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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16. 2024

할머니의 연양갱

THL 창작 시(詩) #112 by The Happy Letter


할머니의 연양갱



어린 시절 큰집 가면

아이구 이쁜 내 새끼 하시며

주름진 거친 얼굴에 비비시며

함박웃음으로

나를 안아 주시던 우리 할머니

추운 겨울철 찾아가면

제일 먼저 손으로 방바닥을 치시며

여기 이리로 가까이 오라시며

따뜻한 아랫목으로

나를 이끄시던 우리 할머니

코흘리개 손주 심심해하면

엄마에겐 절대 말하지 마라시며

곶감보다도

사탕보다도 더 달다 자랑하시며

몰래 쌈지에서

연양갱 하나를 꺼내 주시던

보고 싶은 우리 할머니



by The Happy Letter



(*광고 아님 주의)


*비비(BIBI)의 <밤양갱>(작사/작곡 : 장기하)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그 제목 때문인지 문득 어린 시절 큰집 할머니가 쌈지에서 꺼내 주신 (조금씩 아껴 드시던) 그 다디단 ‘연양갱’ 한 조각이 생각났다. 할머니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먼저 붉어지지만 할머니의 애틋한 손주 사랑과 추억 속 한 장면을 여기에 기록해 두고 싶었다.














쌈지 : 담배나 부시 등을 담기 위하여 종이나 헝겊, 가죽 따위로 만든 주머니.(다음 [어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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