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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엘 Feb 03. 2021

전세 인테리어 - 믿고 맡기면 후회하는 소소한 것들

 

믿고 맡기는 편입니다. 어련히 알아서 잘해주겠지라고 생각하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세 이사를 하며 정말 한숨을 푹푹 쉬었습니다. 몰라서 못하고, 잘해주겠지 믿어서 챙기지 못했던 수많은 허점들을 보며 왕초보의 왕초짜임을 절실히 느끼고 정리해봅니다. 이번에는 호구였지만,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결심도 함께요.


인테리어는 아니 심지어 도배장판만이라도, 이건 담당자가 누구냐에 따라 진짜 천차만별의 결과를 가져오는 걸 이사 2번 만에 깨달았습니다. 그냥 믿고 맡기면 잘해주겠지.라는 생각은 인테리어 할 때 절대 버려야 한다는 진리를 전 왜 이제야 알았을까요? 내가 디테일 오브 디테일의 왕이 되어야만 그래도 살기에 편한 집이 완성되고 그래야만 인테리어 업체에서 그냥 자꾸 넘어가려는 하나하나를 당당히 요청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공사가 끝난 집에 들어가 보고 알았습니다. 알아서 잘해주는 업체는 생각보다 만나기 힘들고,  '고객님, 이건 이렇게 척척척해드리겠습니다'를 기대했던 저는 업체 선정을 잘 못했던 것일까요? 제가 무지했던 것일까요? 아마도 후자인 것만 같습니다.



전셋집 인테리어를 정말 간단하게 진행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아! 나는 집은 못 짓겠구나"! 아파트 하나 도배장판 보수를 하는데 이렇게나 허술해서 큰집을 어떻게 설계하고 세부적으로 하나하나 새로 만들지?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회사를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되어 놓은 집에 가서 결과를 휘리릭 확인해버린 제 자신을 후회합니다. 전세 인테리어. 그 간단하게 진행하는 부분에서도 챙겨야 하는 소소하고 지극히 디테일한 부분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혹시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다만, 요즘 새로운 신축 아파트는 상황이 다릅니다. 30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인 점 그리고 전세 인테리어인 점은 함께 참고 드립니다. 아주 살짝살짝 아쉬운 뼈아픈 결과물을 공유합니다.)  


1. 장판 - 장판이 오래되어 두세 겹 겹쳐있고, 장판 컬러를 선택할 때, 장판의 마무리까지 그냥 믿고 맡기면 안 되는 대표적인 아이템이자 신경 쓰기 시작하면 끝도 없는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한 번을 깔면 몇 년은 잘 사용할 수 있고, 오래된 아파트도 새 아파트처럼 변신시켜주는 효자 템이니 더욱 꼼꼼하게 내 마음에 들게 확인해야 하는 몇 가지 내용들.

  

1) 장판 컬러 선택 시 기존 걸레받이 컬러 확인

 - 전세로 살면서 장판이 너무 낙후되어서 화사하게 변경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너무 화사하게 화이트에 가까운 나무목으로 결정하고 시공 후 왔더니. 거실 걸레받이는 오크 컬러. 냐하하하. 하얀 벽지 하얀 장판 사이에 껴서 저걸 어쩌지? 아차 싶습니다. 그나마 가구들로 가리니 눈에 많이 가려져서 다행이네 라고 살고 있다. 화이트 벽지가 차르르 바닥으로 연결되는 화이트 인테리어 포기했습니다. 내 집이 아니니까 괜찮아라고 하기엔 아쉬움이 커집니다.


2) 장판 아래 바닥상태 & 누수 확인 함께!  

- 장판을 열어보면 바닥의 울퉁불퉁 깨진 부분까지 심한 부분은 보강해달라고 말해야 합니다. 말 안 하면 그냥 덮어버리는 대표적인 부분이더라고요. 도배 끝나고 따라다니면서 하나씩 발로 밟아 확인했고, 그래도 이건 사전에 체크해서 잘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대부분 다 해주는데 그래도 믿으면 안 되니 꼭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 이번 전셋집에선, 방 장판을 들었더니 곰팡이와 약간의 냄새가 났어요. 정말 미세하게 아주 조금씩 누수가 되고 있었고, 이를 장판 깔기 전에 잡았지요. 장판 아래 부분 모두 확인 이사하고 이거 다시 하려면 고난이 길어집니다.  


3) 방 장판 교체의 마무리 방법 사전 확인

- 방 장판은 그냥 믿고 맡기면 업체가 편한 방법으로 해버립니다. 오래된 전세 아파트에는 대부분 걸레받이가 없어서, 방바닥에서 벽으로 이어지는 곳에 마지막 처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해 확인해야 합니다. 방바닥 장판을 그대로 가져와서 접고 꺾어 올리기 , 노본이라는 장판 느낌의 띠를 두를지, 아니면 걸레받이를 달을지 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아차 싶어서 아침에 노본으로 하고 싶다고 전화를 드렸더니 꺾어 올리려고 했다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꺾어 올리는 것보다 노본으로 띠를 둘러 마무리하는 게 좋아서, 다시 요청했습니다. 노본 추가는 대부분 비용 추가 없이 해주시는 부분도 확인 함께 드려요


그리고 하나더, 걸레받이가 있다면 아래 실리콘 마무리를 하고, 문턱앞쪽에 장판사이 실리콘 작업을 하게 됩니다. 자세히 보았더니 여기에도 먼지나 기타 부스러기들이 실리콘안에 묻어 있어 닦이지도 않는 상황이 되었어요. 실리콘 작업 마무리 먼지 안들어가게 깔끔하게 해주셔야 해요. 라고 말하지 못했네요. 물론 사전에 몰랐지요


