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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15. 2024

스승의 날에 즈음하여

학교 선생님 vs 학원 강사님? tvN 드라마 <졸업>에 관하여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은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높이고, 교권 존중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라고 [다음백과]는 정의하고 있다. 스승의 날 감사문구들 중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글귀도 자주 볼 수 있다.


"항상 선생님의 가르침을 따르며 살겠습니다."


무릇 제자(학생)에게 앞으로 살아가는데 가치 척도가 되는 훌륭한 가르침을 주는 분이 진정한 스승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드라마 장면 하나를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로 짧게나마 좀 언급해 보고자 한다.




지난 5월 11일 방영된 tvN의 토, 일 드라마 <졸업> (연출 : 안판석, 극본 : 박경화)의 1회 방송 내용 중 '고등학교 재시험 요구 사건'과 관련된 부분에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교사 관련 직업군 단체의 [입장문]이 여기저기 올라와 있다.


그 입장문에 따르면, 해당 내용에 대한 과도한 극 중 묘사와 설정(재시험 요구와 그 과정)은 '스승의 날'을 바로 앞둔 시점에서 "공교육 종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며, 한국 공교육 현장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드라마 <졸업>에서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 분)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 분)와의 등장인물 관계, 드라마 배경과 구성, 플롯(plot)을 통해 앞으로 전하려는 작가의 메시지 등은 이 글에선 차치(且置)하고 이번에 화제가 된 그 한 장면만 먼저 한번 들여다보자.


(이 글은 특정 직업 집단이나 단체의 입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우리 곁에 있었지만 한 번도 깊이 들여다보지 않았던 사각(死角)의 주인들, 학원강사들의 삶과 사랑을 조명하려"하는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를 폄하하려는 글도 물론 아니다.)




우선 화제의 중심은 간단히 말하자면, 서울 대치동 어느 유명한 입시전문 사설학원의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이 (학원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학교로) 직접 국어 교과 담당 교사를 찾아가 해당 학교 내 시험 문항의 정답 처리에 대해 의문점을 드러내는 장면과 그 과정이다.


대한민국에서 대학입학 수능시험 수험생을 두고 있는 (또는 두었던) 학부모들이나 한 때 스스로 대학 입시 수험생이었던 시청자들이라면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그 장면을 숨죽이고 지켜봤을 것 같다.


또한 그 두 사람(학원 스타 강사와 학교 국어 교사) 간의 극 중 주고받는 대사 단어 하나하나, 행동과 표정 하나하나에 그 순간만큼은 (시청자마다 어떤 시선으로 어느 쪽 역할에 빙의(憑依)하여서 보든) 극도로 몰입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에 에둘러 표현된 그대로 "확실하고 안전한 계급 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이 나라 국민된 자의 올바른 자세다"라면 말이다.


사교육 현장의 잘나가는 스타 학원강사와 공교육 현장인 학교 내 국어 교사와의 "대결 구도"같은 - 그것도 바로 학교 선생님들이 함께 일하는 교무실 안에서 일어난 - 설전(舌戰) 장면은 그것을 지켜본 교사들과 시청자 모두에겐 가슴 아픈 기억으로 남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진짜 전쟁통에서도 입시전쟁을 치르는 나라, 대한민국.(중략) 전쟁도 못한 일을 감히 무엇이 해내랴. 사교육 또한 교육이라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물결이자 거대한 산업이라고, 뒷머리 긁적이며 믿어 넘길 수밖에 (출처 : tvN 드라마 <졸업> 공식홈페이지 '기획 의도' 중)




앞으로 이 드라마의 극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져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서 언급한 극 중 이런 구도와 설정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더불어,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의 어떤 문제[의문] 제기(提起)가 공교육에 대한 "도전"(挑戰)이냐, 아니면 건전한 "토의"(討議)냐 여부 이전에, 극 중 학원강사는 그 사안(事案)의 당사자도 아니고 단지 '제삼자'(第三者)일 뿐이다.


하지만 이러한 극 중 두 사람 간의 "대결" 장면이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에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실제로 정말 일어나고 있는지, 또 가능한 일인지 세상 물정(物情)에 어두운 필자로서는 궁금하기 그지없을 따름이다.





















스승 : 자기를 가르쳐 이끌어 주는 사람.

플롯(plot) : [문학] 사건을 인과 관계에 따라 필연성 있게 엮는 방식.

어불성설(語不成說) : 이치에 맞지 않아 말이 도무지 되지 않음.

물정(物情) : 1. 세상일이 돌아가는 실정이나 형편. 2. 세인의 인심이나 마음 상태.(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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