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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Jun 27. 2018

배고픈 순례자의 길

포르투 최고 맛집을 찾아

안녕, 여러분 에디터H다. 포르투에서 한 달 살기를 마치고 서울에 돌아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비슷비슷한 질문을 여럿 받았다. 그중 하나가 “음식은 맛있어요?”라는 거였다. 대답은 망설일 것 없이 Sim! 포르투는 혓바닥이 벅차오르는 먹방의 도시였다. 질 좋은 식재료와 저렴한 물가, 때깔 좋은 해산물! 이국적인 메뉴판 속에서 끝없는 식도락이 펼쳐지는 곳이다.


이번 디에디트의 프로젝트에 감명받아 포르투갈 여행을 도모하는 이들이 많다고 들었다. 내가 사랑하는 항구 도시에 방문할지도 모르는 여러분을 위해 엄선된 맛집 리스트를 모았다.


간신히 짬을 내 떠난 유럽 여행에서 맛없는 식당을 고르는 것만큼 슬픈 일이 있을까. 이제 나를 믿고 이 리스트를 성지순례하시길. 현지인의 추천도 받았고, 네이버 블로그의 도움도 받았으며, 우연히 찾은 곳도 있다. 확실한 건 모두 2회 이상 방문했을 만큼 맛있는 레스토랑이라는 것.


A Grade
R. de São Nicolau 9, 4050-561 Porto


포르투 최고 번화가인 히베이라 광장 뒷골목에 위치한 레스토랑이다. 아주 좁고 가파른 골목길 가운데 위치해 도루강은 보이지 않지만 나름대로 운치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해물밥이나 문어 튀김도 수준급이지만, 이곳에서 꼭 먹어야 할 요리는 문어 샐러드. 메뉴판에 없으니 ‘Polvo em molho verde’를 달라고 요청하자.



이 요리는 부드럽게 익힌 문어를 올리브오일에 무쳐주는 일종의 애피타이저다. 새콤하고 산뜻한 맛이 일품. 솔직히 포르투에서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다. 가격은 한 그릇에 고작 4유로. 에디터M과 나는 두 그릇씩 시켜 먹곤 했다. 화이트 와인과 문어 샐러드를 함께 먹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 긍정이 꽃피어 오른다. 에디터M이 아이폰X을 소매치기당했던 밤에 처음 왔었는데 이걸 먹고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을 정도. 덧붙이자면 가게 이름을 라벨에 붙여 판매하는 하우스 와인을 꼭 마셔보자. 스파클링이나 그린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된다. 우리는 처음 방문했던 날 와인을 3병이나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갔다. 와인 1병에 10유로.


Solar Moinho de Vento
R. de Sá de Noronha 81, 4050-158 Porto



우리가 ‘빨간집’이라고 부르던 레스토랑. 언덕 위에 위치했는데 이 근처에 근사한 레스토랑이 꽤 많다. 예약을 하고 가면 아늑한 2층 자리를 잡을 수 있다. 여기선 한국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현지인들이 느긋한 디너를 즐기는 곳. 서비스나 맛도 좋았지만,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다만 메뉴 주문부터 음식 서빙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정말 길다.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방문하는 게 좋겠다.



여기서 먹은 모든 요리가 만족스러웠다. 고기 메뉴도, 밥이나 문어 튀김도 훌륭하다. 심지어 식전빵도 남다르게 맛있었을 정도다. 호박잼과 세 종류의 치즈를 크래커에 올려 먹는 애피타이저를 주문했는데, 에디터 기은은 이날의 베스트 메뉴로 꼽았다. 와인 안주로 최고였다.



분위기에 취한 나머지 실수로(?) 모엣샹동을 주문했던 게 이 레스토랑에서의 작은 에피소드다. 모엣샹동 한 병이 고작 45유로. 이때를 생각하면 다시 포르투로 돌아가고 싶어진다.


