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팔 필라테스] 3. 내가 나를 좋아하기 위해

by 카멜레온

기구


필라테스 기구 3개를 다 경험했다. 리포머, 체어, 바렐 중 운동 강도는 리포머, 바렐, 체어 순서였다. 수업 후 다음 날 근육이 당기는 정도로 측정했다. 리포머 수업 다음 날에는 엉덩이 밑 부분이, 그 다음 날에는 치골 안쪽이 당겼다. 평소에 그 부분에 근육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느낄 수 있던 것이다. 바렐은 내가 저혈압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또) 운동 전에 먹어서 그런지 머리를 아래로 두는 자세가 많아 운동하면서 현기증이 나고 구토가 나올 뻔했고 다음 날 엉덩이와 허벅지가 약간 당겼다. 체어는 내가 자세를 제대로 잡지 않았는지, 강사가 약한 강도로 진행했는지 다음 날 아무렇지도 않았다.


내가 나를 좋아하기 위해


내가 남을 설득하는 것보다 나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사회에 잘 길들여진 동물이라 목적, 효율성, 보상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하기 싫어한다. 필라테스를 결심하는 데 많은 시간이 흘렀다. 옷을 예쁘게 입고 싶어서, 남의 눈에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역시 그렇지 않을 경우 아쉽기는 하지만 내 마음을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생각했다. 나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보다 체중이 조금 더 줄고, 몸매가 조금 더 좋아지고, 조금 더 건강해진다면 내가 나를 더 좋아할 것 같았다. 예전에는 남의 부러움을 사는 게 좋았다. 하지만 남이 날 부러워하지 않을 때 그러한 동기부여는 더 이상 소용이 없었다. 필라테스한다고 쌀이 나오는 것도,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수업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잘 다니고 있는 내가 대견했다.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를 더 좋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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