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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Nov 06. 2020

서평. 기브 앤 테이크, 애덤 그랜트

온 우주가 당신을 도와주는 사회에 사는 것은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줄을 서면 어떤 사람이 새치기를 하고, 어떤 음식점은 값에 비해 질이 낮은 음식을 제공하고, 어떤 직장에서는 실력있는 사람보다 인맥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준다. 이런 사회에서 남에게 베풀면서 사는게 똑똑한 결정일까?


이 책은 단기적으로 자기 이익을 누리는 것보다 잠깐 손해를 보더라도 남을 도와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인간관계와 평판에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사회가 점점 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치기한 사람, 낮은 음식을 제공한 음식점, 낙하산을 채용한 회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각되어 뉴스로 알려질 확률이 예전보다 더 높아졌다. 반대로 자신의 휴가를 포기하고 재난 현장에 뛰어든 사람, 물건을 중고시장에 팔지않고 기부하는 사람, 개인보다 조직이나 사회를 위해 노력한 사람도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누구를 상대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사람의 기본 성향은 받는자 taker, 맞대응자 matcher, 주는자 giver 로 구분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받는자 taker 는 상대방이나 조직보다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한다. 맞대응자 matcher 는 자신이 받는만큼만 주는 사람이다. 주는자 giver 는 자신의 이익보다 상대방이나 조직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나도 어리고 순수했을 때는 주는자 / 맞대응자 giver / matcher 에 가까웠을텐데 크면서 상대방에게 배신도 당하고, 상처도 받으면서 점점 맞대응자/받는자 matcher / taker 로 변해가고 있는 건 아닌가 돌아본다.


성공하는 사람은 받는자 taker 일까 주는자 giver 일까? 성공 사다리의 맨 위와 맨 아래를 차지하는 사람은 예상 밖으로 모두 주는자 giver 였다. 받는자 taker 는 사다리 맨 꼭대기가 아니라 맞대응자 matcher 와 함께 중간에 있었다. 사람들은 받는자 taker 를 장기적으로 고립, 소외시키고, 성공하더라도 끌어내린다. 반면, 주는자 giver 주변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오히려 그의 성공을 돕고, 성공하면 함께 축하해준다. 주는자 giver 는 그 성공의 공을 주변 사람들에게 돌리고 기쁨과 이익을 나눈다.


그럼 성공 사다리에서 주는자 giver 가 있는 맨 위와 맨 아래 두 자리 중 남에게만 이익이고 나에게는 손해인 맨 아래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작가는 상대방의 겉모습만 보고 친절한 agreeable 사람을 주는자, 무뚝뚝한 disagreeable 사람을 받는자로 오해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생각해보니 나를 배신하고 상처준 사람은 친절한 받는자 agreeable taker 였다. 겉으로는 친절해 보이지만 본색은 자기중심적인 이기주의자였다. 이렇게 ‘친절한 받는자, 친절한 주는자, 무뚝뚝한 받는자, 무뚝뚝한 주는자’를 구분하면 한 번은 실수해도 두 번은 피할 수 있다. 또한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무엇을 요구하는지, 어떤 생각과 의도가 있는건지 잘 살피자.


친절한 받는자 agreeable taker 한 두 명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닫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혼자 살 수 없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하는 세상이다. 친절한 받는자 때문에 속상해하지 않고 인과응보와 업식이라는 우주의 법칙에 맡기기로 했다. 시간과 관점의 폭을 넓히면 내가 상대방에게 주었던 선 또는 악은 꼭 그 사람이 아니라더라도 어느 다른 사람에게 내가 그대로 받았던 것같다.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만 내가 할 일은 주변 사람을 잘 보고 질문하는 것이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How can I help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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