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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23. 2020

서평. 상식 밖의 경제학, 댄 에리얼리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싶지만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 많다. 회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의견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별로라는데 내가 보기에는 멋지다. 반대로 내가 싫어하는 사람의 의견은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듣기조차 싫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는데 살 생각도 없었던 1+1을 구매한다. 커피숍을 갈 때 여행가방이나 우산을 주는 커피숍을 고른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샤워를 했다. 알고보니 꿈 속에서 했다. 또 늦잠을 잤다. 오늘 하려는 운동과 다이어트는 내일로 또 미뤘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무엇일까? 책에는 13개 주제가 있으나 재구성해서 3가지로 나누었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우리 판단 기준이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것, 자주 접한 것, 첫 인상이 기준이 된다. 그 기준에서 새로 접한 정보를 판단하므로 새로운 정보의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 기준에 따른 상대적 가치에 따라 가치가 매겨진다. 첫 사랑을 기억하는가? 모든 것이 완벽해보였다. 내가 만난 몇 안되는 사람들을 기준으로 그 사람은 완벽해보였다. 사람들은 자주 접한 친근성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자주 가는 식당, 커피숍, 노래, 친구,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상품 광고에 많은 돈을 쓰는 이유다. 자주 본 것을 선택한다. 처음에 말한 좋아하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정당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편견에 따라 사람의 행동, 그 정당의 정책을 판단한다. 그럼 어떻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것, 경험하는 것을 넓혀서 기준의 객관성을 높여야 한다. 10년쯤 지나 되돌아보면 첫 사랑이 그렇게 대단해보이지 않는다.  사회 생활하면서 멋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서 보는 눈이 생겼기 때문이다. 자주 접한 것, 편견, 선입견을 의심해야 한다. 이 물건을 구매할 때 정말 좋은 것인지 익숙한 것인지 한번 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내 기준이 옳은지 타인의 생각, 행동, 정당의 정책을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친한 친구이지만 옳지 않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싫어하는 정당이지만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두 번째 이유는 비용-이익 분석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는 공짜에 민감하다. 비용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0원을 내고 10의 만족을 얻는 상품이 있고 5를 내고 20을 얻는 상품이 있으면 우리는 이익이 10 대 15임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0인 상품을 구매한다. 그만큼 비용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사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택배가 무료이고, 조금만 더 사면 백화점에서 상품권이나 사은품을 준다. 그래서 과소비를 한다. 사은품을 받기 위해 커피숍에서 커피를 많이 사야 하고, 그 돈이면 동일한 더 좋은 상품을 심지어 구매할 수 있는데, 쓴 커피값은 생각하지 않고 받은 여행가방과 우산이 공짜라고 생각한다. 운동과 다이어트를 계획했는데 오늘도 치킨과 맥주를 먹었다.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비용만 또은 이익만 생각하지 말고 전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비용만 보면 공짜에 눈이 뒤집힐 수 있고, 이익만 생각하면 오히려 지출을 더 많이하게 된다. 순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과소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눈 앞의 단기적인 비용, 이익 말고 장기적인 비용, 이익을 상기해야 한다. 야식으로 치맥을 먹으면 단기적인 만족은 크고 비용은 적지만 운동과 다이어트를 하면 만족은 더 크고 비용은 더 적다. 힘든 일의 장기적 이익을 과소평가 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비용-이익 분석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게 있다. 너무 오래 계산하면 우유부단해진다. 그럼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기회비용이 생긴다. 우유부단함의 기회비용도 계산에 넣자.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세 번째 이유는 감정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너무 화가 났거나, 배가 고프거나, 성욕이 있으면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다. 우리 몸과 마음은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만사가 귀찮다. 내일은 바뀌었으면 좋겠지만 행동은 어제와 똑같다. 사람들의 귀차니즘을 이용해 운전면허 장기기증과 유튜브나 넷플릭스 구독이 생겼다. “사고 시 장기기증을 하겠습니다” 선택란이 있으면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다. “사고 시 장기기증을 하지 않겠습니다” 선택란이 있으면 역시 아무도 선택하지 않는다. 판단이 어려우면 선택을 하지 않기로 선택함으로써 현상유지를 하는데 결국 디폴트값(기본설정값)이 유지된다. 유투브나 넷플릭스는 한 번 구독을 하면 귀찮아서, 잊어버려서 해지하지 않아서 고객을 유지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에 대한 보증금을 낸다. 목표를 달성하면 그에 대해 환급받는 방식으로 바꾼다. 또 목표를 잘게 쪼개서 서서히 변화한다. 10년 목표가 아니라 소소하고 작은 오늘 행동부터 바꾼다. 초콜릿 복근이 아니라 팔굽혀펴기 3번만 한다. 그럼 가속도가 붙는다. 작은 변화는 복리의 효과를 불러 큰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은 비합리적인 결정을 한다. 하지만 다음을 상기하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다. 첫째, 내 판단 기준을 의심한다. 선입견, 편견, 내가 모르는 정보, 첫인상, 친밀도를 의심한다. 둘째, 비용, 이익을 종합적으로, 가급적이면 장기적으로 판단한다. 이익만 보거나, 단기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셋째, 감정을 통제하며 소소한 변화를 만든다. 너무 좋거나 너무 싫은 감정이 들면 내가 너무 흥분했다고 알아차려야 한다. 심호흡을 하든 찬물을 마시든 깨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과 비슷한 소소하게 개선된 행동을 한다.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다.


인생은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선택의 연속이다. 똑똑하게 소비하고 똑똑하게  선택해서 똑똑하게 인생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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