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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희 Apr 14. 2017

어떻게든 쓸모를 찾아낼 것

의미없는 일은 있는가

1.

그리도 생각이 많은 내가, 가끔 한 가지 생각에 휩싸일 때가 있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이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많은 것들이 멈춘다. 하던 일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며 하기가 싫어진다. 그때부터 무의미함과의 싸움이 시작되는 거다. '일이 많은 것'보다 참기 힘든 게 '일이 무의미한 것' 아니겠는가.


2.

"칼 세이건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전제를 통해 이 우주가 이처럼 광활한 까닭은 어딘가에 우리와 같은 인류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에 무의미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 세상은 온통 읽혀지기를, 들려지기를, 보여지기를 기다리는 것들 천지였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p141)


책을 읽다 이 문장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특히 전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전제가 없다면 뒤 문장들은 다 의미가 없게 되는구나. 반대로 전제가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분명 있다'라고 바뀌면 정말 많은 것들은 쓸모 없어지겠구나. 어쩌면 나는 후자의 전제를 가지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전제 때문에 가끔 '무의미함과의 싸움'을 시작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참을수없는무의미함과의싸움


3.

그렇다면 내가 바꿔야 할 것은 '일의 쓸모'가 아니라 '생각의 전제'가 아닐까.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전제를 가진다면 무의미함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전제가참인지증명하는법아시는분


4.

무언가가 쓸모없다고 결론 내리는 건 참 편하다. 반대로 무언가의 쓸모를 기어코 찾아내는 건 참 번거롭다. 왠지 내 시간을 "쓸 데 없는" 곳에 낭비하는 느낌이 들기까지 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복잡해질수록 상황은 달라진다. 어떤 게 쓸모 있고 어떤 게 쓸모없는지 고민하는 데, 내가 쓸모 있다고 판단한 것이 행여나 쓸모없는 것은 아닌가 고민하는 데 쓸 데 없이 많은 시간을 쏟게 된다. 어쩌면 모호한 쓸모의 기준으로 일일이 쓸모를 가려내느니, 어떻게든 쓸모를 찾아내는 편이 궁극적으로는 더 편한 방법일지도.


#숨은쓸모찾기 #숨바꼭질그만하고나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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