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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Oct 10. 2020

정신과는 언제 찾아가야 하는가?

정신과는 언제 찾아가야 하는가에 대하여 많은 글이 있습니다.  

그런데 의사들은 확실하게 말하는 것을 무서워하고, 이야기가 너무 학술적으로 빠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글을 봐도 좀 뜬구름 잡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직관적으로 써보겠습니다. 

1->2->3->4 순서대로 체로 거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 생각/기분/행동으로 스스로가 괴로울 때 

인간은 어떤 자극이 들어오면 -> 생각을 하고 -> 그로 인해 기분이 변하고 -> 반응하는 행동을 합니다.  

정신과 질환은 거의 대부분 이 생각/기분/행동으로 증상이 나타나지요.  

생각은 예를 들면 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든다거나, 계속 그 생각을 놓지 못 한다거나, 남들이 이상하다고 하는 생각에 대한 믿음이 버려지지 않는다거나 하는 것이 있구요.  

기분은 너무 우울하거나, 불안하거나, 들뜨는 것이 있습니다.  

행동은 충동조절이 어렵거나, 반대로 너무 조절해버려서 아무것도 못하거나 하지요.  

이 세가지는 정도에 따라서는 정상적인 반응이거나, 병의 범주는 아닌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본인이 괴롭다고 느끼면! 그건 대부분 도움이 필요합니다. 

특히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거의 100%입니다. 

이런 경우는 일단 대형병원까지 가야할 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일단 집 근처 의원을 먼저 가 보시고, 그 말을 따르시면 됩니다.    


2. 정신과적 증상이 신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때 

정신과인데 신체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다만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정도 생물교과서에도 뇌-신경-신체조직으로 연결되는 것은 보셨을 것입니다. 

이 뇌-신경-조직을 관통하는 축을 따라서 정신과적 증상이 신체조직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대부분 마음을 바꾸고, 쉰다고 나아지지를 않는 수준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과학적 사실은 어려우니 제껴두고, 알기 쉽게 표현을 하자면, 

정신과 질환은 스트레스가 서서히 쌓여서 뇌/신경이 이미 지칠대로 지친 다음에야 증상이 터져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증상이 심해지고 심해지면 신경을 따라 신체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지요.  

대표적을 불면/식욕저하/폭식/두근거림/흉부압박감 등이 있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정신과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약물이 필요한 수준입니다.  

이런 경우는 검사 장비가 있는 대형병원 정신과를 먼저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3. 젊은 분이 (30대 이하) 여러 의미로 성장을 방해받고 있다고 느낄 때 

요건 더 애매합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대이다보니... 그래도 이야기를 해 보자면, 

저는 인간을 끊임 없이 성장하는 존재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특히 30대 이하는 그 성장폭이 상당히 큽니다.  

그래서 매일이 다르죠. 괄목상대/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도 그래서 있겠구요.  

그런데 내가 성장을 방해 받고 있다. (도전을 못 하겠다. 유지하기가 어렵다.) 

라고 느낀다면 그 때는 도움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유는 다양하게 있겠지요.) 

이 때 시기를 놓치면 그 성장분을 놓치게 되고, 나중에 그것을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내 성장이 방해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쯤이면 사실 - 이미 많이 와버린 경우가 많지요.  

1, 2번에서 안 걸러지고 3번에 도달하신 분이라면 이건 거의 성격(인격) 문제라고 표현되는 부분입니다.  

아니면 성인 ADHD랑 망상장애 정도가 안 걸러진 것이라고 봐야하지요. 

이 부분은 면담 위주로 진행되는 치료가 필요합니다. 돈도 상당히 들지요. (약보다 면담이 더 비싼 치료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면담 위주를 표방하는 의원이나, 한국정신분석학회 회원이신 선생님을 찾아가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4. 친구나 가족이 진지하게 정신과에 가자고 할 때 

이건... 안타깝지만 대부분 맞습니다.  

정신과는 특이하게 '병식'이라고 하는, 내가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인식을 못하게 하는 병이 많습니다.  

그래서 안 좋은 상태인데도 정신과 의사를 찾지 않지요.  

그걸 악화시키는 것은 '낙인'이라고 해서 정신과에 대한 편견입니다.  

정신병자라는 말 자체가 모욕으로 통한다는 것이, 바로 그 편견을 반영하지요.  

그런데 본인을 아껴주는 친구나 가족이, 진지하게 정신과에 가자고 한다는 것은 그 낙인에도 불구하고 정말 필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사려깊은 판단은 대부분 맞더라구요. 

뭐 형제끼리 싸우다가 '야 너 정신과나 가봐!' 라고 하는 것은 들을 필요 없구요.  

진지하게 이야기하자고 해서 가보자고 하면, 그 때는 자기가 이상이 없다고 생각해도 한 번 가보세요.  

이런 경우는 처음부터 대형병원을 가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 4가지에 걸리지 않지만 치료가 필요한 분도 있겠지만, 아주 소수일 것입니다.  

여기 해당되신다면, 가능하면 정신과를 방문하셔서 이야기를 해보시는게 좋겠습니다.  

가끔 너무 바쁘거나, 약간 이상한 정신과 의사가 여러분이 용기내서 방문한 것에 비해 퉁명스럽게 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그건 그 사람이 나쁜거니까, 다른 곳 한두 곳만 더 가보세요.  

모두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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