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겨울날씨를 견디는 법
오늘처럼 날씨가 흐린 날이면, 이제는 쇠락한 관광지 호텔 수영장에서 가운의 도톰함을 느끼며 졸고 싶습니다.
물소리가 찰랑찰랑 들리고 두 세시간에 마다 겨우 한 명 정도 ‘첨벙’ 하고 들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곳.
가끔 사람이 들어갈 때면, 졸다 깨서 풀에 들어간 사람을 요리조리 뜯어보는 거죠.
나이는 몇 일까?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여기까지 온 이유는 무엇일까? 접영은 할 수 있을까? 에이 접영은 무리겠지… 등등
겨울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2월을 잘 마무리하고나선 신년 여행을 세워보려 합니다.
밋밋한 소설 몇 권 가지고, 들어도 질리지않는 60년대 재즈를 - 특히 모달 재즈들을 들어보는 거죠.
어찌보면 극적인 전개가 없는 책과 음악이 겨울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Miles Davis의 So What은 모달재즈로 대표되는 곡입니다. 화려했던 전개가 있는 비밥과 다르게 비슷한 음계로 변주되는 연주가 일품이에요.
듣다보면 넥타이 풀고, 심호흡하면서 푹신한 소파에 앉고 싶어지는 곡이죠. 한 손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가 있으면 더 좋구요. (아, 폴오스터 책도!)
퇴사를 하고나서 바뀌지 않는 건, 오전 근무시간입니다.
저는 오전에 가장 집중이 잘되는 타입이어서 신경쓰이는 일들은 오전으로 배치해놓곤 합니다.
오늘은 택배 분실 사고 처리건, 입고 관련 진행 건, 행사 진행관련 계약건등이 있습니다.
이리저리 전화를 돌리고, 전화를 기다리고, 이메일 쓰면서 오전 시간을 보냈습니다.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일도 병행해야하는데, 전 오후에는 그런 일이 잘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짧은 오전 시간을 잘 배분해야합니다.
이제는 커피 한 잔 들고, 고양이와 잠깐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털이 복실복실해서 피부에 닿으면 사라락~폭신 거리는 느낌이 있어요.
촉감에 첫 맛, 중간 맛, 끝 맛이 다 있다고 할까요?
이 친구는 커피 냄새를 싫어해서 커피를 마시고 얼굴을 들이대면, 두 손으로 제 얼굴을 힘껏 밀쳐낸답니다.
뭔가 그 의사표현이 귀엽기도하고 고맙기도합니다.
이제 잠깐 휴식을 끝내고 택배 물량을 점검하고 새로운 디자인 구상을 해 볼 생각입니다.
나른한 오후, 마저 힘내세요 :)
또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