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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Oct 14. 2020

숙취와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

왜 갑자기 주제가 저거냐? 그건 제가 어제 과음을 해서 숙취에 시달리고 있어서입니다. ㅠㅡㅜ


인류와 술은 함께 했고, 따라서 숙취도 역사가 매우 깊지요. 


많은 사람들이 숙취로 고생하면서 '내가 한번만 더 술을 마시면 개다.'라는 발언을 하죠. 


그리고 인류는 모두 개가 되었.... 글이 이상해지는군요. 




여하튼 인간과 늘 같이 있던 숙취지만 의외로 숙취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아마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원인일 것이다.라고 추정을 하는 정도이지요. 


그런데 같은 양의 알코올을 마셔도 막걸리로 마시면 숙취가 훨씬 심하다는 경험적 근거는, 과연 아세트알데하이드만이 원인일까 의문을 가지게 하지요. 


여하튼 숙취에 관한 의학적 사실은 면역/영양/소화기 등 매우 넓은 범위에 걸친 내용이지만, 정신의학 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술은 강력한 안정제입니다. 


술 마시면 싸우는 모습이 자주 비치니까 흥분제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술은 신경을 전반적으로 안정화시켜줍니다.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등따시고 배부른 상태일 때 신경의 상태로 만듭니다.


불안증이 있는 분들은 저런 이유로 술을 찾습니다. 술이 들어가면 편해지니까요.




자 그럼 술이 몸에서 알데하이드로 바뀌면?


그럼 이제 신경은 배고프고 추운 상태의 신경으로 바뀝니다. 


마치 숟가락 살인마가 수저로 언제 때릴지 모르는 긴장상태처럼 되버리지요. 


긴장되고 소화가 안되고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구역감도 오지요. 


술마시면 잠이 잘 오는데, 반대로 잠이 오래 유지되지는 않아서 중간에 깨는 원인이 이것입니다. 




그래서 정신질환이 있는 분의 괴로움을 표현할 때 숙취를 예로 들기도 합니다. 


정신질환인데 왜 몸에 이런저런 증상이 나타나냐?라고 하시면,


신경이 숙취상태처럼 되버립니다~ 그런데 숙취가 안 사라져 버려요~ 정말 힘들겠죠?


라고 설명해드립니다. 




자 그럼 이 숙취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


사실 해장술을 조금 마시면 이 숙취가 훨씬 편해집니다. 다시 자율신경이 안정이 되니까. 


그렇지만 그 해장술이 알데하이드로 바뀌면 다시 숙취가 오고, 다시 해장술을 마시고.... 그렇게 중독이 되지요. 


절대 하시면 안됩니다. 


가끔 정신과 약을 드시는 분 중에서 안정제(Benzodiazepine)를 먹으면 숙취가 줄어들더라!라고 하시는 분이 있는데 맞는 말입니다. 


다만 향정신성의약품이므로 그런 목적으로 처방도 안될뿐더러, 불법입니다. 안정제는 쉽게 이야기하면 약한 술이고, 이건 해장술을 먹는 것과 같은 원리이지요.




보조적인 숙취 해소법으로, 등따시고 배부른 상황의 신경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줘도 됩니다.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태라면 뭔가를 먹는 것은 도움이 됩니다. 다 토하는 상태면 소용이 없지만... 


콜라 같은 탄산음료가 의외로 좋습니다. 당분과 수분을 동시에 공급해주니까요. 당분이 들어오면 긴장이 풀어지지요.


그리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시고, 안정을 취하는 것은 기본이겠지요. 


복식호흡은 강제로 안정을 취하게 해주는 방법인데, 잘하시는 분은 숙취 때 하시면 두통이 조금 사라지시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명이나 기타 등등의 숙취해소제의 경우는 사실 신경에 영향을 미친 다기보다는 다양한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해서 도움을 주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과음하면 별 소용이 없는 것 같아요.


커피는 좀 이론이 다양한데, 경험상 카페인이 각성을 시키니까 숙취의 고통을 더 오롯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다른 것은 괜찮은데 몸이 늘어지고 피로감만 있는 숙취라면 좀 힘내게 해 줄 수 있기도 하겠죠.




여하튼 술은 적당히 마셔야 합니다...라고 어제 과음한 사람이 말하니 신뢰도가 뚝떨어지네요. 


모두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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