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day & work

Mayo Daily

by 룬아

이런 것을 찍는다고 하니 남편은 프로페셔널하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런가? 브랜딩이니 비즈니스니 나름 '전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만한 단어들 사이에 일상 브이로그 같은 것이 끼어들 자리는 없는 걸까? 영상을 다 찍어놓고 나서도 다시 고민했다.

일상이란 뭘까? 내 일상의 반은 육아, 나머지 반은 일,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 빈틈없이 살림살이 같은 것이 껴있다. 써놓고 보니 그냥 다 일이다. 오늘도 원고 파일을 열어놓고는 은행 업무, 건강검진 문의, 쉬지 않고 키가 크는 아들의 2020FW 아이쇼핑 등을 해야 했다. 내가 설령 브이로그를 찍는다 해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커피라든가 차분하고 정갈하게 밥을 짓는 장면 같은 것은 끼어들 여지가 없다. 한참 전에 읽다만 책 내용을 다 까먹어서 다시 처음부터 훑어야 하는 시간마저도 사치인 것을.

그러면 프로페셔널은 뭘까? 정제된 것? 교육적인 것? 클라이언트 앞에서는 종종 그렇기도 하겠지만 멋있기만 한 프로는 없다. 옛날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지만, 옛날에는 있는 척 좀 했다면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아래에서는 다 피 튀기는 것을 안다. 그리고 그 수면 아래가 더 궁금한 쪽이다.


마요네즈는 손에 잡히는 채널이고 싶다. 추상적인 거 말고, 같이 커피 마시고 회사 뒷담화도 나누는 옆자리 대리님 이야기 같은 거. 작은 일이라도 어떻게 해나가는지, 일과 일상의 연결고리는 얼마나 느슨하고도 긴밀한지. 가르치는 거 말고 나누는 거.

결국 <마요 데일리>는 올라갔다. 댓글에는 귀여운 아들 얘기뿐이었고, 적나라하게 아들이 주인공이 되어버린 그것이 나의 요즘 day이자 work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삶의 모든 틈새에서 도사리고 있고 애지중지 작은 생명과 사는 나에게 집콕 외에는 답이 없다. 집콕하는 인터뷰어라니 속이 쓰리다.


여전히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유튜브를 선택한 것이 옳았을까. 움직이면 확신이 생길 줄 알았는데 반대로 고민이 커진다. 고민하다가 날려버리는 날도 있지만 하루 정도는 봐줄 수 있다. 답이 없는 고민을 끌어안고 그냥 계속 움직인다. 적어도 프리랜서 워킹맘으로서 나의 태도는 딱 그 정도 선이다.

https://youtu.be/35So52TrZ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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