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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Jul 21. 2022

[산티아고 순례길] 꾸에레스 14

노래 소리가 울려퍼졌다. 오전 7시 기상을 알리는 노래다. 눈이 팅팅 부었는지 잘 떠지지 않았다. 2층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제일 먼저 현관 마루로 나가 심호흡을 했다.

- 호아!!

푸른 산맥이 눈 앞에 펼쳐지자 야호를 외치고 싶었지만 시끄럽지 않게 심호흡만 내쉬었다. 어떻게 이렇게 아늑한 곳에서 저렇게 장엄한 산맥을 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 있었던 쪼꼬만한 곳, 추워 벌벌 떨던 곳을 생각하며 여기 이틀 묵게 된 것에 감사함이 느껴졌다.

오전 7시 30분이 되자 아침 식사가 준비되었다. 빵과 커피, 우유였다. 직접 빵을 구운건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까미노 아미고들은 야외 현관에서 등산복으로 가라입고 짐을 챙기고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항상 다른 아미고들과 함께, 혹은 더 일찍 일어나서 더 일찍 출발했었는데 손을 흔들며 배웅하고 있자니 기분이 이상했다. 나도 가야 하는데…

불안하고 초조했다. 그 마음을 읽었는지 어제 발을 치료해준 마누 아저씨가 다가왔다.

- 발이 어떻게 되었는지 볼까?

- 어때요?

- 어제보다 나아졌네.

- 그럼 몇 시간 후에 저도 출발할 수 있을까요?

- 아직 그 정도는 아니야. 지금은 진정된 수준이고 나으려면 다른 치료법이 있어. 조금 있다가 부를게. 쉬고 있어.

출발한 아미고들은 어디쯤 갔을까. 몇 키로나 더 갔을까. 다들 열심히 산티아고를 향해 가고 있는데 내가 이렇게 빈둥거려도 되는 걸까...

- 옆에 호두나무가 있어. 그 잎을 따러 가자. 그 잎을 따서 따뜻한 물에 우려서 발을 담그는거야.

마누 아저씨와 나는 맨발로 흙을 밟으며 호두나무 옆으로 갔다.

- 맨발로 걸으니까 좋지? 이렇게 잔디와 흙을 밟아야 건강에 좋은데 그 등산화를 신고 아스팔트를 몇 십 키로 걸었으니 발에 얼마나 무리가 갔겠니. 

봉지가 어느 정도 채워지자 마누 아저씨는 양동이에 따뜻한 물을 담고 발을 담구라고 했다. 이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민간요법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족욕하는 셈치고 발을 넣었다. 현관 마루에서 족욕을 하면서 멀리 푸른 산맥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니 스파에 온 기분이었다. 

발은 퉁퉁 불어있었다. 오른쪽 두 번째 발톱은 시커멓게 변했다. 보기가 싫어 꼬물꼬물 호두나무잎을 움직여 발톱을 가리기 시작했다. 발을 유심히 쳐다봤다. 내 발가락과 발목이 이렇게 통통했었나.

- 호두나무잎 족욕을 마쳤으니 이제 카렌듈라(금잔화) 추출물을 바를거야. 카렌듈라도 저기 심어져 있어. 저기서 직접 따서 만든거야. 카렌듈라는 피부를 진정하고 자생을 돕는 기능을 해. 이제 곧 나을거다.

카렌듈라 추출물은 향은 거의 없었는데 약간 금노랑빛이 도는 반투명한 연고였다. 약을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 구석구석 발랐다. 이 것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민간요법인가? 정말 효과가 있을까?

소파에서 반쯤 누워 발을 휴식시켰다. 이렇게 하루종일 있어라고? 하루종일 쉬는 건 내 계획에 없었던 일이다. 오늘 쉬었다고 내일 두 배를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 없다. 무엇을 해야 하지?

- 마누 아저씨 혹시 여기 책 있어요?

- 하하하. 가만히 쉬지를 못하는 구나. 저 쪽에 책이 몇 권 있어.

재밌는 책이 없었다. 명상이나 해볼까? 

