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

-그냥 여행 말고 자존감 여행 #7 [ 천리포 수목원- 충남 태안군]

by 이주현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랑이 있다. 남녀가 만나서 하는 사랑,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구 사이의 우정을 뛰어넘는 사랑, 스승과 제자의 사랑, 스타와 팬의 사랑 등 관계가 존재하는 곳에 언제든 자리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이다.

사랑 때문에 아프다고도 하지만, 그게 어디 사랑 때문만 일까? 우리가 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다른 것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이다. 아직 삶의 깊이가 깊지 않아 감히 모든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돌이켜보면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이 집착, 욕심과 질투였던 때에 많이 아팠었다. 이미 사랑이 떠난 자리에 또는 사랑이 잠시 길을 잃은 때에 자리 잡은 다른 것들이 나를 아프게 했던 것이다.


사랑이라는 그 위대한 힘을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우리를 일으키는 힘이고 우리를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우리가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게 하는 힘 중 하나가 사랑임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사랑을 담은 눈가에 어린 빛을 서른다섯 개의 빛으로 이야기 한 시인이 있다. 그 시인의 시집 출간을 돕기 위한 작업을 할 때 찾아갔던 곳이 있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여행지이다.


<그곳에서 만'나'> 자존감 여행의 일곱 번째 '그곳'은


충남 태안군에 있는 '천리포 수목원'이다.


<작은 오솔길이 사랑스럽다>

이곳을 처음 방문하던 날. 내가 그날 마음으로 느낄 감정에 대해서는 예상하지 못했다. 다만 이곳을 만든 설립자의 뭉클한 사랑에 이끌려 발길을 향했다.


이곳의 창립자 민병갈(1979년 귀화)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사람이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아닌 한국의 자연을 더 사랑해서 삶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드는 것에 힘을 쏟은 이야기는 듣게 되었다. 이곳에 대한 사랑이 그의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힘이었을까? 하는 생각에 이곳에 들어서기 전부터 마음이 뜨거웠다.





<아름다운 연못>



수목원에 들어서 눈을 돌리면 신기하게 곳곳에서 사랑이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시간 얼마나 큰 노력으로 이곳을 일구어 갔을지가 느껴진다.


설립자의 남다른 사랑을 느껴서였을까? 눈길이 닿는 곳곳에 사랑이 묻어난다.











자신의 생애를 바쳐 식물들에게는 안전한 생의 터전을 만들어 주고 수없이 많은 연구와 교육으로 나라를 위한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수목원의 규모보다는 다양한 종이 살아가는 수목원으로 가꾸어 나간 결과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지정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수목원에 들어서서 곳곳으로 눈을 돌리면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뭔가 모를 뭉클함이 수목원을 걷고 있는 나를 감싸 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예쁘고 사랑스러운 연못>


작은 연못 주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식물들에게서도 따스한 사랑의 기온이 느껴진다.

눈이 닿는 곳 모든 곳에서 사랑이 드러난다.







<사랑의 땅에 자라는 식물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바라보는 이의 눈에 그 사랑의 빛이 어린다. 이곳을 찾게 된 계기도 서른다섯 개의 사랑빛을 노래 한 오창석 시인의 시집 출간을 준비하면서 였다.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의 눈가에 어린 사랑빛을 이야기 한 시인처럼 민병갈의 눈에 비친 이곳의 사랑빛은 무엇이었을까? 헤아려 본다.









<3년 전 초가을 천리포 수목원의 목련>


한 아름의 목련, 당신에게

오 창 석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드밝게 드밝게

스스로를 사르는

한 아름의 목련 같은 불빛


당신에게 나는

나는 당신에게......



두 팔 가득 벌려 안은 사랑은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불빛으로 번져간다. 천리포 수목원에서 만난 목련도 그런 빛을 내는 것 같았다.

한 사람의 스스로를 사르는 불빛 같은 사랑이 그의 삶을 이곳으로 안내했고, 이곳에 전해진 사랑이 이제 다시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다.



<서해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바닷가에 인접한 수목원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풍경은 반대편으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수목원을 등지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설립자 민병갈 선생님의 말씀이 눈에 들어온다.


"나는 300년 뒤를 보고 수목원 사업을 시작했다. 나의 미완성 사업이 내가 죽은 뒤에도 계속 이어져, 내가 제2조국으로 삼은 우리나라에 값진 선물로 남기를 바란다."


가슴 한 구석에서 무엇인가 뜨겁게 펴져나가는 느낌이다. 사랑이다. 아주 따뜻한 사랑이다. 그 사랑이 이끈 삶이 이제 우리에게 선물이 되어 도착한 것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쉴 수 있다>


수목원을 왼편으로 하고 오른편의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걸어 내려오다 보면 앉아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의자가 있다. 그곳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이곳에 한국의 자연에 대한 사랑을 시작으로 아름다운 정원을 일구었을 설립자의 마음을 다시 한번 만나본다.


척박한 바닷가의 땅을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탈바꿈시키기까지의 고단한 노력이 느껴진다. 그리고 존엄한 자연의 생명과 인간이 함께 할 수 곳을 선물로 남긴 그의 사랑이 담긴 삶에 감사를 표해 본다.






<예쁜 사진으로 기록될 포토존>

이곳을 산책하는 내내 나는 곳곳에서 커다란 사랑을 느낀다. 예쁜 꽃과 나무는 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그곳을 지나는 내내 나를 따뜻하게 감싸 안은 것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


이곳에서 내내 받은 사랑이었다. 귀한 사랑. 우리에게 보물로 남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을 담아 일구었을 땅에서 사랑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를 사랑함에 있어, 무엇을 사랑함에 있어, 더욱이 나 자신을 사랑함에 있어 있는 그대로의 마음껏 사랑을 하기로 한다.

그 사람을 위해 주는 사랑, 그것을 위해 하는 사랑, 나 자신을 위해 하는 있는 그대로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이 나의 삶을 이끄는 힘이 되기를 바라본다.


잘 지내고 있던 당신의 일상에 문득, 사랑 한 아름이 필요한 날에 '그곳'으로 향하면 좋겠다.

아름다운 그곳에서 산책하는 내내 사랑을 가득 느끼면서, 바다가 보이는 의자에 앉아서 우리를 그리고 '나'를 살게 하는 사랑을 만나봤으면 한다.



사랑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어요.


그곳에서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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