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자본가 Jul 07. 2019

나는 어제 두부를 먹었습니다.

삶의 부조리를 대하는 나의 자세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큰 불행은 무엇일까? 괴로움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는 그 중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서 오는 부조리를 꼽고 싶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늦게 일어났다거나, 밥을 조금만 먹고 싶은데 어느덧 2공기를 먹어치웠다거나..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삶을 인식할 때 나는 괴로움을 느낀다.




어느덧 달력을 보니 2019년 7월이다. 2019년도 절반이 지나가버렸고, 하반기가 시작된지도 1주일이 지났다. 상반기의 마지막 날, 2019년 6월 30일에 나는 2019년의 상반기를 되돌아 보았다. 잘한 것도 있지만 하지 못한 것도 많은 상반기는 '하반기는 반드시 더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다짐을 하게해주었고 그렇게 7월 1일을 맞이하였다. 하지만 그때의 의지와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고작 7일이 되었을 뿐이데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이를 인식했을 때의 부조리란... 거기서 오는 괴로움은 정말 너무나도 큰 불행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속이 상하는 일이 있거나, 인생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술을 한잔씩 하곤했다. 속상한 일이지만 이제는 다 끝난 일이면 맥주를, 나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너무 큰 일이면 소주를 마셨다. 이런 횟수가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내 열정에 불을 지르는데 중요한 연료가 되어주었다. 술은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이 술은 삶을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주곤 했다.





삶이 힘들때면 찾아가는 나의 힐링스팟







그런데 문제가 생겨버렸다. 내가 술을 더이상 먹지 않기로 한 것이다. 살도 좀 빼고 싶고, 술을 마시면 일찍 일어나는 것 어려워서 술을 안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들기 시작한 것이다. 담배, 커피도 안마시는데 술 너만 마시고 있는 것도 좀 아이러니한 것 같고 말이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나를 위로해주는 녀석이었는데.. 이 친구에게 이제 '우리 헤어져'라고 말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이별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 보고 싶을거고, 다시 만나자고 매달릴지도 모르겠다. 분명 후폭풍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믿는다. 그런 나를 너는 언제든 받아줄거라고... 분명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널 사랑하기에 헤어지는거야'라는 이럴때 쓰는 말인건가.. 








맥주 대신 산 두부... 너란 녀석..






어제 두부를 한모 샀다. 집에서는 주로 부쳐먹지만 생두부를 먹었다. 흔히들 교도소에서 출소할 때 두부를 먹는다고 했던가. 새롭게 삶을 시작하라는 의미에서 순백의 두부를 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두부를 먹었다. 어제의 나와는 결별하고 새로운 나를 만나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서 말이다. 어제까지 내가 힘들때마다 위로해주던 그 녀석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녀석을 만나기로 했다. 순백의 피부에 말랑말랑한 애교는 물론이고 동시에 과하지 않은 담백함까지 지닌 너는 과거에 만나던 톡톡튀는 청량감 넘치던.. 그 녀석과는 분명 달랐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너가 지닌 순수함에 빠져들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 두부.. 다시 또 생두부를 먹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어제까지의 나는 두부 대신 맥주 한 캔을 손에 들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부를 손에 들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해지는 느낌마저 드는 네 녀석은 분명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놈들과 달랐다. 나는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아가보려고 한다. 새로운 너를 만나, 새로운 나를 만나러,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싶다.



일단 2가지를 여기서 약속 하고 싶다.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몸무게 65kg.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2가지를 하지 않으려 한다. 

첫번째는 옛 친구 술을 만나지 않는 것이고, 두번째는 과자를 먹지 않는 것이다.




한번 해보자.

그래서 65kg의 더 가벼워진 몸으로, 더 완벽해진 핏으로 

다시 너를 만나 옛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이런 사람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