5일 동안 하루종일 명상을 해본 적이 있었다. 당시 5일은 고통스러웠다. 중요한 선택을 맑은 정신으로 하기 위해 갔는데 정신이 집중되기는 커녕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사방으로 날아다니는 것을 목격했다. 한창 정신이 사방 팔방으로 돌아다니다가 가끔 호흡에 집중해서 오직 지금 여기에 깨어있기는 했는데 지속 시간이 몇 초가 되지 않았다. 그렇게 졸다, 깨다, 답을 구하지 못하고 수련이 끝났다. 5일 내내 거의 금언 수행을 하다가 해산 전 마지막 소감 말하기 시간이 왔다. 시간과 돈을 낭비한 것같아 “모르겠어요!”를 외치며 눈물이 쏟아졌다. 그 때 한 도반이 말했다. “아마 답을 알고 있을걸요? 남의 시선이나 두려움을 거두고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보세요.” 원하는 건 명상 수행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선택을 했을 경우 비용과 결과를 예측하고 싶었고 없애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건 없다. 그건 욕심일 뿐이다. 선택마다 수반되는 결과가 있다. 그건 한 패키지와 같아서 좋은 건 갖고 나쁜 건 버릴 수 없다. 

명상을 하려다 칠판에 써진 글귀가 보였다. 순례자들이 쓴 ‘까미노를 하면서 지금까지 배운 것들’ 목록이었다.

- 썬크림을 매일 바른다.

- 가방이 무거운 이유는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 다른 순례자들의 까미노 방식을 존중한다.

- 내 자신과의 시간을 충분히 보낸다.

- 자연을 소중히한다.

-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인다. 아프면 쉰다.

- 다른 순례자들과 음식, 약, 물건을 나눈다. 나보다 더 필요할 수 있다.

- 다른 순례자들과 소통하며 걷는다.

- 즐겨라! 까미노는 목적이 아니라 과정이다.

다 뻔한 내용이네. 그러다 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 까미노는 너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너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것이 내게 필요한 것 아닌가? 이런 휴식을 나는 전혀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혹시 이 휴식이 나에게 필요한 건가? 지금 남자친구도 내가 원하는 남자친구 상은 아니다. 그런데 혹시 지금 남자친구가 내가 필요한 사람인가?

남자친구는 지금까지 살면서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마음이 넓고 깊다. 내가 아무리 유치한 행동을 해도 귀엽게 봐주고, 아무리 화가 나는 상황이라도 웃음을 만들 줄 안다. 만날 때마다 최소한 한 번은 웃음이 꼭 터졌다.

나는 남자친구와 정 반대인 사람이다. 자신이든 타인이든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고쳐야 하는 단점을 찾을 수 있다. 가볍게 던진 농담도 받아주지 않고 분위기를 차갑게 만들 수 있다.

인터넷에 상대방에 대해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위한 질문 목록이라는게 있었다. 그 질문 중 하나를  남자친구에게 물어봤다.

- 질문할게. ‘둘의 공통점은 무엇입니까?’

- 음… 둘 다 외모가 된다. 

- 하하하. 외모가 된데. 인정! 그리고?

- 그리고… 없는데?

- 그러네...  진짜 공통점이 없네… 둘 다 치즈를 좋아한다?

- 하하하. 아 귀여워. 하하하.

- 그럼 다음 질문. ‘내가 자라온 방식을 바꿀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고 싶습니까?’

- 나는 우리 집이 조금 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어. 우리 집 형편은 일반 사람이 상상하지 못할만큼 너무 어려웠어. 경제적으로 어려우니까 꿈을 크게 꾸지 못하고 자신감도 없었던 것같아. 조금 형편이 나아지면 정말 감사하고 지금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진짜 만족해. 

- 부잣집 애들이 가난한 집 애들에 비해 꿈도 자신감도 큰 것 같긴 하네. 나는 성공하지 못해도 사랑해주는 집에서 컸으면 좋겠어. 나는 뭘 잘해야만 이쁨받았던 것같은데 그것조차 받기 힘들었어. ‘저 점수 올랐어요!’ 하면 ‘그걸로 되겠니? 더 잘할 수 있지 않겠니?’ 그랬었고, ‘점수 더 올랐어요!’ 하면 ‘점수가 오르면 뭐하니 좋은 데 취직을 해야지' 이랬고, ‘취직했어요!’ 하면 ‘연봉이 그게 뭐니? 최소한 이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니? 근데 너 왜 그런 꼴로 다니니?’ 이랬어. 말하고 나니 슬프네…

- 아이고 우리 귀요미.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잖아!

