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piphany

#28. 한 발짝 더 어른으로

by Da Hee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나와 맞지 않거나 좋지 않은 사람을 통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만났다고 해도, 그 인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는 쉽지 않았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좋은 사람이고 상대도 좋은 사람이라면,
설령 사이에 교묘한 사람이 끼어 있더라도 결국 비슷한 부류끼리는 통하게 되어 있다.

이 믿음 때문에 어색하고 억울한 상황 속에서도 내 본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모두가 나쁜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미 형성된 선입견을 깨는 일은 외롭고 지난한 과정이었다. 간혹 다행히도 오해가 풀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관계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채로 이어지면, 그 이후의 관계도 결코 대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나는 결국 깨달았다. 비즈니스와 같은 명확한 이익관계가 아닌 이상, 사람을 통해 또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조차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삶을 살아가며 원하지 않아도 나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이 나를 슬프게도 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성숙하게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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