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by 카멜레온

오지랖


편의점 사장이 작은 가방을 잃어버렸는데 한 노숙자가 그 가방을 찾아준다. 사장은 이름이 독고인 그 노숙자를 편의점 알바로 채용한다. 독고는 다른 시간대 알바생에게는 물론 손님에게까지도 친절하다.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중년 여성 알바생에게는 아들에게 잔소리하지 말고 말을 들어보라고 한다. 인수인계를 잘해준 청년 알바생에게는 설명을 잘한다며 그 내용을 유투브에 올려라고 했다가 그 청년은 그 영상 덕분에 다른 편의점 사장에게 점장으로 채용된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무시받으며 편의점에서 혼술하던 중년 남성 손님에게는 술을 끊어라며 옥수수수염차를 대신 내어준다.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던 희곡 작가인 손님에게는 아이디어를 주며 독고 덕분에 막이 오른다.


관심


누구에게는 독고의 말이 관심이었겠지만 나에게는 오지랖이다. 독고 같은 편의점 알바생을 만났다면 나는 다시는 그 편의점에 가지 않을 것이다. 관심과 오지랖의 경계는 어디일까. 조언하는 사람의 마음일까? 조언받는 사람의 마음이 기준일까? 지나친 관심은 오지랖이고 나아가 상대방의 경험이나 생각을 깎아내린다면 그건 꼰대다. 하지만 같은 말을 한다고 하더라도 말하는 사람이 숨은 의도 없이, 자신의 이익과 무관하게 상대방을 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말을 한다면 불편함 없이 선의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또 같은 말이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독고가 주는 관심과 독고 같은 친구를 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내가 오지랖이라고 느꼈던 독고의 행동을 관심이라고 느끼며 자신의 마음을 열었던 사람들이 신기했다. 마음은 무엇으로 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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