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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멜레온 Sep 09. 2022

[사십팔 필라테스] 45. 밴드와 백킥

밴드


하체는 잘하시는데 상체는 조금 힘들어하는 것같더라구요. 맞죠?” 하체보다 상체 근육이 부실한  강사 눈에 보일 정도였나보다. 필라테스하는 동안 소도구는 주로 볼과 써클이었고 밴드는 처음하는 듯하다. 어느 정도 잡아야 적당한 탄성인지 헷갈렸는데 너무 욕심을 부린 것같다. 아닌 가슴과 어깨 근육을 사용해 밴드는 오직 따라갈 뿐이어야 하는데 나는 손목으로 당기고 게다가 손목이 자꾸 꺾여서 운동 후인 지금도 손목에 통증이 있다. 팔이 몸통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가슴을 스치며 지나가야 하는데 자꾸 손목에 힘이 들어가고 팔이 몸통에서 멀어졌다.  순간에 깨어있어야 하는데 정신이 다른 곳으로 자꾸 갔다.


백킥


욕심은 상체 뿐만 아니라 하체도 부렸던 것같다. 바렐 발판 위에 곧게 선다. 대각선으로 한 다리를 뒤로 말처럼 쳐올린다. 강화자세로 1) 다리를 조금 더 위로 올리기 2) 올린 다리의 반대팔을 앞으로 나란히하기 3) 한 팔과 한 다리를 동시에 대각선으로 쭉 뻗고 이후 동시에 몸통 방향으로 팔과 다리를 공처럼 동그랗게 말아오기 4) 양 팔을 앞으로 나란히하고 지탱하기가 있었다. 나는 최대한 많이 올리는 데 신경을 썼다. 허리가 아팠다. 수업이 끝난 후 허리가 아픈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질문했다. 강사는 동작의 핵심은 세운 다리의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고 반대 다리를 올리는 것은 거들 뿐이라고 했다. 나는 운동의 목적을 완전히 잃었던 것이다. 인생에서도 자꾸 핵심을 놓치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무시하고 사소한 것에 집착한다. 미쳐가고 있는걸까. 내 정신이 이상해지고 있는 것같다. 우선순위를 모르는 게 아니다. 알지만 하지 않는 것은 이성을 따르지 않고 감정을 따라서일까. 무엇이 중요한가? 무엇이 시급한가? 며칠 전 우선순위를 생각하지 않아서 좋은 기회를 놓쳤다. 다시는 오판하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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