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담장에 기대어 조용히 숨 쉬는 줄 알았다
초록이 번지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나무가 숨을 쉬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다
붙잡힌 채 조금씩 말라간다고
그제야 보였다
담쟁이의 손이 얼마나 집요한지
붙잡은 적이 없다고 말하겠지만
붙잡힌 쪽은
말을 잃었다
나는 오늘
담쟁이를 오래 바라보다가
한 걸음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