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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May 28. 2024

기다림

THL 창작 시(詩) #127 by The Happy Letter


기다림



먼저 다가가 볼까

먼저 한번 물어볼까

밤새 고민했습니다


이렇다 저렇다 말도 않고

통 소식(消息)이 없어

궁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들판 꽃나무도

열매 맺고 시나브로 익어가려면

한 철 시간(時間)이 필요하듯


장맛빗 뒤 혼탁(混濁)한 그 강물도

며칠 밤 자고 나야

속내를 보이며 다시 맑아지겠지요


문 앞까지 마중 나와

빼꼼히 내다보던 꽃도

어느새 하나가 둘이 되고 다섯이 되었습니다


세상 만물(萬物)이 멈춘 것처럼

그를 기다립니다

아무것도 멈추지 않은 것임을 알기에



by The Happy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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