사랑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누구는 있을 때나 없을 때나 계속 생각나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는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는 서로를 이해하려는 의지라고 했다. 생각이 바뀔 수 있지만 지금 나에게 사랑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남자친구가 나를 부모님보다 더 사랑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했거나 하지 못했던 일, 나에 대해 부모님은 부끄러워하는 것같다. 반면 남자친구는 내가 직장이 좋거나 나쁘거나, 심지어 직장이 있거나 없거나, 부시시하고 촌스럽게 다니거나 말거나 별 신경쓰지 않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는 느낌이었다. 누구 딸은 어디로 부모 여행을 보내줬다, 누구 아들은 손주 보느라 바쁘다고 행복에 겨운 소리를 한다고 할 때 나는 항상 집에서 뛰쳐나오고 싶었다. 다시 집에 돌아가야 하는 상황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부모님과 달리 무조건적으로 나를 인정해주는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에 조건이 좋지 않은 사람을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남자친구를 만난 것같다.

그럼 이 휴식은 도대체 왜 나에게 필요한 걸까.

- 마누 아저씨 저 뭐 할 일 없어요?

- 발은?

- 발은 이제 괜찮아요.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싫어요.

- 이게 왜 아무 것도 안하는 거야. 발을 회복시키는 중이잖아.

점심 시간이 되었다. 샐러드, 수프, 빵이다. 그 큰 별장에 둘이 빵을 수프에 찍어 먹었다.

- 너는 까미노 목표가 뭐니?

- 산티아고 가는거요. 

- 지금까지 온 속도면 산티아고 가고도 남는데?

- 근데 빨리 가고 싶어요. 

- 산티아고 빨리 가면 뭐하니?

커피 사준 할머니와의 대화가 생각났다. 

- 산티아고 갔다가 피스테라, 묵시아, 포르투갈 포르투 갔다가 한국 가는거죠.

- 까미노를 왜 시작했니?

- 인생을 바꾸고 싶어서요.

- 산티아고 도착한다고 인생이 바뀌지 않아. 산티아고 가는 것보다 여기서 하루 더 있는 것에 네 인생을 변화시킬꺼다. 하하하.

마누 아저씨는 정 심심하면 알베르게 관리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식사 정리하기, 설거지하기, 공용 옷 빨래 널기, 청소하기, 침대 정리하기를 했다. 알베르게 관리자 후계자를 양성하려는건가? 내가 화를 자초했다. 그냥 누워있는 거였는데!

- 인생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데?

- 후회, 두려움, 자기비하 버리고 더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게 사는거요.

- 산티아고에 도착한다고 그게 생기지 않아. “길은 산티아고가 아니라 길에 있다(Camino is the way, not Santiago)” 이 문구를 많이 들어봤을거야.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게 사는 방법은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배우는 거야.

- 근데 빨리 가고 싶다니까요. 저는 이미 늦었어요! 그리고 오늘 쉬어서 더 늦을 거라구요!

- 뭐가 늦었는데?

- 산티아고는 그 중 하나구요. 그냥 제 인생 모두 늦었어요. 입학도 늦고, 졸업도 늦고, 취직도 늦고, 독립도 늦고, 결혼도 늦고, 출산도 늦었다니까요. 저는 늦는 게 정말 싫어요.

- 뭐에 비해 늦었는데?

- 친구들이요.

- 결국 빨리 하고 싶은 모든 것이 다 결국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것들 아니니?

- 저는 뭔가를 얻고 성취했을 때만 기뻐요.

- 그 때만 행복하면 행복한 시간이 정말 짧겠다. 너무 순간적이잖아. 합격하는 순간, 졸업장을 받는 순간, 결혼식 순간, 출산하는 순간. 그 순간은 금새 지나가고 일상이 찾아오잖아. 성취감을 느끼는 몇 초보다 몇 십 년 동안 새로울 것 없는 일상에서 행복한 게 진짜 행복한 인생 아닐까?

- 그런 순간을 경험한 적이 적어서 행복을 느끼기 힘든 게 사실이에요.

- 나는 산티아고에 가본 적이 없어. 언젠가 가보겠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특별한 곳이 아니라 여러 도시 중 하나일 뿐이야. 그냥 묵묵히 가는거지. 도착하면 도착하는 거고, 가다가 마음에 드는 풍경이 있으면 그 곳에 머무는거야. 도착해도 행복하고 도착하지 않아도 행복해. 결혼하고 아이가 있다면 행복할 수 있겠지. 그런데 나는 결혼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지만 행복해. 내가 이 알베르게 일하면서 해야 할 일이 쌓여 있어. 다 하면 하는대로 행복하고, 다 하지 못해도 못하는대로 행복해. 성취 여부와 관계 없이 항상 행복할 수 있어. 해도 좋고, 못해도 좋고, 그 마음을 챙기는 게 진짜 자유롭고, 독립적이고, 자신감 있는 인생의 주인으로 사는거야. 남 따라가다가 발이 이렇게 되는게 아니고. 하하하!

