커지기 전, 그리고 리스크가 있는 여름에 앞서 생산하는 것이 중요했죠. 내년 같은 시기에 나왔다면 인기를 얻기 어려웠을 겁니다. 너무 뜬 이후에 나오면 도리어 효과가 없기 때문이죠.”
밥도둑연어장은 현재 세븐일레븐의 냉장 반찬 판매 순위 1위다. 밥도둑연어장 출시 이후 냉장 반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1.1% 증가했다. 인기 있는 감동란보다 판매량이 많다. SNS에서는 모디슈머들에게 인기다.
“그냥 먹기보다 날계란을 얹어 덮밥을 해먹는 등 다양한 레시피를 활용한 인증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구매 기록을 보면 즉석밥 등 연관 판매도 많고요.”
출시 확정 이후부터 SNS도 최대한 활용했다. SNS 노출이 많은 2030 자취생들을 주 타깃으로 간단한 레시피를 올린 것이다.
“여름을 앞두고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염도, 레시피 변경을 검토 중 입니다. 밥도둑연어장 다음으로 1인가구 타깃으로 설거지나 손질이 필요 없는 소규모 수산물 반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8년 4월 1일자 더바이어 302호에 게재 됐던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