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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빠나무 Dec 11. 2020

감사일기 써보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아빠나무입니다.


어제는 대인관계에 대한 강의를 했습니다. 


주제는 '칭찬하기, 감사를 표현하기'였습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발표하면서 느꼈던 '감사'에 대해 들었던 생각을 하나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살아갑니다. 


그중에서도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갑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 씨의 말을 어렴풋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빵집 주인의 호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의 탐욕스러운 욕심 때문에 돌아간다.'


각자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공정하게) 최선을 다할 때 경제가, 사회가 돌아간다는 말이었지요. 


이 말은 경제를 설명하는 것에는 적절하지만, 심리에는 참 안 좋은 말로 느껴집니다. 




우리가 저 말을 받아들이면, 누군가의 노동은 '당연한 것'이 됩니다. 


노동을, 그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그가 자발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욕심'이라는 불순한 동기에서 나오는 도덕적 악취와 '자발적'이라는 단어가 상대방에게 주는 면책특권이 감사하기를 방해하지요. 


이런 생각이 점점 커지면, '갑질'을 하면서 '네가 돈 벌려고 하는 것이니까 나는 너에게 이렇게 해도 된다.'라는 생각까지 커지겠지요. 


이 생각이 뒤틀리면, '부모가 자신의 욕심으로, 자발적으로 나를 낳았으니 나는 부모에게 감사할 필요가 없다.'가 되어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맞나요? 저는 틀리다고 말하고 싶어요. 




세상에 어떤 원칙이 있고, 저명한 학자가 고민 끝에 어떤 이야기를 했어도 우리는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노동에 대하여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언제나 본인 뿐이니까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의 모든 노동에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감사를 표현해야 한다.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말이지요. 




상대의 노동에 감사하지 않으면, 자신의 노동도 감사받을 수 없습니다. 


내 '욕심'으로 '자발적'으로 일하러 왔는데,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 감사받을 수 없겠죠. 


그런데 본인이 하는 일이, 정말 '욕심'과 '자발'만 있나요?


저는 아직까지 온전히 저것만으로 노동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 


다 그 안에 사연이 들어있었지요. 


자신의 사연이 있다면? 남의 사연도 있겠죠. 


본인이 감사해야, 본인도 감사받을 수 있습니다. 




감사하는 것은 다른 심리적 효과를 누리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먼저 노동에 감사를 표현하는 것은 에너지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방법도 아주 쉬워요. 그 사람이 해 준 노동을 말하고, 감사하다고 말하면 끝납니다. 


이 감사는 상대에게 엄청난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 향상을 부여하고, 이건 나에 대한 호의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주 쉽게 호의를 사는 방법이라는 말이지요. 


대인관계를 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감사하면 됩니다. 




더하여, 감사하는 것만으로 본인의 심리에 안정을 부여합니다. 


감사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나에게 한 긍정적인 면을 파악해야 합니다. 


즉, 상대가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대하고 있다는 대전제를 가져야지 감사할 수 있는 것이죠. 


반복하다 보면, 우리는 감사할수록 세상이 나에게 호의적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을 꽃밭으로 보라는 말은 아닙니다만, 세상이 자신에게 부정적이라는 생각에 괴로워 세상을 탓하고 있기보다는 훨씬 발전적이겠지요. 




더 많지만 너무 길어지니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쓰자면, 타인에게 감사하면 스스로에게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좀 바보 같고, 게으르고, 멍청한 나라고 할지라도 분명히 감사할 부분이 있지요. 


그리고 그것에 감사할 수 있는 능력이 '자존감'입니다. 


세상에 순도 100%로 못난 사람은 없습니다. 


분명히 잘난 일부가 있고, 그것을 최대한 활용해서 재미나게 살다가 가면 되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잘난 부분이 적다고 하여 그것을 탓하느라 잘난 일부를 발전시킬 시간을 낭비한다면...


더 괴로운 인생이 되겠죠. 


그것을 막아주는 것이 자존감입니다. 


자존감도 훈련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해야 하지요. 






여하튼 감사하기는 좋은 것입니다. 담배가 백해무익하다면, 감사하기는 백익무해합니다. 


'그렇게 굽실거리면 호구 잡혀요.'


라고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그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아부하는 것이어서 그런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하는 것은 대단히 품위 있고, 도도하고, 귀족적인 (좋은 의미에서) 행동입니다. 


그걸 연습하기 위해서!


잠자기 전에 오늘 감사할 일을 1~3가지 글로 써보는 것입니다. 


자세할수록 좋습니다. 


사소한 것도 좋습니다. 


매일 있던 일이라도 좋습니다. 


감사하면 됩니다. 




2020년 12월 11일, 저는 점심을 먹지 못하고 업무를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많은 식당이 문을 닫았고, 과자로 배를 채우기는 아쉬웠습니다. 


마침, 길거리에 닭강정을 파는 아주머니가 계셨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장사가 안되는데도 나와서 닭강정을 팔아서 제 주린 배를 채워준 그 아주머니에게 감사합니다. 


(나쁘게 생각하면 코로나 때문에 할 일도 없으니까 꾀죄죄한 가게 문이라도 열어 놓고 별로 몸에 좋지도 않은 닭튀김을 폭리를 취하면서 파는 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감사합니다. 



모두 좋은 감사하는 하루 보내세요!!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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