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L 창작 시(詩) #11 by The Happy Letter
덩그러니
혼자 남아
외로운
내 서랍 속 중고폰
너 보기
부끄러워
하릴없이
그 서랍 무심히 바라보다
망설이다
망설이다
그 서랍 열어보니
'지움/취소' 먼저 나와 반기는구나
나는
왜
무엇을 쓰다 말고
지우고 싶었을까
혼자 간직한
내 기억 속
널 향한 메시지
늘 불가역적(不可逆的)이었는데
*내가 아플 때보다
네가 아파할 때가
내 가슴
더 철렁이게 했는데
덩그러니
혼자 남아
외로운
내 서랍 속 중고폰
너만 진정
변하지 않았구나...
by The Happy Letter
*글쓴이의 주(註) :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김종환 작사/작곡)를 오마주함.
다음 [어학사전],
오마주(hommage) : 다른 작가나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특정 대사나 장면 등을 인용하는 일.
덩그러니 : 텅 빈 곳에 혼자서 쓸쓸하게.
하릴없이 :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이.
무심히(無心-) : 아무런 생각이나 감정이 없이.
불가역적(不可逆的) : 본래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성격을 띤 것.
철렁 : 갑자기 크게 놀라 가슴이 쑥 꺼지는 듯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