Reitoria
R. de Sá de Noronha 33, 4050-159 Porto



호스트의 추천으로 방문했던 곳. 포르투갈 현지 음식에 질릴 때쯤 가면 좋다. 스테이크가 끝내준다. 개인적으론 시카고 최고의 맛집이라 불리는 깁슨 스테이크 뺨치는 맛이었다. 다만 평균적인 포르투의 레스토랑보다는 가격대가 훨씬 높은 편이다. 음식 양도 그리 많지 않다.



스테이크가 메인이지만 다른 메뉴의 퀄리티도 대단하다. 함께 주문했던 트러플 버섯 리조또의 진한 풍미가 인상적이었다. 식재료를 아낌없이 썼다는 느낌.



에피타이저로 수란을 올린 아스파라거스를 선택했는데 다시 떠올려도 기분 좋을 만큼 맛있었다. 오죽하면 포르투를 떠나기 전 날 마지막 만찬으로 이곳을 다시 찾았을까. 분위기도 상당히 고급스럽고, 아이패드에서 마치 게임을 하듯 자신의 취향을 입력하면, 적당한 와인을 추천해주는 현대적인 서비스도 즐거웠다.


Casa Guedes
Praça dos Poveiros 130, 4000-098 Porto



집근처 공원 앞에 있던 샌드위치 집. 정말 허름한 가게였는데 점심마다 사람들로 붐빈다.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샌드위치를 사는 진풍경을 보며 “저긴 대체 뭘까…”하고 생각했었다. 알고 보니 굉장히 유명한 고기 샌드위치 집이었던 것.



투박한 빵 사이에 돼지고기 바비큐를 잔뜩 껴준다. 치즈나 하몽을 추가할 수도 있다. 이 고기가 상당히 한국적인 맛이다. 돼지고기 장조림 같기도 하고 족발의 살코기 같기도 하다. 양념이 적절하게 배어든 고기와 빵을 베어 물면 밥과 고기를 함께 먹는 것처럼 밸런스가 좋다. 먹을 때 육즙과 양념이 줄즐 흘러내리니 조심해야 한다.



대체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단골손님 포스로 앉아있지만, 젊은 손님도 많다. 한국으로 치면 하동관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다. 여행 중에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싶을 때 들러보시길. 샌드위치만 먹기 퍽퍽하다면, 슴슴한 양배추 수프를 함께 주문하는 것도 좋다.


17th Restaurant & Bar



카페에서 만난 현지인이 추천해준 레스토랑이다. 우리가 한 달을 머문다는 말에 야경이 좋은 스팟을 여러 곳 알려줬다. 영수증 뒷장에 적어준 그의 메모는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가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 일러준 루프탑 레스토랑이다. 꽤 고급스러운 호텔 17층에 위치한 곳이었다. 



미리 예약한 덕분에 뷰가 가장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포르투의 오렌지색 지붕이 한눈에 내다보이는데 그 풍경이 정말 너무너무 아름답더라. 이 도시엔 이렇게 높은 빌딩이 드물기 때문에 이 풍경을 독점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전망만 좋은 것이 아니라 음식도 좋았다. 호텔 레스토랑다운 차분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고 말이다. ‘오늘은 즐기는 날이다!’ 라는 모토로 뽀지게 주문하고, 뽀지게 먹었다. 심지어 이 분위기에 비하면 가격도 나쁘지 않다.


Restaurante Mar Norte
R. de Mouzinho da Silveira 95, 4050-253 Porto



보너스로 소개하는 차이니즈 레스토랑. 포르투에는 한식당이 없다. 그래서 심리적 허기를 달래고 싶을 때마다 중국 요리를 찾았다. 결과는 대성공. 이상하게 유럽에서 먹은 차이니즈는 늘 맛있었다. 가격은 상상 초월하게 저렴하다. 볶음 국수와 새우 요리, 볶음밥, 스프 등을 골고루 시켜 나눠 먹으면 꿀맛.



심지어 칭따오도 팔고 있더라. 와인에 익숙해진 목에 강한 탄산을 밀어 넣으며 갈증을 해소해본다. 더 이상은 문어와 감자를 못 먹겠다! 하는 날에는 조잡한 인테리어에 겁먹지 말고 들어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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