점심을 먹자 하나 둘 순례자들이 왔다. 그 중 처음 보는 사람도 있었고, 함께 걸었던 사람도 있었다. 아 내가 많이 늦은 게 아니었구나.

- 니키! 너 여기 있었니?

- 네. 발이 다쳐서 하루 더 있었어요.

- 여기는 예약 잡기도 힘든데 너는 어떻게 이틀이나 있니? 운도 좋다!

마누 아저씨는 예약자 명단을 확인했다. 예약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예약이 마감되서 자리가 없다며 돌려보냈다. 이렇게 좋은 곳이었다니. 내가 운이 좋았던 거였다니. 여기서 조급해하지 말고 더 즐길걸! 조급해하는 태도는 이번 까미노뿐만 아니라 내 인생 전반적인 태도였던 것같다.

순례자들이 밖에서 샤워를 하기 시작했다. 씻어야 출입할 수 있으니 산티아고가 아니라 여기가 성지같았다. 순례자들은 샤워 후 공용 옷을 입고, 함께 대화하기 시작했다. 어제와 같은 규칙이었는데 사람이 바뀌자 분위기가 어제와 또 달랐다. 같은 일상 속에 매일 국적이 다른 사람을 만나니 알베르게를 운영하는 재미도 있을 법했다. 순례자뿐만 아니라 알베르게 주인이나 운영자에 따라 물론 분위기가 또 다르다. 나만의 알베르게를 갖게 된다면 어떤 분위기일까 잠깐 상상해봤다.

저녁식사 전에 독일에서 온 마리나와 잠깐 얘기를 나눴다.

- 이렇게 고급진 알베르게는 처음 봤어!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어. 너도 그랬니? 하하하. 까미노 시작한지는 5일 쯤 됐고 하루 하루가 마법같아. 갈 길이 많이 남았는데 내가 궁금했던 질문은 길에서 벌써 얻고 있어. 하하하.

- 마리나, 너는 까미노 왜 하게 됐어?

- 그냥 하고 싶어서.

-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고?

- 목표라기보다 그냥 행복하게 살고 싶어서.

- 뭐가 널 행복하게 만드는 데?

- 그냥 단순한 것들. 너는?

- 나는 목표를 성취할 때만 행복해.

- 영화 좋아하니?

- 좋아하지.

- 영화는 해피 엔딩 때문에 보는 게 아니잖아. 결말이 해피 엔딩이 아닐 수도 있어. 결말을 알아도 보는 경우도 있고, 영화의 결말이 이야기의 끝이 아닐 수도 있잖아. 결말보다 결말까지 이르는 스토리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난 까미노 하면서 그걸 배우고 있어. 목적보다 과정이 중요해. 그래서 산티아고 걸어가는 과정이 행복해.

내가 몇 주에도 깨닫지 못한 것을 얘는 몇 일만에 깨달아서 질투심이 오르려고 했다.

- 너는 뭐할 때 행복하니?

스페인 대학생 씬디아에게 물었다.

- 음...흑!

내가 질문을 잘못한건가. 씬디아는 화장실로 달려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다. 그 아이도 발이 다쳐 까미노를 중단하고 내일 집이 있는 마드리드로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고 한다.

기분 탓인지 오늘 저녁은 어제 저녁보다 더 맛있었다. 에피타이저로 병아리콩, 토마토 수프가 나왔다. 메인으로 야채카레밥, 디저트로 오렌지 요거트가 나왔다. 순서대로 건강하고, 담백하고, 상큼한 맛을 느꼈다.

다시 감사일기 쓰는 시간이 돌아왔다.

- 아침, 점심, 저녁 식사가 맛있어서 감사합니다.

- 발이 낫고 있어서 감사합니다. 내일부터 다시 걸을 수 있어!

- 아름다운 곳에서 2박이나 휴식을 취해서 감사합니다.

- 마누 아저씨처럼 무엇을 얻어도 얻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봐서 감사합니다.

- 독일에서 온 마리나처럼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봐서 감사합니다.

- 가족, 친구들과 카톡으로 연락해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G에게 다시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 괜찮다. 지금 이 마음이라면 앞으로 연락이 오든 오지 않든 행복할 수 있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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