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채널북스 Channel Books Apr 11. 2021

이렇게까지 멋질 줄이야! 천재야? 예언자야?

[독후감] 멋진 신세계 _ 올더스 헉슬리


인적으로 미래에 대한 번득이는 인사이트와 상상력을 가진 천재 작가로 쥘 베른을 꼽는다. 쥘 베른이 보여준 공상과학소설들은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창의적이다. 현대의 최첨단 우주항공 기술이 아직도 1860년대에 쓴 쥘 베른의 '지구에서 달까지'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예를 들어 유인 탐사선이 지구로 귀환할 때 바다로 착륙하는 '스플래시 다운'이나 역추진 분사 방식으로 달에 착륙할 때 충격을 줄이는 방식 등은 현대의 우주항공 기술자들이 쥘 베른의 소설을 보고 기술을 정리했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나에게는 비교 대상이 없는 원탑 One Top ! 상상력과 통찰력의 일인자였다!


그런데 이번에 막강한 라이벌을 만나게 되었다. 올더스 헉슬리. 그 유명한 '멋진 신세계'를 쓴 작가이다. 사실 '멋진 신세계'는 이번에 처음 읽었다. 그전에는 막연히 조지 오웰의 '1984'와 같이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소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조지 오웰의 1984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멋진 신세계는 그만 못할 거라는 근거 없는 생각에 딱히 읽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멋진 신세계

저자 올더스 헉슬리

출판 문예출판사

발매 2018.03.20.



조지 오웰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멋진 신세계'가 한 수 위다!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내가 좋아하는 '재미와 의미'가 들어있는 이야기다. 여운도 엄청나고 스토리 자체도 재미있다. 예전에 영화화된 적이 몇 번 있다고 하는데, 얼마 전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뜨고 있다는 NBC 방송국의 OTT 서비스 Peacock에서 만든 드라마가 볼만하다고 한다. 




멋진 신세계의 십자가 T




멋진 신세계는 2500년 경을 배경으로 한다. 기원은 서기 2500년 이 아니라, 포드력이다. 미국의 자동차 왕 포드가 신적 존재가 되어 그의 기원으로 연도를 측정한다. 예수님을 믿는 기독교는 세상에서 사라진지 오래이며, 십자가의 위 쪽을 잘라 T자 형태로 성호를 긋는다. 자동차의 대중화를 이룬 포드의 '모델 T'가 신세계의 새로운 십자가인 셈이다. 






인간



모든 인간은 공장에서 생산되며, 당연히 가족이나 부모의 개념은 없다. 인간은 가정을 이루지 않으면 1부 1처제를 기반으로 한 가정은 위험한 사상으로 취급받는다. 공장에서 유리병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당연히 부모님은 없다. 만들어질 때부터 계급이 정해져서 알파, 베타, 델타, 감마, 엡실론 등으로 만들어진다. 하위 계급은 일부러 키도 작고 머리도 좋지 않게 만들어 단순노동에 투입된다. 상위 계급은 태아 시기부터 하위 계급들을 싫어하고 무시하도록 세뇌를 받는다. 현대의 수저론을 이미 1900년대 초반 정립했다. 금수저, 흙수저처럼 알파 계급과 엡실론 계급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다. 





소마


멋진 신세계에는 '소마'라는 알약이 있다. 노동자들은 하루 업무가 끝나면 배급받는다. 알파 계급도 필요한 만큼 얼마든지 구해서 먹을 수 있다. 스트레스, 우울한, 피로, 두려움.. 어떠한 종류의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적당량을 먹으면 모든 부정적인 기분이 사라지고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다. 예상컨대 일종의 마약류 같은 느낌이다. 요즘 뉴스에 종종 나오는 프로포폴?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멋진 신세계의 인간들은 모두가 항상 행복하다. 어떤 스트레스도 소마가 해결해 주기 때문에 불행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늙지 않는다. 혈액, 호르몬 등을 끊임없이 새로 보충 받기 때문에 늙은 사람이 없다. 60 근처가 되면 그냥 툭하고 생명이 다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많은 독자들이 이 부분에서 '멋진 신세계'의 반어적 세계관을 잠시 잊고,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ㅎㅎ 40대, 50대, 60대가 되어도 주름 없는 피부, 풍성한 머리, 왕성한 체력과 스태미너.. 어라..솔깃하다...




셰익스피어


이런 현대 문명이 닿지 않는 야만인 보호구역이 있다. 청교도들이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가 인디언 보호구역을 설치하고 원주민들을 가두었듯이. 야만인 보호구역의 야만인들은 여전히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사랑을 하고 아기를 낳아 가정을 꾸린다. 엄마와 아빠가 있는 인간인 것이다. 예수님을 믿고, 셰익스피어를 읽는다. 고통과 고독을 알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뇌한다. 소마는 없지만 힘든 일이 있으면 독한 술로 달랜다. 물론 소마와는 다르게 숙취가 있다. 







입체적인 등장인물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버릴 캐릭터가 없다. 각각의 개성과 의미가 있기 때문에 모두 매력이 있다. 야만인 보호구역에서 자란 문명인 존, 고뇌하는 알파 계급 버나드, 엘리트 중의 엘리트 헬름홀츠, 인류의 비밀을 알고 있는 세계 총통 무스타파 몬드, 혼란스러운 매력녀 레니나. 정말 영화나 드라마로 제대로 만들면 너무 재미있는 시리즈가 될 것 같다. 


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너무 많은 소설이다. 그래서 그냥 여기서 딱 끝내기로 했다. 잠시 흥분해서 너무 많은 스포를 해버렸다. 이래서는 안되는 책이다. 무조건 읽어보시기를 강력 초강력 추천한다!! 드라마는 제발 책으로 읽으신 후에 보시면 좋겠다. 드라마를 먼저 보면 책이 주는 최대치의 재미를 잃게 될 것이다. 



EVERYONE HAPPY NOW 

모든 사람은 이제 행복하다. 



Brave New World에서는 

모든 사람은 모든 사람의 소유다.



호기심이 생긴다면 당장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내가 느낀 이 재미와 의미를 정말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머리가 띵! 한 대작이다. 



이런 명작을 만나려면??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아니면


책책책 책을 들읍시다!!!




작가의 이전글 [독후감] 가재가 노래하는 곳_델리아 오언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