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상 2022년 11월 13일
큰 리어카를 끌고 가고 있는 한 아르헨티나인의 모습을 보며 노동자의 삶이 피부로 다가왔다.
우린 모두 노동자다.
재벌집 막내아들이 아닌 이상,
노동으로 생계를 삶을 유지해야 한다.
내 삶이 아닌,
내 현실이 아닌, 인스타그램 속의 부유한 삶을 동경하다 보면,
노동자로서의 나를 부인하게 되고, 노동이 없는 부유한 삶을 동경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고통 없는 편안함을 원한다.
나도 모르게 안락한 삶을 원한다.
그러니 인스타그램의 작은 화면 속에,
또 이곳 브런치에 늘 등장하는,
우아하고 안락한 삶을 원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어쩌면 그렇게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 나 또한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악착같은 삶 속에서 나를 노동자로 바라보지 않고,
언젠가 이 노동자라는 신분을 떠나 저기 저편에,
편안하고 안락한 부유층에 속할 거라는 상상 속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세기에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라고 하는 파블로 카잘스의 피아노 위엔
늘 탄광에서 일하는 광부의 사진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그는 늘 자신을 한 사람의 육체 노동자라고 말했다.
예술역시도 하나의 육체적 노동이라는 것이었다.
그는 팔십이 넘는 나이에도 하루에 몇 시간씩 연습을 했고,
그 이유에 대해 조금씩 발전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했다.
모든 육체 노동자들이 카잘스처럼 '보람'과 '가치'를 느끼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늘 육체 노동자들은 정당하고 올바른 대접을 받지 못한다.
값싼 육체 노동자라는 인식이 만연한 사회일수록 더 그렇다.
모두가 편안한 부유층을 꿈꾸는 세상이라면 더 그렇다.
인류역사상 우리는 처음으로 최대의 빈부격차의 시대를 살고 있고,
무엇보다 잔인한 것은 그 부와 빈의 격차를 실시간으로 목격하고 확인하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좋은 사회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노동자로 인식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연대하는 사회다.
갖은 것은 많지 않아도, 버는 돈은 많지 않아도, 받는 돈은 많지 않아도,
자신의 일에 보람을 느끼고, 격려와 칭찬을 받는 사회라면,
그런 사회의 노동자라면,
카잘스처럼 팔십이 넘는 나이까지 즐겁게 연습을 하고 노동을 하며 늙어갈 수 있을 것이다.
유럽의 어떤 나라가 그러하다고, 또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안 그래도 슬픈 세상에 자괴감만 얹어질 테니 말이다.
노동자로서의 삶에 보람을 가치를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런 세상.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세상이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부터 바뀌기를 바란다.
"그게 올바른 질문이에요.
'내가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까.' 인생에는 무슨 의미가 있지? 이게 아니고, 의미 없어요.
우리 인생은 어떤 의미가 있지? 정답이 정해져 있어요. 의미 없어요.
그런데 내가 내 인생을 어떤 의미로 채워가야 하지? 혹은 나는 내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이건 각자의 답이 있는 문제잖아요. 답을 찾을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처음부터 잘못된 질문을 받아서, 어차피 답이 정해져 있는, 그것도 매우 허무한 답이 정해져 있는. 그런 질문들을 가지고 뱅글뱅글 머리를 돌리는 동안 아까운 시간이 흘러가는 거죠. 인생이 진짜 잠깐이에요."
- 대화의 희열에서, 유시민 작가의 말-
https://www.youtube.com/watch?v=it9Loy2FPU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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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ePPMrX4Yt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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