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동숭아트센터

20111220 사진

by Chang

2004년 10월 28일 폰으로 찍은 사진



2011년 12월 20일 당시에 썼던 글.


동숭아트센터 영사실 옆. 예전에 촬영한 사진. 가끔씩 찾아보는 사진. 좋아서.



과거의 사진과 글을 서치하다 그리웠던 추억을 찾았다.


당시에 동숭아트센터 건물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나는 쉬는 시간마다 영사실 뒷문이 있던 건물 뒤로 오곤 했다. 시끌벅적한 대학로와 달리 동숭아트센터 건물 뒤는 다른 세상처럼 조용해서였다. 거기에 영사실의 열린 뒷문으로 들리는 상영 중인 영화 대사들을 듣는 것도 좋아서였다.


가끔은 영사실 뒷문을 열어놓은 채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영사 기사님을 볼 때도 있었다. 나는 그와 눈이 마주치지 않는 코너의 어딘가에 앉아, 아무도 없는 척 영사실에서 새어 나오는 영화 대사에 귀를 기울였다. 매번 몰래 영화 한 편을 훔쳐보는 느낌이었다.


그때의 기억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2004년도엔 영사 기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늦었을까? 모르겠다. 문득 당시에 여러 번 마주쳤던 영사 기사님에게 나도 영사 기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영사 기사님은 기분 좋게 웃었지만, 자기 같은 직업은 선택하지 말라고 조언했었다.


이래서 회빙환 컨셉의 웹소설이 유행하는 것 같다. 내가 만약 영사 기사가 됐다면, 지금 내 인생은 어떤 곡선을 그리고 있을까. 똑같이 번아웃을 느꼈을까? 상상하니 재밌다.




어제오늘 정신없는 하루였다.

집으로 가던 중 도로 침수를 마주하게 됐다. 침수된 도로 중앙엔 자동차 한 대가 멈춰 있었다. 침수된 도로를 지나려다 엔진이 멈춘 것 같았다. 무리해서 길을 지나려던 운전자들은 물에 잠겨 비상등만 깜빡이는 자동차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포기하고는 차를 돌려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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