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 내용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허구임을 알립니다.)
불행한 사람이 응급실에 왔다.
가족 관계가 복잡하다.
조부모, 부모 때부터 본인까지 이혼과 재혼이 반복되었다.
친인척은 많으나, 연락은 닿지 않는다.
이 불행을 기쁨으로 받아들인 것인지, 기분이 너무나 좋아지는 조증 삽화 상태다.
엄청나게 많은 사고를 치고 다녔다.
입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불가능하다.
1800년대에 태어났던 환자의 외조부가 사망했다는 사실을 증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주사제를 처방받고 잠들어 조용한 환자와 의사에게 왜 입원이 안되냐고 소리치는 딸의 목소리가 대비된다.
옆자리 할머니가 '딸이 환자 되겠다.'라고 한다.
몇 년 전 인권문제로 정신과를 입원하기 위한 절차가 강화되었다.
불법적인 감금이 일어나는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인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고, 억울하게 입원하는 사람 역시 없어야 한다.
하지만 추가된 절차는 업무량을 늘리는 것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절차라는 것은 하자가 있으면 처벌 대상이다.
절차를 만든 사람, 옆에서 보는 사람은 '왜 이걸 못 해?'라고 한다.
직접 해보는 사람만이 절차의 무서움을 안다.
결격사유가 단 하나로도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절차다.
'적당히 유도리를 발휘하면...'이라고 하지 말아 달라.
경찰 조사때에는 융통성을 발휘해 달라던 보호자는 입을 안 열더라.
절차는, 법은 무서운 것이다.
응급실 도착 4일만에 1800년대생 외조부의 죽음이 서류로 증명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지친다.
아빠나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