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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Oct 17. 2020

<논문 읽어주는 의사> 이불로 불면증 치료하기

오늘은 재미있는 논문을 읽고 알려드리는 특집기획 '논문 읽어주는 의사' 1화입니다. 


2화가 있을지는 저도 모릅니다ㅋㅋ


자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인간은 대부분 이불을 덮고 잠을 잡니다. 


잠을 잘 때 인체 활동이 줄어들면서 체온이 떨어지기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지요. 


자 그러면, 잠을 잘 때 무거운 이불이 좋을까요~ 아니면 가벼운 이불이 좋을까요?


오늘은 이 의문에 대해 진짜 실험을 시도하여 나온 결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논문은 2020년 9월 15일에 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 에 발표된 것입니다. 


Impact factor라고 논문의 질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척도가 있습니다. 


논문이 실린 잡지는 3.456으로 나쁘지 않다고 볼 수 있지요. 


여튼 이불을 가지고 한 실험으로 이룬 성과치고는 굉장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실험은 스웨덴에서, 무려 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습니다. 


환자는 양극성장애(조울증), 반복성 우울증, 범불안장애, ADHD 등 수면 증상이 있는 질환군으로 모집되었습니다. 


이분들은 정신건강의학과 약물도 복용하고 있었고, 의사가 판단하기에도 수면과 관련된 의학적 증상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 환자들은 무작위로! weighted metal chain blanket 또는 light plastic chain blanket를 배정받았습니다. 


그리고 4주간 이것만 덮고 잠을 잤지요. 


Weighted metal chain blanket은 무거운 금속을 좀 굵은 실처럼 만들어서 이불 전반에 깔아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력이불이라고 파네요. 인터넷으로 검색하니까 싱글사이즈 하나에 10만원 쯤 하는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일단 이걸 덮기로 한 사람은 처음에는 8kg짜리 이불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게 너무 무거우면 6kg짜리로 바꿔줬다고 하네요. 


반면에 light plastic chain blanket은 1.5kg 정도였습니다. 


저자들은 꼼꼼하게도 파는 이불의 무게도 조사했는데, 0.5kg ~ 2.4kg 정도를 일반적인 이불 매장에서 팔고 있었다고 합니다. 


즉, Weighted metal chain blanket은 일반적인 이불에 비하여 상~당히 무거운 이불이라는 것이지요. 




자~ 그래서 결론은?!?!


성별, 연령 등과 관련 없이 Weighted metal chain blanket를 사용한 사람들은 1주만에 불면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4주 후, Weighted metal chain blanket을 사용한 사람 60명중 38명은 불면증상이 개선을 보이기 시작했고, 27명은 관해(증상이 사라짐)에 이르렀습니다. 


반면에 Light plastic chain blanket을 사용한 사람은 3명만이 개선을 보였고, 2명만 관해되었습니다.


거의 15배 이상의 효과네요. 


4주가 지나니까 연구자들이 보기에도 Weighted metal chain blanket이 너무 효과가 좋았는가, Light plastic chain blanket을 쓰는 사람도 원하면 바꿔줬습니다. 


그랬더니 이 사람들도 비슷하게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1년까지 계속 잘 쓰나~ 봤더니 상당히 많은 사람이 Weighted metal chain blanket을 계속해서 썼고, 효과도 유지된다고 보고했습니다.  


거기다가 자세히 보니 우울, 불안 증상도 개선을 보였다고 하네요!




논문을 읽다보니 당장 사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내용이었습니다 ㅎㅎ


자~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요?


일단 이불의 무게 때문에 지압 또는 마사지가 되는 것 같다는 말이 있네요. 


이런 무게가 긴장 신경을 누그러뜨리고, 이완 신경을 활성화시켜서 불안을 줄여줘서 수면을 더 유도한다~ 라는 내용인 것 같구요. 


두번째로는 이런 압력이 oxytocin이라는 호르몬이 나오게 도와준다고 합니다. 


Oxytocin은 '애정 호르몬', '포옹 호르몬' 이라는 별명을 가지는 녀석으로, 애정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러면 당연히 잠도 잘 올겠네요. 


마지막으로는 재질에서 느껴지는 피부감촉에 뭔가 있지 않느냐... 정도로 추정을 한다네요. 




여하튼 정확하게 원인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아니란 말이네요. 


그렇지만 여하튼, 무거운 이불이 실제 불면 증상이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된다! 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논문 원문 : jcsm.aasm.org/doi/10.5664/jcsm.8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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