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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에디트 Oct 17. 2016

코코넛오일로 치약을 만들어보자

정말 간단하다! 

저울과 난 요즘 권태기다. 내 삶은 고달픈데, 왜 살은 자꾸만 찌나요. 내가 얼마나 더 무거워졌는지 알고 싶지 않아. 저울아, 우리 잠깐 시간을 갖는 게 좋겠어. 이렇게 되도록 멀리멀리 저울을 피해 다니고 있는 나에게 어느날 수상한 제품이 나타났다. 누구냐 넌.


이 녀석은 랩스홈의 슬림형 주방 저울이다. 정확한 모델명은 EK2510. 두 다리를 얌전하게 오므리면 저울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날씬하고, 무게도 가볍다. 2015년 독일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휴대성과 편리성 등을 인정받아 ‘혁신 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최대 측정 가능 용량 1kg, 이 세련된 저울로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천연치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내가 치약을 좀 좋아하거든. 해외에 나갈 때마다 그 나라의 대표적인 치약을 하나씩 수집하는것이 나의 소소한 취미중 하나다. 얼마전 온 나라가 치약 성분때문에 들썩이지 않았는가. 내 입안에 들어가는 건데, 믿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보자.


준비물은 어찌나 간단한지. 필요한 건 코코넛 오일과 베이킹소다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코코넛 오일과 베이킹소다를 똑같이 5:5 비율로 넣어야 한다는 것. 저울은 이럴때 유용하다.


일단 랩스홈 주방형 슬림 저울을 평평한 곳에 올려둔 후, 오른쪽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고 그릇을 올린다. 다시 버튼을 누르면 짠! 저울의 눈금이 0으로 바뀐다. 그릇의 무게를 따로 빼는 복잡한 계산 없이 손쉽게 재료의 무게만 잴 수 있다.


이 저울의 좋은 점은, 아주 쉽게 영점 조절이 가능하다는 거다. 그것도 계속 계속. 덕분에 일이 쉬워졌다. 코코넛 오일 50g을 그릇에 담고 버튼을 눌러 저울의 눈금을 다시 0으로 만든다. 다시 시작! 여기에 베이킹 소다를 저울의 눈금이 50g 될 때까지 넣어준다. 역시 사람은 도구가 있어야 해.


자, 이제 거의 끝났다. 둘을 잘 섞기만 하면 끝이다. 세상에 치약을 만드는 게 이렇게 쉬울 줄이야. 좀 싱거울 정돈데?


이제 용기에 옮겨 담아보자. 그냥은 심심하니까 귀여운 스티커도 붙여주자.


그래서 치약은 어땠냐고?  짜다 짜. 코코넛 오일 향이 나는 죽염으로 양치를 하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양치를 하고 나니 이상할 정도로 개운하다. 짜고 거품도 안 나서 이게 정말 닦이는 건가 싶긴 하다. 하지만 치약의 짠맛이 가시고 나면, 입안엔 미세한 코코넛 향과 함께 개운한 기운이 돈다. 일반적인 치약의 다소 인위적인 개운함과는 다른 느낌. 이 느낌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러니까, 기존의 치약이 텁텁한 입에 박하사탕을 먹어서 억지로 개운한척 하는 느낌이라면, 코코넛오일 치약은 자연스럽게 개운하달까? 아무튼 첫 사용 이후 꽤 만족스러워서 파우치에 넣고 다니고 있다. 너 성공.


자, 이게 치약 리뷰가 아니라 저울 리뷰 라는 걸 상기해야지. 정신을 차리고 저울로 다시 돌아가자. 이 저울엔 사용자의 편의를 위한 깨알같은 기능들이 숨어있다. 검은 버튼을 5초 정도 누르면, mL 같은 미터단위가 아닌 파운드 단위로 표시된다. 또한 LCD표시 값이 0이거나 2분 동안 표시된 값의 변동이 없는 경우 전원이 자동으로 차단된다. 이 스마트한 저울의 가격은 3만 1,500원.

 

저울이 생기니 세상의 모든 것을 재보고 싶어진다. 내 팔자엔 없는 거라고 생각했던 베이킹도 도전해보고 싶어졌다. 베이킹은 초보니까 오븐 없이 맛있는 초코 케이크를 구웠다. 맛있게 됐나구? 궁금한 사람들은 영상을 확인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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