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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Happy Letter Oct 18. 2023

표절(剽竊)에 관하여

On plagiarism


이번 글도 어떤 특정인을 지칭(指稱)하며 쓰는 글은 아니며 지난 주말 메모해 둔 표절(剽竊), 대필(代筆), 대작(代作), 도작(盜作) 등에 관하여 떠오른 단상을 여기 기록해 두고자 한다.




필자의 글 매거진 <THL 브런치 글쓰기 습작노트>에 발행한 [브런치 글쓰기에 '표절' 글 걸러낼 방법 없나요?]라는 글에서, 우리는 "타인 표절" 못지않게 "자기 표절"도 과소평가하지 않고 엄격히 경계(警戒) 해야 한다는 논지(論旨)를 언급한 바 있다. 참고로, 그 발행글의 소제목은, “"자기 표절"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자기 합리화의 가벼움에 관한 단상”이었다.


혹여라도 새벽에 자다 깨어 비몽사몽(非夢似夢) 간에 글을 쓰게 되면 (만에 하나라도) 내가 몇 달 전에 또는 몇 년 전에 쓴 글 중 일부를  (나도 모르게) 다시 쓰고 있을까 봐 걱정될 때도 있기에 스스로 정말 주의하려 애쓴다. 그에 비하면 급하게 쓴 관심 유발용 제목의 키치[Kitsch]와 발행한 글의 오그라듦 정도는 이불킥을 부르지만 오히려 애교 수준인지도 모른다.


B작가는 유명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표절 시비(是非)에 휩싸였는 데 그 당시 그는 아무런 사과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모호(曖昧模糊)한 말로 변명 아닌 변명만 늘어놓고 있었다. (독자분들 마다 의견이 분분할 수도 있겠지만) 표절한 그도 문제지만 그를 비호(庇護)하는 문단에서 주류이자 문단 권력자라는 분들이 그 B작가를 두둔하고 나섰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을 더욱더 화나게 만들었다.


그가 너무나도 유명하고 한국 문단에 영향이 크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를 유명 인기작가로 키워낸 자존심 때문인지 한국문단 내 권위와 영향력 있는 원로 문인도 바로 인정하지도 않고 처음엔 오히려 표절시비의 당사자인 B작가를 옹호하는 듯한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심각한 표절의 증거가 계속 나왔는 데도 감싸고도는 동료 작가들도 있었다.


문단에 뿐만이 아니다. 유명 음악인 중에도 표절 시비에 휘말린 C라는 사람이 있었다. 논란이 많았지만 명확한 해명이나 진정한 사과도 없이 흐지부지하다가 화면에서 사라진 경우지만 당분간이 될지, 아니면 앞서 예로 든 B라는 작가처럼 몇 년 후에 다시 나타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 B작가의 재등장에도 그의 예전 독자들은 (어쩌면 그의 예상과는 달리) 아직도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한번 등 돌린 팬심은 회복하기가 처음 데뷔 때 보다 더 어려워 보이는 것 같다.




요즘 표절률(%) 결과를 포함하는 다양한 표절 검사 프로그램 S/W도 워낙 잘 나와있어 창작 작품, 학교 과제물이나 논문 등을 제출하면서 무턱대고 인터넷 복붙 같은 카피(copy)를 섣불리 시도하지는 않겠지만(어쩌면 이런 검사 또한 피해 가기 위해 보다 더 정교해지고 교묘하게 진화할지도 모르지만), 한번 그 "유혹의 늪"에 빠지고 나면 다시 헤어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그 사람의 명성과 명예도 한꺼번에 다 잃게 되고 만다.


물론 간혹 정말 좀 억울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무슨 연구 논문이나 창작품 결과물이 본의 아니게 정말 우연히(?) 똑같거나 아주 비슷할 경우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독자분들은 표절 시비가 붙었을 때 "의도적 표절"과 "결과적 표절"의 차이라는 항변(抗辯)만으로 그 의혹 문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조금은 결이 다른 이야기지만 그림 작품도 '대작'(代作) 논란이 있다가 시시비비(是是非非)를 가리기 위해 법정다툼까지 가는 사례도 있고 큰 대회에 입상까지 한 작품 사진과 미술관에 전시된 유명한 화가 작품도 위작(僞作) 논란에 빠진 적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책 써며 출간하는 어떤 작가에게 대필(代筆) 자체가 허용되는지도 의문이지만, 그런 대필뿐만 아니라 회화 그림, 만화 그림의 대작(代作) 행위 등과 관련하여 업계별 관행?(慣行), 또 법적으로 허용되거나 용인되는 범위가 각각 어디까지인지 그 분야 전문가의 견해와 최신 규정이 무척 궁금해진다.




자유로운 작품 세계관과 상상력으로 진정한 독창적 예술만 창작(創作)하는 것을 추구하겠다는 사람 모두에게 창의성과 모방(模倣), 그리고 표절의 경계(境界) 구분은 끝없는 난제(難題) 일지도 모른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표절에 관하여"라는 필자의 이 글 역시 마찬가지로 자기 표절의 위험성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브런치 입문 아주 초창기에 발행한 표절 관련 글의 링크를 아래에 첨부해 둔다.)










다음 [어학사전],

표절(剽竊) : 시나 글, 음악 따위를 지을 때, 남의 작품의 일부를 자기 것인 양 몰래 따서 씀.

대필(代筆) : 남을 대신하여 글씨나 글을 씀. 또는 그 글씨나 글.

대작(代作) : 남을 대신하여 작품을 만듦. 또는 그 작품.

도작(盜作) : 남의 작품의 글이나 구상 등을 본떠서 마치 자기가 지은 듯이 자기의 작품 속에 끌어다 씀. 또는 그렇게 만든 작품.

위작(僞作) : 다른 사람의 작품을 작가의 승낙을 얻지 않고 베끼거나 비슷하게 만듦. 또는 그런 작품.

관행(慣行) : 사회에서 예전부터 해 오던 대로 함. 또는 관례에 따라서 하는 일.

경계(境界) :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나누어지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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