2. 도배 -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그래도 한번 사전에 마무리 칼질 깔끔하게 해 주세요 라고 말하고 안 하고는 너무나 다르네요. 전체적으로 도배는 너무 잘 되었습니다. 솜씨 좋으신 분이 칼처럼 작업을 해서 깔끔하기 그지없었지요. 하지만.. 몰딩과 창틀 옆 도배 벽지의 끝이 울퉁불퉁 이건 분명 칼날이 무딘 칼을 써서 자른 것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깔꼼 하게 싹 잘라지지 않고 끝이 지저분하게 그렇게 울퉁불퉁하게 잘렸네요. 꼭 몰딩과 도배지 끝에는 싹 잘라달라고. 마무리까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 준비를 하다 보이는 도배 마무리가 아주 신경이 쓰입니다.


3. 조명 교체  전세 인테리어를 하면서 한 번에 싹~ 교체를 전체적으로 다 LED로 했습니다 와트나 밝기 필요한 사이즈 이런 건 미리 확인하고 디자인도 확인을 다 했습니다만,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부분인데 업체에서는 제게 역시 확인도 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1) 설치 방향 미리 협의: 새롭게 예쁜 2구 조명을 식탁을 세로로 놓는 위치에 2구 식탁등이 가로로 길게 달아져 있더라고요. 다시 조정했더니 도배에 구멍이 뚫려 땜빵을 했습니다. 네 미리 확인하지 못한 제 잘못인 것만 같습니다.

2) 주방등과 상부장 사이 간격 - 이건 기본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뭐. 이것도 역시 제가 디테일하게 못 봐서 인 것만 같습니다. 상부장을 열면 주방등과 살짝 부딪히게 달려있습니다. 정말 1cm만 뒤로 달았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또 그냥 그렇게 달려있네요. 급하게 양념을 꺼낼 때마다 덜거덕덜거덕 거립니다. 하. 미련한 디테일.


4. 콘센트 관련 & 케이블 선 등등  

1) 콘센트 케이스 교체 시 케이스 두께 확인  & 전기선 미리 빼놓기 - 이번엔 케이스까지 다 싹~ 바꾸면서, 그냥 믿고 맡겼지요. 하지만. 또 보는 순간. 케이스 디자인 컬러, 두께 등 스위치 콘센트 커버 케이스까지도 사전에 확인을 해야 하는구나 뒤늦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삿날. 가구가 들어갈 벽에 콘센트 케이스가 두껍게 있어 벽과 벽 사이 간격이 생기고 그 간격으로 인해 넣는 위치의 수치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예상도 못했던.. 생각도 못했던 일입니다. 더 미리 생각했으면 가구 뒤로 들어가는 전기 콘센트는 케이스 없이 선만 빼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몰랐네요.   

2) 실리콘 정리하기- 주방이나 화장실에 실리콘 마무리되어 있는 부분은 다시 한번 정리하고 실리콘 새롭게 발라달라고 확인하면 좋습니다. 이사 오기 전 마지막 기회이니 실리콘 줄눈 새로 해야 하는 부분은 적은 비용으로 마무리해주시면 2년을 짧게 살아도 깔끔하게 살아서 좋다는 생각을 했네요.


5. 입주 청소 - 깨끗하게 잘해주세요.라고 말해버리는 대표적인 항목(?)입니다. 그 깨끗의 기준이 가장 다른 게 입주 청소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만족하는 업체에서 정말 유리창, 싱크대, 베란다 창문까지 다 싹 해주셔서 만족스러웠지만, 욕실 배수구 안, 주방 배수구 안은 창고 벽 곰팡이 처리, 등등이 아쉬웠답니다.

주방 후드/ 싱크대 기름때 전체적으로 하고 현관의 지저분함, 화장실의 오래되어 노랗게 돼버린 실리콘 삭제 등등 집 상태에 따라 사전에 청소 목록을 미리 요청해야 합니다.


전세 초보 이사 초보 인테리어 왕초보가 결론적으로 또 깨달은 점은 알아서 잘해주는.. 업체를 만나기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특히, 동네에서 몇 년간 오래 하신 인테리어 집의 디테일을 기대하는 건 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이왕 돈을 쓰고 인테리어를 하려면, 내가 꼼꼼하게 확인을 해야 하고 내가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우칩니다. 다시 고쳐주세요 하기에는 너무 소소한 것들입니다. 사전에 확인만 했더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 소소한 것들


다음번엔 더 잘하기를... 아니 이사를 이제 그만하기를 기대하며 ^^




워킹맘의 나누고 싶은 그림 하나


MR DOODLE(Sam Cox)  > @mrdoodle - 낙서를 통해 작품을 만드는 일명 두들링 아트(doodling art)의 대표적인 아티스트입니다. 마커 하나를 들고 흑백의 선들로 완성되는 팝아트적인 작품들이 벽 하나를 가득 채우고, 방하나를 채우며 완성되어가는 작품들을 그냥 멍하게 바라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불멍, 물멍이 있다면 아마 두들멍? 정도로 표현하면 될지 싶네요. 선하나 점하나 일정한 간격에 그려지며 빼곡하게 채운 선들. 선이 패턴이 되고 모여 작품이 되는 과정과 그려진 그림들이 새롭고 또 디테일의 끝판왕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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